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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안중근 처럼'(?), 일본대사 인질극 일보 직전에..

장모씨, 日대사관 방화.인질극 시도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입력 2009-11-05 11:44:58 l 수정 2009-11-05 12:14:13

男兒有志出洋外
事不入謀難處身
望須同胞誓流血
莫作世間無義神

"사나이 뜻을 품고 나라 밖에 나왔다가
큰 일을 못하니 몸두기가 어려워라.
바라건대 동포들아 피흘려 맹세하고
세상에 의리없는 귀신은 되지 말자."

안중근 대한의용군 참모장이 1907년 블라디보스톡에서 부하들 앞에서 읊은 시구로 시작하는 자필 기자회견문을 지닌 장아무개(38)씨는 4일 새벽 6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부근에 도착했다. 현장주변을 답사하고 침입로 등 진입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장 씨는 일본이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왜곡을 감행하는 데 불만을 품고 일본대사관에 들어가 방화한 뒤 일본 외교관을 인질로 잡아 일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다.

그의 메모지에는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4일 오후에는 남대문 시장에 들러 지포라이터 연료 1통, 라이터 3개, 적색 스프레이 라커 1통을 샀다. 집에서 식칼 1개도 챙겨왔다.

밤 8시에 잠입해 인질극을 벌인 뒤 규탄 기자회견을 할 요량으로 MBC, KBS, SBS 방송국 전화번호까지 적어 왔지만 장씨의 '거사'는 실패로 돌아갔다.

장 씨의 동생은 저녁 7시경 경찰에 신고해 "형이 좀 이상하다. 일본 대사관에 불을 지른다고 한다"고 말했고,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8시께 일본대사관 주변 공사장에서 장씨를 붙잡아 방화 혐의(현존건조물 방화예비 등)로 연행했다.

종로경찰서는 장 씨가 '범행을 실행하기 전에 경찰에 검거돼 안타깝고 억울할 뿐이며 일본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판단되기 전에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장 씨에 대해 정신병력 유무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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