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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풍자 '4대강 삽질' 미술품, 국정원 압력에...

국정원 전화 한 통에 '4대강 사업' 비판 작품전 무산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입력 2009-12-05 11:35:29 l 수정 2009-12-06 10:08:08

삽질

국가정보원의 압력으로 전시가 어렵게 된 김병택씨의 ‘삽질공화국’



국가정보원(원장 원세훈)이 불법적으로 압력을 행사해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한 예술 작품의 전시를 막아 파문이 일고 있다.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와 민족예술인총연합은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6개 대도시에서 '4대강 사업' 비판을 주제로 한 작품전 '江강水원來'를 열 예정이었다. 작가 37명이 출품한 작품 50여점 중 국정원은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관 전시실에서 선보일 예정이던 김병택(41, 전남대 강사)씨의 작품 '삽질공화국'을 문제 삼았다.

가로 120㎝ 세로 550㎝ 크기의 이 작품은 4대강 사업을 삽질에 비유한 설치미술작품으로 삽날에 이명박 대통령이 혀를 내민 모습 170여 장을, 삽자루 부분에는 조선.중앙.동아일보의 제호가 붙어 있다.

국정원은 이 작품의 전시에 대해 5.18기념문화관을 운영하는 광주시 측에 문제를 제기해 철거토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족미술인협회에 따르면 3일 국정원 광주지부 김아무개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5.18기념문화관 전시실에 어울리지 않은 대통령을 희화화한 그림이 전시된다는데, 광주시의 입장은 무엇이냐'라고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광주시 간부와 대관업무를 맡은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같은 날 작품전 개막 직전 전시실로 찾아와 작가와 주최 측에 "'삽질 공화국'의 전시가 전시장 설치 목적에 어긋나고 공공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며 "작품을 떼내든지, 전시 작품 모두를 철수하든지 하라"고 통보했다.

전시실은 다음날인 4일 전격 폐쇄됐다.

'삽질 공화국'의 작가 김병택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공서가 이렇게 창작활동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세상이 올 줄 몰랐다"면서 "작품은 절대로 철수할 수 없고, 만약 강제철거할 경우 온몸으로 막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국정원의 압력으로 전시회가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참여 작가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국정원 광주지부측은 이같은 작품 철거 압력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광주시에 전화를 건 국정원 직원 김씨는 "광주시에 전화를 한 적도 없고, 그런 전시회가 있는 줄도 모른다"고 지역 언론에 밝혔다.

국정원법 3조 1항 1호에는 "국외정보 및 국내보안정보(대공·대정부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를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정보 수집을 해서는 안 된다. 또 국가정보원법 11조(직권남용의금지)에서는 "다른 기관.단체 또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지 못하게 하고, 따로 처벌조항(19조)을 두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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