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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아나운서.PD들 "새 노조 만듭시다" 제안

사내 게시판에 호소문 "공영방송 철학 구현할 조직체 필요"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입력 2009-12-10 20:20:51 l 수정 2009-12-10 20:45:20

'김인규 사장 퇴진' 총파업 투표 부결로 조합원들에게 사실상 불신임을 받은 한국방송(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을 대체할 새로운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 하고 있다. 이번 주초 PD.기자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 결의에 이어 10일에는 기자.PD.아나운서.기술직을 망라한 조합원 50명이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길로 함께 가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새 희망 새 노조를 준비하는 사람들'명의의 글을 이날 KBS사내게시판에 올리고 "공영방송의 정신이 숨 쉴 수 있는 활로를 뚫고...공영방송에 대한 우리의 신념, 우리의 헌신, 우리의 열정이 다시 흐를 수 있는 물꼬를 트고...짓밟힌 공영방송인의 자존심과 기상을 다시 세우고자" 한다고 밝힌 뒤, "공영방송의 철학과 가치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체가 필요"하다며 새 노조에 참여해 줄 것을 조합원들에게 제안했다.

특히 이날 호소문에는 금철영.김경래.김지선.송현정.차정인 기자, 최재형.하태석.홍석구PD 등 기자.PD는 물론 정세진.이재후.오태훈.홍소연 아나운서에서부터 이택순(중계기술국), 김남용(IT인프라팀) 조합원 등 기술직까지 전 직군의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호소문에서 이들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의 가치를 유일한 존립 근거와 행동 원칙으로 삼는 구심체 없이는 지금의 현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길로 함께 갑시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친구에게, 시민에게 다시 고개 들고 말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출발점을 만들어봅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더라도 복수노조 금지 규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사측과 교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복수노조 금지 원칙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두개의 노동조합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인데 이 금지 원칙은 기업별 노조와 초기업적 산별 노조의 지부 간에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지난해 언론노조를 탈퇴한 현 KBS노조와 상급단체를 전국언론노조로 하는 새 노조(KBS지부)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KBS PD협회 소속 PD 400여명과 기자 조합원 100여명은 지난 7~8일 노조 탈퇴를 결의하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을 상급단체로 한 새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KBS노조는 16일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집행부 재신임 여부를 묻기로 했다.

앞서 지난 2일 총파업 투표가 부결되자 KBS노조는 "당장 조합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마땅하지만 공영방송의 제도적 완성을 바라는 시청자들의 소망에 보답하기 위해 지속적인 이명박 특보 김인규 퇴진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며 사퇴를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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