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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에겐 '그림의 떡' 보금자리 주택

[기획-MB정부 친서민 가면을 벗긴다] 투기 조장하는 분양 방식이 절반.."장기임대주택 확대가 해법"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입력 2009-12-06 17:36:32 l 수정 2009-12-10 14:29:56

올해 상반기에 시범지구를 선정한 후 2012년 하반기 첫 입주가 예정된 보금자리주택은 이명박 정부가 '친서민 정책'을 명목으로 추진하는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다. 정부는 향후 2018년까지 보금자리주택 제도를 통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150만호를 서민들에게 공급하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이 중 판자촌과 비닐하우스 등이 형성돼 있던 그린벨트 내 보금자리주택 32만 가구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으로 앞당기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방침은 결국 부동산 가수요만 잔뜩 부풀려 결국 공급된 주택은 매매용, 투자용 주택으로 전락할 것이고, 이는 서민 보금자리 마련이라는 기존의 의도는 무색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한 주택 150만호 중 절반에 가까운 70만호가 임대주택이 아닌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양주택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분양주택 중에서도 중대형 평형을 늘리겠다고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짐작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최근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제도가 발표된 시점을 전후로 형성되고 있는 '주택대란'의 실체가 미비한 수준이라는 주장들이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측에 따르면 지나치게 높은 집값 때문에 유효 수요가 부족해 공급이 넘쳐나고 있고, 이 같은 공급과잉 압력을 이기지 못해 실거래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투기차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 투기가수요가 만들어 질 텐데, (보금자리주택은) 투기 조장책일 뿐"이라며 "정부는 말로는 서민 주거대책이라고 내세우지만 사실상 '판교 로또' 사태가 재연되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친서민 주거대책으로 내놓은 보금자리주택은 결국 투기조장책일 뿐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역시 3~4억원에 달해 친서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친서민 주거대책으로 내놓은 보금자리주택은 결국 투기조장책일 뿐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역시 3~4억원에 달해 친서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역시 '친서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부는 서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에 건설 중인 26평형 보금자리주택을 평당 1,150만원으로 책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광수경제연구소 측은 "인근 강남 지역의 평당 주택가격에 비해 반값 정도에 불과할 지 모르지만,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어서 공급한다는 점에서는 실제 원가구조를 따져보면 매우 높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또 "신혼부부 대부분이 여유가 없어 전월세에서부터 가정을 시작하는 데도 불구하고 분양주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을 전혀 무시한 처사"라며 "저렴하게 분양한다고 해도 3~4억원 정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신혼부부가 어디서 그런 큰 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더군다나 정부가 주택공급 부족문제를 조기에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분양계획을 앞당긴 탓에 이정도 수준의 분양가 마저도 더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측은 "주택공급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토지보상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판교신도시를 대표적 사례로 들고 있다. 정부가 판교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초기에는 분양가를 평당 800~900만원 수준으로 거론했지만, 결국 투기가 과열돼 1,200만원 대까지 상승했었다.

더불어 조기 분양을 위해 단기간에 엄청난 보상비가 풀릴 경우 주위 부동산을 자극해 부동산 거품 현상을 더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취임 직후 '강남북 균형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추진했던 은평 뉴타운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명박 시장은 임기 내 사업을 진척시키기 위해 공사에 속도를 냈고, 이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반발을 불식시키기 위해 시공사인 SH공사는 토지보상비를 과도하게 집행했다. 당시 은평 뉴타운에 인접한 서대문구와 은평구 일대 700~800만원이었던 아파트 시세가 1,200~1,300만원으로 급상승한 사실은 이 시점에서 정부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또 주목해야 할 점은 보금자리주택 건설 입찰방식이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이라는 것이다. 선대인 부소장은 "턴키방식은 재벌급 건설업체들이 담합해서 예를 들어 60억에 할 수 있는 사업을 95억원에 하는 방식으로 건설비용을 늘리는 방식"이라며 "무주택 서민들의 세금까지 포함된 정부예산으로 도시계획상의 치밀한 고려도 없이 투기를 조장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대대적으로 폭로한 바와 같이 이미 4대강 사업의 턴키입찰 과정도 6대 대형건설업체들의 나눠먹기식, 뻥튀기 입찰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서민 보금자리 마련을 명목으로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체에 특혜를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투자 위한 분양 아닌, 거주 위한 장기 공공임대 확대가 해법"

정부는 이처럼 주거난 해소 및 부동산 투기를 바로잡겠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분양을 큰 폭으로 늘리는 보금자리주택 마련을 대안으로 선정했는데, 여기서 정부가 곱씹어봐야 할 부분이 있다. 노무현 정부가 마련한 국민임대주택과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장기 전세주택의 세입자들이 전월세 대란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사례가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 전체 주택의 20% 정도가 공공임대주택인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이 주거난을 겪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임대주택 공급 추이를 보면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9만 7천여호에서 2007년 14만7천여 호로 급속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11만 7천호로 줄었고, 올해는 10만여호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수는 57만5천호로 총 주택수 1,379만호의 4.2%에 불과해 공공임대주택 보급이 활성화 된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제도와 관련, "국민임대주택 공급물량을 연 10만호에서 4만호를 줄인 것은 주거복지를 크게 후퇴시킨 것”이라며 "정부가 장기공공임대주택보다 공공분양주택 중심의 무늬만 주거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하면서, 정작 집을 살 돈이 없는 저소득층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축소하는 것은 문제"라며 "평당 900~1,100만원 정도 소요되는 공공분양주택이나 5년 및 10년 임대 등 수익형 임대주택 중심의 보금자리주택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측은 "(분양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은) 택지분양을 받은 건설업체와 주택분양에 당첨된 사람들에게 개발이익이 모두 집중되도록 함으로써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의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며 "이런 점에서 주택공급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공영개발 택지에서 공공부문이 공급하는 장기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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