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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하 '밤차' 가 1위였던 시절, 세상에 나오지못한 노래를 모으다

[노래여 나오너라 16] 이영미 선생님의 민중가요 이야기

지금은 노동자 시대

입력 2006-06-12 22:35:33 l 수정 2006-06-13 11:35:22

오늘도 서울대노래패 '메아리'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메아리' 가 했었던 역할이 자신의 곡을 창작했었던 것 뿐만 아니라 당시 음반으로 나오지 못했던 수많은 곡들을 어떤 식으로든 부르고 연주하고 편곡하고해서 노래로 남겨놓고 악보로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서클이란 게 있는 곡도 부르고 만들어서 부르기도 하는 것일텐데, '메아리'의 지향은 대중가요의 수준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당시 대중가요 인기1위인 곡은 이를테면 이런거였습니다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혹은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이은하의 '밤차' 등 이었습니다.

이런 노래들로 텔레비젼이 도배 되다시피 할 때 주류 대중가요로 발표될 수 없었던 노래들 또는 음반으로도 발표되기 힘들었던 노래들, 나왔다가 갑자기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 사라졌던 노래들이 한 켠에 있었습니다. 민중가요로서 좋은 자산이거나 대중가요권의 흐름에서 도저히 기록으로 남길 수 없었던 노래들을 '메아리' 에서 공연 때 부르고 악보로 남겨놓고 학생들 모아놓고 가르치기도 하고 이런 활동들을 계속 했었습니다. 오늘 그런 노래를 3곡정도 들려드릴까 합니다.

먼저 '민주' 라는 노래에요.

이은하 '밤차' 가 1위였던 시절, 세상에 나오지못한 노래를 모으다

안혜경 ⓒ

이 노래는 '메아리' 학생은 아니구요. 당시 이화여대 성악과 학생이었던 '안혜경' 씨가 작곡한 노래입니다. 현재 여성문화예술기획의 대표를 맡고있는 분이면서 여성과 환경관련 노래를 많이 부르는 유명한 분이지요. '일이 필요해' '카피커피코피' 라는 노래등이 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원래 신경림 선생의 시에요. 원래 이 시는 신경림선생의 아는 분의 딸 아이 “민주”라는 여자아이가 갑자기 사고로 죽었는데 딸을 추모하면서 지은 시 였다고 해요. 이름이 '민주'다 보니까 중의적인 의미를 갖게된거죠. 게다가 민주주의가 죽었던 1970년대 후반 유신시대에서 '민주'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이런 이야기가 결코 한 여자아이의 죽음에 그치지 않고 그 절망이 민주주의의 죽음을 함께 노래하는 의미로 불려졌습니다.

노래는 조경옥이라는 학생이 불렀습니다. 당시 78학번 서울대 미대생이었구요. 현재 성공회대 김창남교수의 부인이기도합니다.

이렇게 당시 대학생들에게 의미있는 노래들 역시도 메아리가 열심히 연습해서 음원으로 남겨놓기도 하고 악보로 정리하기도 하고 자기의 래퍼토리로 남겨놓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민주' 듣기

김민기 곡 중에서도 발표되지 못한 혹은 잠깐 발표 됐다가 사라져버린 노래들도 역시 메아리로서는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기지촌' 이라는 노래예요.

기지촌은 다 아시다시피 미군부대 주둔지역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양공주들 즉 미군 상대 성매매 여성들이 살고있는 곳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김민기씨는 아주 독특하게 리듬앤블루스로 '기지촌' 이라는 노래를 표현했습니다. 포크의 느낌이 나면서도 일부러 블루스적인 느낌을 냈습니다. 기지촌에 한번 가본적이 있는 어느 지식인 또는 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기지촌의 구석구석의 모습을 흥분하지않고 차분하게 풍경화 그리듯이 그리고 있습니다.

이은하 '밤차' 가 1위였던 시절, 세상에 나오지못한 노래를 모으다

김창남 ⓒ

이 곡은 기타3개 만을 사용했어요. 1절에 기타 하나가 들어가고 2절에서 기타 하나가 더 들어가구요. 3절쯤가서 애드립 기타가 더 들어가죠. 이렇게 통기타 3개만을 사용해서도 이 정도의 블루스 느낌을 낼 수도 있구나 하실겁니다.

노래는 현재 성공회대 교수로 있는 김창남씨 즉 앞서 노래 '민주' 를 불렀던 조경옥씨의 남편의 대학생시절 목소리입니다. 김창남씨 본인은 당시 아주 섹시보이스였다고 자랑이 대단했는데요. 여러분들이 한번 평가를 해보시죠. 기타3개로 어떻게 블루스의 느낌을 내는지도 유의깊게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기지촌' 듣기

통기타 줄을 열심히 흔들면서 블루스의 느낌을 내느라고 고생하는 모습들이 그려지지 않나요? 저는 '기지촌' 이 노래가 한번도 발표된 적이 없는걸로 알고 있었는데요. 양희은씨가 말하기를 딱 한번 누군가의 목소리로 음반이 나왔다가 금방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번에 들려 드릴 노래는 당시에 단 한 번도 음반으로 발표된 적이 없는 노래입니다. 물론 지금은 김민기씨의 전집 음반을 들어볼수있지만요. 제목이 이렇습니다.

'개판으로 젖히는거지 뭘' 제목 참 황당하죠. 어떻게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요?

이 노래는 김민기씨의 70년대 후반의 노래인데요. 이 시기 김민기씨는 자신의 몸을 가능한한 낮은 곳으로 향하던 시기였습니다. 이 당시 노동자들이 야근하는 모습을 그린 노래예요.

여러분들은 '소금땀 흘리흘리' 라는 제목으로 더 익숙하실텐데요. 70년대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악보집에 '개판으로 젖히는거지 뭘 ' 이라고 많이 쓰여 있었어요.

누군가가 악보를 받고 김민기씨게에게 "형 이노래가 뭐예요?" 라고 물었더니 김민기씨가 "뭐 그냥 개판으로 젖히는거지 뭘.." 이렇게 대답했다고 그래요. 마치 '안단테 칸타빌레' (느리게 노래하는듯이) 등의 식으로 어떻게부르냐는 물음인줄 알고 김민기씨가 "개판으로 젖히는 거지 뭘" 이렇게 대답한 것이 그냥 노래제목이 되어버린거죠.

야근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노동을 하고 잠깐 나와 쉬는데 굴뚝이 따뜻합니다. "굴뚝에 빗대면 졸음이 올까봐 온몸을 흔들고 밤바람 쇠는데 오늘하루 흘린땀 쉴만한가"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소금땀 흘리면서 매일처럼 일을하는데 밤까지 계속되는것이구요.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계속 살아가야 하는 것이냐는거죠. 가사가 참 슬픕니다.

다음시간에 뵙겠습니다.

'개판으로 젖히는거지 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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