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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업무평가, '경제사범 10점 보안사범 70점'

승진하려면 경제사범 말고 보안사범 잡아라

기자

입력 2009-01-14 10:28:15 l 수정 2011-02-25 23:04:15

경찰청이 직원들의 업무성과를 평가할 때 경제사범을 검거한 경우보다 보안사범 검거시 7배나 높은 가중치 부여를 추진하고 있어 공안정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경찰청 보안국은 “간첩 등 주요안보위해사범 근절을 위한 실질적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며 2009년 보안부문 ‘치안종합성과평가지표’ 개선안을 확정해 하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안종합성과평가지표’는 경찰청이 경찰관들의 업무성과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다. 이를 보안사범 검거시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도록 변경해 보안사범 검거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개선안의 내용이다.

경찰, 승진하려면 경제사범 말고 보안사범 잡아라

기존 항목별 동일비율로 평가하던 방식에서 보안사범 검거시 훨씬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바뀐 치안종합성과지표 개선안


기존의 2008년 평가지표는 지방경찰청 경찰관들의 경우 평가항목을 △간첩·안보위해사범 검거 △불법 문건·사이트 발굴 △경제안보사범 검거 △첩보 활용 등 4개 항목으로 나누고, 항목별 25%씩 동일한 비율로 평가했다. 즉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을 검거해도 25점, 산업스파이를 잡아도 25점을 줬었다.

그런데 2009년 평가지표 개선안은 △간첩·안보위해사범 검거시 70% △불법 문건·사이트 발굴시 15% △경제안보사범 검거시 10% △첩보 활용시 5%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변경했다. 즉 산업스파이를 잡을 경우 10점에 불과하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을 잡을 경우는 이보다 7배나 높은 70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일선 경찰서 경찰관들의 경우에도 기존에 △간첩·안보위해사범 검거시 50% △첩보 활용시 50%로 항목별 균등한 환산방식을 채택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간첩·안보위해사범 검거시 70% △경제안보사범 검거시 15% △첩보 활용시 15%로 변경했다. 보안사범을 검거할 경우가 다른 항목보다 5배 가까이 높다.

이 같은 평가기준이 확정돼 시행된다면 경찰관들을 보안사범 검거에만 매달리게 만들어 공안정국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이재근 행정감시센터 팀장은 “지난해에도 오세철 교수의 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련) 사건 등 국가보안법을 무리하고 적용하더니 아예 평가기준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더 무리한 수사와 인권침해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팀장은 또 “경찰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보안사범이 아닌 민생침해사범”이라며 “정권에 위해가 되는 사범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민생치안보다는 정권안보치안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어제(13일)까지 이 같은 내용의 ‘09년 지방청·경찰서 성과지표’ 개선안에 대해 의견수렴을 마쳤으며, ‘09년 치안종합평가 성과지표’를 확정해 오는 23일까지 각 지방경찰청과 일선경찰서에 하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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