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논의에 '국토균형발전'은 없다
부처 이전 백지화 가닥에 정파 초월 반대여론 가세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입력 2009-12-08 16:37:03 수정 2009-12-08 16:55:50
지난 7일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를 기정사실화하는 수정안이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4차 회의에 처음으로 보고되면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마련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전개 속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 중심의 세종시 수정안 논의에 세종시 건설의 가장 핵심적인 취지인 국토균형발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국토연구원은 산업용지 등 자족기능용지를 기존 6.7%에서 20.2%로 대폭 늘리는 안과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를 전제로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및 기업·대학·연구소 등을 새롭게 배치한 토지이용계획이 담긴 토지이용계획을 보고했다.
이 같은 보고내용은 그간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가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세종시 자족기능 부재로 인한 효율성 부족이라는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초 마련될 정부의 최종안은 결국 이번 보고서에 근거한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작부터 '국토균형발전'을 배제한 민관합동위
세종시 원안의 가장 큰 핵심은 정부 부처 9부 2청 2처 이전을 바탕으로 한 국토균형발전 실현이다. 그러나 최선의 세종시 대안을 만들겠다는 명목으로 출범한 세종시 민관합동위는 첫 회의 때부터 사실상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개념을 배제한 채 출발했다.
정부측 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달 16일 첫 회의에서 "세종시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거대한 역사"라며 "(세종시를) 사람과 돈, 기업이 모이는 경제 허브, 과학과 기술이 교육·문화와 어우러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학 메카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제 생각을 강요할 마음은 없다. 이 자리에 저와 생각이 같은 위원도 다른 위원도 있지만 의견과 제안은 하나하나 소중하게 검토되고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세종시가 현재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실상의 정부 분리로 비효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론이 길어질수록 사회 내의 지역·정파간 갈등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생산적·압축적 토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 부처 이전 백지화를 첫 회의때부터 기본 전제로 깔아둔 뒤, 반대 의견은 정파 갈등만 야기할 뿐이니 최대한 자제하라는 일방통행식 토론의 장을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한 것.
송석구 민간위원장은 이 같은 정 총리의 훈계성 짙은 발언에 "정 총리가 당부한 것처럼 생산적으로 신속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면서 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정부-민간 간 균형에 구심점이 돼야 할 민간위원장마저 정부측과 보조를 맞추면서 최소한의 균형을 상실해버렸다고 볼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날 ▲첨단산업 및 지식 기반산업 클러스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포함한 산업단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클러스터로 만들고 ▲오송의료단지, 대덕과학단지와 연계한 네트워크 ▲벤처 캐피털 및 대규모 기업 연계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행복청이 이 같은 구상을 지난 3월부터 영문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이 그전에 이미 결정됐다는 것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민간합동위는 이어서 열린 2,3차 회의에서도 원안을 배제한 논의를 이어갔다. 민간합동위는 지난달 30일 열렸던 2차 회의에서 국내외 연구기관 22곳 유치, 세종시 유치 기업에 세제 혜택 부여 등을 중심으로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도시로 추진하겠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3차 회의에서는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세종시 발전방향의 일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심층검토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민간합동위 회의에서는 강용식 민간위원을 비롯한 일부 위원들의 원안 추진 의견도 있었지만, 세종시법 개정에 무게를 실은 대다수 위원들의 의견에 묻히는 바람에 논의 선상에 오르지도 못했다.
이에 민관합동위의 대표적인 원안 고수파인 강용식 위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6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많은 전문가와 외국 석학들이 관여해서 원안을 마련했는데, 지금에 와서 법까지 고치면서 수정할 필요가 있냐"면서 "원안에 자족기능을 보완·강화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발 여론 더 거세져..정부 방침에 제동 걸 수 있을까?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과 동시에 원안 고수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제동이 걸리게 될 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충청남도 한나라당 세력을 중심으로 정파를 막론한 성난 충청민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이는 정부·여당으로선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출신 이완구 충남도의원이 지난 3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사퇴를 선언한 데 이어 7일에는 한나라당 소속 충남도의원 20명 전원이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
강태봉 의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충남도의원 일동은 이날 의원직 사퇴서를 송선규 한나라당 대표의원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내년도 충남도 예산안 처리를 마무리한 직후 의원직 사퇴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송선규 대표의원은 "세종시 문제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이완구 지사가 지사직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한나라당 도의원들 사이에 '이러다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 지사와 행보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자유선진당 소속 충남도의원 14명 전원과 선진당 대전지역 지방의원 16명도 정부의 세종시 수정방침에 대한 항의표시로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
행정도시 무산 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처 이전 백지화를 전제로 한 세종시 수정은) 대한민국을 수도권 공화국으로 착각하는 것"이라며 "행정도시를 백지화하기 위한 세종시 민관합동위를 즉각 해체하고,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국토연구원은 산업용지 등 자족기능용지를 기존 6.7%에서 20.2%로 대폭 늘리는 안과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를 전제로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및 기업·대학·연구소 등을 새롭게 배치한 토지이용계획이 담긴 토지이용계획을 보고했다.
이 같은 보고내용은 그간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가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세종시 자족기능 부재로 인한 효율성 부족이라는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초 마련될 정부의 최종안은 결국 이번 보고서에 근거한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작부터 '국토균형발전'을 배제한 민관합동위
세종시 원안의 가장 큰 핵심은 정부 부처 9부 2청 2처 이전을 바탕으로 한 국토균형발전 실현이다. 그러나 최선의 세종시 대안을 만들겠다는 명목으로 출범한 세종시 민관합동위는 첫 회의 때부터 사실상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개념을 배제한 채 출발했다.
정부측 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달 16일 첫 회의에서 "세종시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거대한 역사"라며 "(세종시를) 사람과 돈, 기업이 모이는 경제 허브, 과학과 기술이 교육·문화와 어우러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학 메카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제 생각을 강요할 마음은 없다. 이 자리에 저와 생각이 같은 위원도 다른 위원도 있지만 의견과 제안은 하나하나 소중하게 검토되고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세종시가 현재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실상의 정부 분리로 비효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론이 길어질수록 사회 내의 지역·정파간 갈등으로 변질될 수 있으니 생산적·압축적 토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 부처 이전 백지화를 첫 회의때부터 기본 전제로 깔아둔 뒤, 반대 의견은 정파 갈등만 야기할 뿐이니 최대한 자제하라는 일방통행식 토론의 장을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한 것.
송석구 민간위원장은 이 같은 정 총리의 훈계성 짙은 발언에 "정 총리가 당부한 것처럼 생산적으로 신속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적게 말하고 많이 들으면서 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정부-민간 간 균형에 구심점이 돼야 할 민간위원장마저 정부측과 보조를 맞추면서 최소한의 균형을 상실해버렸다고 볼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날 ▲첨단산업 및 지식 기반산업 클러스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포함한 산업단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클러스터로 만들고 ▲오송의료단지, 대덕과학단지와 연계한 네트워크 ▲벤처 캐피털 및 대규모 기업 연계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행복청이 이 같은 구상을 지난 3월부터 영문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이 그전에 이미 결정됐다는 것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민간합동위는 이어서 열린 2,3차 회의에서도 원안을 배제한 논의를 이어갔다. 민간합동위는 지난달 30일 열렸던 2차 회의에서 국내외 연구기관 22곳 유치, 세종시 유치 기업에 세제 혜택 부여 등을 중심으로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도시로 추진하겠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3차 회의에서는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세종시 발전방향의 일부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심층검토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민간합동위 회의에서는 강용식 민간위원을 비롯한 일부 위원들의 원안 추진 의견도 있었지만, 세종시법 개정에 무게를 실은 대다수 위원들의 의견에 묻히는 바람에 논의 선상에 오르지도 못했다.
이에 민관합동위의 대표적인 원안 고수파인 강용식 위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6년이 넘는 기간동안 수많은 전문가와 외국 석학들이 관여해서 원안을 마련했는데, 지금에 와서 법까지 고치면서 수정할 필요가 있냐"면서 "원안에 자족기능을 보완·강화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발 여론 더 거세져..정부 방침에 제동 걸 수 있을까?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정부부처 이전 백지화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과 동시에 원안 고수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제동이 걸리게 될 지도 관심거리다.
특히 충청남도 한나라당 세력을 중심으로 정파를 막론한 성난 충청민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이는 정부·여당으로선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출신 이완구 충남도의원이 지난 3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사퇴를 선언한 데 이어 7일에는 한나라당 소속 충남도의원 20명 전원이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
강태봉 의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충남도의원 일동은 이날 의원직 사퇴서를 송선규 한나라당 대표의원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내년도 충남도 예산안 처리를 마무리한 직후 의원직 사퇴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송선규 대표의원은 "세종시 문제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이완구 지사가 지사직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한나라당 도의원들 사이에 '이러다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 이 지사와 행보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자유선진당 소속 충남도의원 14명 전원과 선진당 대전지역 지방의원 16명도 정부의 세종시 수정방침에 대한 항의표시로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다.
행정도시 무산 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처 이전 백지화를 전제로 한 세종시 수정은) 대한민국을 수도권 공화국으로 착각하는 것"이라며 "행정도시를 백지화하기 위한 세종시 민관합동위를 즉각 해체하고,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강경훈 기자qwereer@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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