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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힘은?

[인터뷰] 5년만에 5집으로 돌아온 노래패 '우리나라'

기자

입력 2008-09-29 09:30:31 l 수정 2008-09-29 10:12:10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우리나라’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에게도 ‘우리나라’ 앨범을 사는 것이 부담일 것도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반을)많이 사달라고 말하는 건, 넌지시 손 잡고 함께 가자고 말하고 싶어서죠.”

5년만에 들고 온 5집음반을 앞에 두고 박일규 단원은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말했다. “어렵지만 조금이나마 함께 나눌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조금의 투자로 삶의 여유도 함께 즐기고 가슴속에 희망도 조금 더 담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서 ‘우리나라’가 5년동안 준비해서 내놓은 앨범의 ‘내공’이 느껴진다.

갑자기 쌀쌀해진 어느 가을날. ‘가을’을 닮은 앨범을 들고 돌아온 ‘우리나라’를 만났다.

5년만에 5집 발매한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

5년만에 5집 발매한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


-2003년 8월 4집음반 발표이후 5년만이다. 어떻게 지내셨나
이혜진(2003. 9), 이광석(2003. 11), 한선희(2004. 10)단원이 솔로음반을 냈고, 세상이야기 3,4 앨범이 나왔다. 작년에는 일본에서 ‘우리학교는 우리 고향이다’ 민족학교 순회공연도 했다. 그 사이 세 명이 결혼하고 애도 넷이나 태어나고..‘재생산’의 시간이었다. (웃음)

-5년만에 나온 앨범 소개 좀 해달라

‘삶과 사랑’에 대한 우리 나이 대의 정서를 많이 담았다. 우리 대표가 ‘고백의 미학’이라고 얘기했는데, 전체적으로 사색적이면서도 희망적인 삶에 대한 고백, 사랑에 대한 고백이라고 볼 수 있다. 사색을 깊게 담고, 어떤 아픔이나 삶의 무게를 딛고 서는 희망을 담았다.

-앨범이 좀 ‘말랑말랑’해진 느낌인데

다들 애도 낳고(웃음), 나이들도 이제 평균적으로 30대 중반을 넘어섰고... 학생이었던 팬들도 사회인이 되고 그러다보니... 20대 후반에서 30대로 넘어오면서 느껴지는 삶, 세상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노래들이 그렇게 된 것 같다.

-박일규 단원은 ‘사랑이지요’라는 곡을 부르셨는데 어떤 마음으로 그 노래를 부르셨는지
(‘사랑이지요’는 아기의 잠든 모습을 보는 엄마의 설레고 행복한 마음을 노래한 곡으로, 몇 달 전 아이를 낳은 박일규 단원이 부른 솔로곡이다)

처음 단원들이 이 노래를 부르라고 했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때 어떻게 키워야하는지도 잘 몰랐던 것처럼 이 노래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아이 낳고나서 앨범준비 하면서 배에 힘도 안들어가고, 노래도 안한지 오래되서 감도 안오고 마이크나 녹음장도 낯설어서 애먹었다. 그런 저에게 다시 활동하는 것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어주고자 단원들이 나름 배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치열함만큼 어설프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 노래를 부르면 나에게 적잖은 자극이 되고 아이에 대한 내 마음가짐도 자극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했다. 아이를 낳았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다가 키우면서 조금씩 아이에 대한 사랑을 더 키워가고 배워가는 것처럼 지금은 오히려 부르면 부를수록 제 노래가 되어가는 것 같다.

- 4집과 5집사이 시간의 공백이 큰데 힘든 점은 없었나

한선희:사실 음반을 제작하려면 아무래도 목돈이 필요하다. 노래에 대한 욕심만큼 음질등에도 많이 신경쓰려고 하니까. 음반 선주문이나 특별후원, 주주모집 등 많은 후원인들 도움으로 근근히 버텨오면서 ‘우리나라’ 단원들이 자기 월급이나 후원금이 모두 없다는 두려움 속에서 음반을 제작했다. 일단 재정 만드는게 제일 어려웠지만 우리 내부에서 5년동안에 속앓이도 많았던만큼 내실있게 음악적으로 많이 느껴보려고 하는 우리 자체의 노력이 있어 풍성했다고 평가한다.

처음에 음반 작업 시작하면서 일단은 편곡도 우리들끼리 해보자 하면서 욕심을 많이 가졌다. 우리끼리 수집회의도 많이 해보고 그런 과정에서 토론이나 실험도 많이했다. 하다보니 역량에 한계가 있어서 세션분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애초에 의도했던것처럼 모두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함께 고민하고 함께 펼쳐내는 작업들을 해보려고 노력했고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단원들의 음악적 색깔이나 느낌이 많이 도출된 점도 좋았다. 사실 제일 많은 곡을 창작하시는 백자씨나 녹음 등 실무 담당 광석씨, 화음을 담당한 혜진씨는 고생을 좀 했지만 결국에는 우리들 안에서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백자:우리가 이제까지 냈던 음반 중에 5집이 제일 힘든 음반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우리나라’가 민중가요계에서는 투자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10만원이상 주식을 사서 1년 뒤에 음반판매 수익을 계산해서 판매액을 돌려받으시는건데, 사실상 투자하신 분 중 그 어떤분도 투자한 금액보다 더 많이 받으실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실거다. 어려운 우리 상황을 다 아시니까. 선주문 받아서 제작비에 보태고, 3만원이상 후원회원 받고, 주주모집을 했고 모자라는 금액은 또 어떻게 어렵게 모았다. 사실 음반이 아니더라도 올해들어 다들 재정적으로 쉽지 않았는데 음반을 내기로 결정하고 어려움 속에서 만들다보니 재정적 압박은 더 심해져서 힘들었다.

또 공백기간이 길어서 오랜만에 앨범을 내는데 ‘한 방’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에 선곡과정도 쉽지 않았다. 지금 작업실로 이사오면서 작업실 안에 녹음실을 하나 만들었다. 목소리나 건반, 기타 녹음은 이 작업실에서 하는데 시간에 쫓기지 않는 반면 언제든 할 수 있는 녹음이다보니 기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우리나라' 5집 많이 사주세요"

"'우리나라' 5집 많이 사주세요"


-그렇게 어렵게 활동하면서도 멤버교체가 거의 없었는데 9년동안 ‘우리나라’로 살 수 있었던 힘은

혜진:글쎄 나도 내가 왜 안나가는지 모르겠다.

백자:조국과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 (웃음) 이번 앨범에 ‘조금 더 가다보면’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처럼 조금 더 가다보면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일규:아이 갖고 나서 설렁설렁 일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쯤되면 직장을 그만두고 애를 키워야 하나’하고 고민할텐데 저는 다른 단원들이 그랬던것처럼 ‘아이를 낳고 언제 복귀해야 하나’를 고민했다.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최저생계비도 벌기 힘들다 하더라도... 그것과 관계없는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다른 회사들보다 출산 후 몸조리 기간도 훨씬 많이 배려해주고, 복귀해서는 또 아이 때문에 힘든 모습을 감싸주고 안아주고... 이쯤되면 그만두라는 말도 나올만도한데 그렇지도 않고... 그렇게 감싸안아주는 모습이 ‘우리나라’ 아닐까.

서로의 아주 약한 부분이나 강한 모습, 장단점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려는 노래가 어디서 기인하는가.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저 사람과 함께 가야지 더 잘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디가서 이런 사람들을 만날까하는 생각도 들고. ‘저 못하겠어요’할 때 ‘너 나 나가기 전에 못나가’라고 협박도 할 정도로 나를 잡아주는... 그게 ‘우리나라’ 아닌가. 서로가 각자에게 그렇지 않나. 그게 9년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 온 힘 아닌가 싶다.

- 힘들게 낸 귀한 앨범으로 어떻게 활동하실건지
이혜진:10월 18일 홍대 ‘롤링홀’에서 5집발매 기념 콘서트가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기다려주신 분들, ‘얘네들 왜 아무것도 안해’하고 질책하셨던 분들게 ‘우리 음반내고 활동합니다’라고 알리는 공연 할거다. 그리고 이제까지는 들어오는 공연들 했다면, 앞으로는 기획공연을 좀 하려고 한다. ‘우리의 노래가 어디에 가면 가장 빛날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중이다. 보다 많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서 꼭 콘서트가 아니라도 소규모의 기획공연들을 많이 펼쳐낼 생각이다.

이광석:10월 18일 콘서트에 5년의 공백동안 우리가 하려고 했던 얘기를 담을 것이다. 5년동안 현장속에는 같이했지만 삶과 생활과 속에 함께 있지는 않았으니까 음반에 우리가 담으려고 하는 고민이나 흔적을 잘 이해 못하실 수도 있을거다. 그런 고민을 콘서트에서 많이 담아내려고 한다. 많이들 오셔서 앨범재킷에 있는 무수히 많은 입들의 의미를 찾아보셨으면 좋겠다. (앨범 자켓에 있는 입에 대해 ‘그동안 할 말이 그렇게 많았냐’, ‘다른 입들이 모여 하나의 화음을 낸다는 얘기냐’ 등 팬들이 제시한 설(說)이 많다고...)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와서, 녹음한 내용을 다시듣고 있노라니 한 시간가량의 인터뷰 온통 단원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9년을 한결같이 ‘민중가요 노래패’로 보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이 ‘웃음’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혜진 단원의 말처럼 들으면 들을수록 ‘가을’에 어울리는 ‘우리나라’의 5집과 함께 이 가을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나라’ 5집 앨범 구매나 콘서트 관련 문의는 제작업체 예나(02 333 5905)나 인터넷 홈페이지(www.uni-nara.com)로 할 수 있다.

5년만에 5집을 발매한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

5년만에 5집을 발매한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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