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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단체, 국회 앞에서 인공기 찢고 소란

시민들 '눈총'.."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사람들"

기자

입력 2009-08-21 16:53:20 l 수정 2009-08-21 18:52:24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道義)'조차 없었다.

21일 오후 3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식빈소가 차려진 국회 앞에 노인들이 몰려와 인공기가 프린트 된 종이를 찢고,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을 취소하라며 소란을 피웠다.

북한 조문단은 냉큼 북으로 가라?

21일 오후 3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식빈소가 차려진 국회 앞에 우익단체들이 북한 조문단 방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장기간에 소란 피우는 우익단체

21일 오후 3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식빈소가 차려진 국회 앞에 우익단체들이 몰려와 인공기가 프린트 된 종이를 찢고,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을 취소하라며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북한 조문단이 국회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모인 라이트코리아, 자유북한운동연합, 나라사랑하는어머니회 등 우익단체 회원들로, 기자회견 내내 "북한 조문단은 냉큼 북으로 돌아가라"고 목청을 돋궜다.

봉태호 라이트코리아 대표는 "북한은 납북자, 국군포로, 연안호 선원들을 한 명도 풀어주지 않으면서 무슨 낯으로 김대중씨가 죽었다고 조문하러 오느냐"면서 "이는 북한이 점령군으로 대한민국 땅을 밟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굴욕적인 사건이다. 조문단은 북으로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봉 대표는 인공기가 프린트된 종이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면서 "(북한이)사과도 하지 않고 서울 땅을 밟는 것은 대한민국을 능멸하는 처사로 간주하고 북한 조문단을 규탄하는 취지로 인공기를 훼손하겠다"며 종이를 찢었다.

참가자들은 또 김 전 대통령을 "김대중", "김대중씨"라고 지칭하면서 "북한 핵개발을 도와 적을 이롭게 한 자", "국민통합이 아닌 국민분열을 초래한 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김대중 국장을 취소하고 국민장으로 바꿀 것과 서울 현충원 안장 결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전직 대통령의 국장기간에 소란을 피우고, 조문을 하러 온 북한 조문단을 규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는지 그동안 대북 규탄집회 때마다 사용했던 '인공기 불태우기' 등의 격한 행동은 벌이지 않았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손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이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봉 대표는 참가자들이 "조문단은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치자 "구호하지마, 구호하지마"라며 "별거 아닌거 가지고 경찰에게 불법집회라느니 치사한 소리 들을 필요가 없다"고 구호 외치는 걸 막기도 했다.

인공기 찢는 우익단체 회원들

인공기 찢는 우익단체 회원들



우익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국회 방향으로 삼삼오오 이동해 피켓팅을 할 계획이었지만 경찰들이 북한 조문단이 국회로 들어갈 때까지 이들을 고착시키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이들은 오후 5시께 북한 조문단이 머물게 될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 앞에서도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혀 또 한 번의 소동이 예상된다.

한편, 국회에서 김 전 대통령을 조문하고 나온 시민들은 인공기를 찢고 국장을 취소하라는 등 소란을 피우는 우익단체들의 막가파식 행동들을 보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한 시민은 "엄숙해야 할 국장 기간에 무슨 행동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고, 다른 시민은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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