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누르고 민중의소리를 페이스북으로 구독하세요

'거대한 화약고', 쌍용차 도장공장 '위험천만'

곳곳 위험물질 가득.. 노동자들 "공권력 진입은 '대량학살'" 경고

장명구 기자 jmg@vop.co.kr

입력 2009-07-25 20:21:43 l 수정 2011-02-25 23:04:15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옥쇄파업을 벌이고 있는 도장공장은 말 그대로 '거대한 화약고'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물질이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온 노동자들은 한목소리로 경찰이 섣불리 진압에 나설 경우 "대량학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도장공장 내부는 위험물질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25일 평택경찰서를 방문해 쌍용차 상황을 보고받고 “쌍용차 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 시기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신중히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 청장의 발언은 쌍용차 공장의 특성을 애써 외면하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강 청장이 그의 말대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공권력 투입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인 것이다.

점거농성중인 조합원 원면제(시설관리팀)씨는 “공권력의 쌍용차 평택공장 진입은 ‘제2의 용산참사’정도가 아니라 ‘대량학살’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날 직접 둘러본 쌍용차 평택공장은 곳곳에 인화물질을 포함한 위험물질로 가득차 있었다. 공장점거농성 중인 조합원들이 공권력 침탈에 대비해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고 있는 도장공장 뿐만 아니라 조립공장, 그리고 쌍용차 공장 건물 자체가 대형참사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쌍용차 도장공장 입구의 화재위험성을 경고하는 안전수칙

쌍용차 도장공장 입구의 화재위험성을 경고하는 안전수칙


공권력 침탈에 대비해 도장공장 입구에 쌓아놓은 인화물질

공권력 침탈에 대비해 도장공장 입구에 쌓아놓은 인화물질



도장공장은 시너와 페인트 등 인화물질로 가득 찬 곳이다. 때문에 평상시에도 외부인의 출입과 사진촬영 등이 금지된 곳이 바로 도장공장이다. 점거농성 중에도 기자들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도장공장 입구에는 화기엄금, 금연, 안전수칙 등 안전을 강조하는 경고판이 걸려있었다.

도장공장에서 16년을 근무한 고아무개씨는 “경찰․용역들이 불안해서 못 들어올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만약 들어온다면 “일했던 직원들을 앞세우고 들어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용역만의 자체 작전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고씨는 “(도장공장은) 구조를 모르면 위험하다”며 “소등이 됐을 경우에는 깜깜해서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차체에 페인트를 칠하는 첫 공정인 전착반 같은 경우 대형탱크에 차체를 통째로 담갔다 빼면서 칠을 하는 곳인데 충돌과정에서 자칫 잘못해 이곳에 빠진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장의 특성상 밀폐되어 어두침침한 도장공장 내부, 단수조치로 말라버린 소화전

도장의 특성상 밀폐되어 어두침침한 도장공장 내부, 단수조치로 말라버린 소화전



건물자체가 밀폐되어있는 도장공장의 특성도 대형참사의 요인이다. 도장공장은 먼지 같은 것이 날아들지 못하도록 밀폐된 구조로 설계돼 있다. 빛이 거의 들어올 수 없어 소등시에는 깜깜해서 서치라이트를 비추지 않는 한 진입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화재 발생시 밀폐된 공간에서 유독가스로 인한 대량 인명피해를 피할 수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도장 부스 안에서는 화재 발생시 초기진화를 하지 않으면 화재진압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CO2를 대량분사해 영하 수백도로 급냉을 시키는 ‘하론소화기’가 작동하게 된다. 평상시가 아닌 불의의 충돌과정에서 잘못하면 동태처럼 얼어 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고씨는 “사측의 단수조치로 인해 소화전마저 이미 말라버린 상태”라며 대형참사의 위험성을 재차 경고했다.

조립공장 또한 인화물질이 넘쳐나기는 마찬가지다.

일단 조립공장에서 완성차량 최종검사공장(TRE공장)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선 최소한의 주유를 해야 하는데 공장안에 주유소가 위치해 있다. 주유소의 규모는 길거리에 위치해 있는 일반주유소와 비슷하다. 주유소가 폭발한다면 대형참사는 불을 보듯 뻔하다.

조립공장에서 12년을 근무한 조아무개씨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TM오일, 미션오일, 엔진오일, 브레이크 오일 등 인화물질이 널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립라인에만 차량 100여 대가 들어가 있다”며 “차량에 불이라도 붙게 되면 대형화재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자동차에 장착하기 위해 들어가는 조립부품과 의장들이 거의 불에 타기 쉬운 플라스틱 재질이 많다”고 설명했다.

공장건물들도 20여 년 이상 노후된 샌드위치 판넬 구조로 되어 있다. 화재시 유독가스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 노동자는 “화재로 인해 인화물질이 폭발하기도 전에 판넬이 타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로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는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재저장 창고에도 1톤이 넘는 대형 가스통들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공장 곳곳에는 공권력 침탈에 대비해 조합원들이 유압작동유, 신나, 페인트 등 인화물질과 가스통 등을 배치해 놓았다.

김아무개(조립공장)씨는 “경찰도 ‘산 자’들한테 내부적으로 (이런 정보를) 들었을 것”이라면서 “(쌍용차 공장은) 괜히 ‘화약고’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샌드위치 판넬로 지어진 20년이상 노후된 쌍용차 공장 건물들

샌드위치 판넬로 지어진 20년이상 노후된 쌍용차 공장 건물들


자재창고의 대형 가스통

자재창고의 대형 가스통

이 기사와 관련기사

많이 읽은 기사
지금 소셜네트워크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