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학살자 위령제, MB가 임명한 위원장은 어디에?
"진실화해위 아무도 안오다니..", 유족들 "법 개정해 진실규명해야"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입력 2009-12-14 16:40:28 수정 2009-12-14 17:12:12
ⓒ진실화해위
국민보도연맹원증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지난 11월 26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1950년 6월25일부터 9월까지 확인된 것만 최소 4934명 이상 집단학살 됐다. 물론 이는 한국전쟁 시기 전체 민간인 학살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김동춘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90% 이상의 피해자들이 진실규명 신청을 하지 않아, 전체 희생자의 신원이나 규모를 밝히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아직도 수많은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진실화해위 위원장이 보수성향 인사로 바뀌고, 위원회의 조사기간이 내년 4월로 끝날 예정이어서 학살의 진실이 영원히 규명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유족들은 정부가 학살자 유해발굴과 피해 보상, 진실규명을 위한 법제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14일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유족회)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가의 공권력에 의해 저질러 진 민간인 학살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국민통합의 첫 걸음"이라며 이는 "국가 윤리 상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우선 학살된 이들의 유해라도 찾아 달라는 것이다. 진실화해위가 한국현대사회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 168개 집단학살지 중 37곳은 유해발굴이 가능한 상태다. 유족회는 이들 지역만이라도 특별법을 만들어 유해발굴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종현 대전유족회장은 "유해매장 추정지 168곳 가운데 실제로 발굴이 이뤄진 곳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당시 학살 장소가 개인 소유지라는 이유로 국가가 유해 발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민중의소리
진실화해위가 지난달 공개한 국민보도연맹 사건 지역별 희생자 규모
'); }특히 유족들은 "100만 민간인 피학살자 유족들 중 진실규명 신청자는 8천여 명으로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아직 신청하지 못한 유족들을 위해 법 개정을 통해 진실화해위 활동기간을 연장할 것을 원하고 있다.
오원록 유족회 상임대표는 "위원회에 접수된 사건들은 각 시민사회단체가 가지고 있는 통계의 3%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정숙희 태안유족회장은 "서산.태안 지역에서 진실규명을 신청한 유족들은 모두 16명이지만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이 지역에서만 모두 186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미 학살이 확인된 유족들의 보상 문제도 제기됐다. 앞서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합의 19부, 재판장 지영철)은 전쟁 당시 최대 규모의 학살이 자행된 것으로 알려진 울산지역의 보도연맹 유족회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유가족 508명에게 모두 200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해 처음으로 국가 배상의 길을 텄다. 그러나 지난 8월 18일 서울고등법원(민사8부, 재판장 김창보)는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5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며 기각한 바 있다.
ⓒ진실화해위
경찰의 '용공혁신분자조사서 - 6.25당시 처형자 및 동연고자'. 처형자 201명의 성명.본적.주소.생년월일.성별, 연고자와 '처형자'의 관계가 기재돼 있다. 처형일자는 모두 1950.8.
'); }오원록 유족회 상임대표는 "희생 사건에 대해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현행법상 소멸시효 문제 때문에 사실상 배상.보상이 불가능하다"며 "국가 공권력에 의한 희생 사건인 만큼 국가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회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관에서 합동위령제를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종각에서 거쳐 광화문까지 만장 행진을 벌였다.
한편 이날 유족회 위령제에 진실화해위 관계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원록 상임대표는 "지금까지 진실화해위 위원장들은 유족회가 주최하는 위령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낭독하는 등 유족들을 위로했지만, 오늘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는 위령제에는 위원장의 추모사도 없을 뿐더러 관계자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병욱 전 위원장에 이어 지난 12월 1일 취임한 이영조 위원장은 보수 성향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을 지냈다.
조태근 기자taegu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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