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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장' 이틀째 1천여 추모객 조문.. '55414' 영구당원증 수여

기자

입력 2009-12-15 07:15:42 l 수정 2011-02-25 23:04:15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장’ 이틀째인 14일, 1천여명의 추모객들이 빈소를 찾아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날 열린 추모식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참석해 “민주노동당은 진짜 노동자 당원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 장' 이틀째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 장' 이틀째인 14일 부산 영도구민 장례식장에 노동자 추모객들이 잇따라 조문을 하고 있다.


'이진홍 민주노동자장' 빈소 찾은 강기갑 대표

14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이진홍 민주노동자 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노동자 추모객 눈에 띄어.. 이틀동안 1천여명 빈소 찾아

영결식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 영도구민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장례위원회는 약 1천여명의 각계각층 인사들이 조문을 다녀간 것으로 파악했다.

오후 6시 30분이 되자 이미 추모객들로 빈소가 가득차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이 자리를 확보하느라 분주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입구는 가지런히 놓여진 신발로 가득찼고, 추모객들은 줄을 지어 차례로 이 씨의 영정 앞에 헌화와 큰절을 올렸다. 유족의 손을 잡고 이 씨의 영정 앞에 통곡하는 한 추모객의 모습도 목격됐다.

이 씨의 동료였던 금속노조 노동자들도 잇따라 빈소를 방문했다. 전국금속노조 정관지역지회 이원정공 현장위원회 소속 노동자 20여명이 이 씨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떨궜고, 최근 당선된 금속노조 부양지부 문철상 신임 지부장 등 간부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애도를 표시했다.

이 씨의 평생 일터였던 신신기계 노동자 수십 명도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일을 마치자마자 단체로 빈소를 방문해 조문을 하고 유족을 격려했다.

안타까운 표정을 숨기지 못한채 조문객을 맞이하는 김영희 부산시의원(민주노동당)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 의원은 이 씨의 영정이 마주보이는 빈소 뒤편에서 한참동안 그곳을 응시했다.

다시 울음바다 된 2차 추모식장.. 눈물의 추모사

오후 8시가 되자 장례위원회 주관으로 200여명의 추모객이 참가한 가운데 2차 추모식이 열렸다. 먼저 이 씨가 걸어온 길과 생전 활동영상이 상영된 후 이 씨의 미망인 이정자(52) 씨가 유족을 대표해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자 추모객들은 사회자의 제안에 따라 “힘내십시오”를 외치며 미망인 이 씨를 응원했다.

눈물 흘리는 강기갑 대표와 민병렬 부산시당위원장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 장' 이틀째인 14일 장례위원회 주관으로 두번째 추모식이 열리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민병렬 부산시당위원장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민주노동당 당원 전체를 대신해 “당신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세 시간도 안 되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당신의 열정어린 호소와 수줍은 미소에서 그 누구보다 당에 대한 사랑과 동지에 대한 애정을 느꼈다”며 “참된 당원, 진짜 노동자의 진실어린 모습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았다”고 그를 소회했다.

강 대표는 “아프고 죄송한 마음 달랠 길이 없다”며 “쓰러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고자했던 그 모습을 민주노동당은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굳은 음성으로 추모사를 낭독하던 강 대표도 끝내 눈시울을 붉혀 추모객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진홍 씨의 생전 활동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자 빈소 곳곳은 어느새 울음의 바다로 변했다. 이 씨가 지난 7일 이원정공 강연회 현장에서 세액공제 호소발언을 한 뒤 ‘쿵’ 쓰러지는 장면에선 일부 추모객들로부터 통곡소리가 터져나왔다.

이 씨의 동료 노동자들은 ‘민주노동자 이진홍 동지’를 자랑스럽게 떠올렸다. 김영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선배조합원에 대해 “동지의 웃는 얼굴은 지친 우리 후배노동자들에게 큰 위안이었고 젊은 노동자들을 이끌어준 힘이었다”며 “못난 후배들을 용서해달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진보정당의 밑거름이 되기위한 선배의 헌신은 노동자로서의 삶이 당당했기 때문”이라며 “노동운동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담은 선배에게 부끄럽지 않는 노동자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관지역지회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인 이제인 지회장은 “내 사업장이 아님에도 정관지역 지회 일이 있으면 항상 오셔서 힘을 주셨다”며 “흰고무신을 신고 다니며 동지들을 응원하셨다”고 그를 떠올렸다. 역시 슬픔을 이기지 못한 이 지회장은 “저 세상에서도 우리 정관지역 지회 조합원들을 사랑해달라”며 흐느꼈다.

“진홍 아제, 형님”으로 이진홍 씨를 부르던 신신기계 현장위원회 이태원 조합원은 “이제서야 형님이 25년동안 영도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출퇴근 하던 길을 따리 이곳에 왔다”며 “친구보다 가족보다 노조를 더 귀하게 여겨주시던 형님은 작업복과 조끼를 벗어놓고 어디로 가셨는지...”라며 다시금 그를 불렀다.

오열하는 가족들

14일 열린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 장' 추모식에서 이 씨의 생전 모습이 영상으로 상영되자 유족들이 오열을 하고 있다.



맏딸 경임 씨 “이제서야 아빠를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어 이 씨의 맏딸 이경임(28) 씨가 평소 담아뒀던 말을 털어놓자 이내 추모식장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아빠..”라며 준비해온 추도사의 첫 문장을 읽던 경임 씨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자 추모객들의 눈시울도 함께 붉어졌다.

“적은 월급에 자주는 아니지만 두 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랑 당원분들 직원분들 외 아시는 지인분들 맛있는 것 사주시느라 언제나 지갑이 홀쭉하셨던 우리 아빠. 당신 드시고 싶은 거나 좀 사드시지... 항상 아빠의 마른 몸을 보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나가셨다하면 밤 12시는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엄마를 홀로 외롭게 남겨 두시는 아빠가 조금은 미웠습니다.”

그러던 경임 씨는 “평소 잘 걸려오지 않던 아빠에게서 전화가 와서 얼른 전화를 받았다”며 “그러나 낯선 한 아저씨의 목소리를 통해 병원에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리곤 침대에 누워있는 아빠를 보았고 일어나시길 정말 간절히 빌고 또 빌었지만 아빠는 끝내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떠났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경임 씨는 아버지를 장례식을 치루고서야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어제 추도식에서 아빠가 걸어오신 발자취를 보았다”며 “이제서야 당신을 이해한다. 자랑스럽고 사랑한다”고 못다한 말을 전했다.

추모식 마지막에는 영구당원증 수여식도 진행됐다. 강기갑 대표와 민병렬 부산시당위원장은는 '55414'라고 새겨진 영구당원증을 유족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추모객들은 ‘함께가자 이길을’을 어깨걸고 부르며 이 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뜨겁게 배웅했다.

장례일정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발인식과 영결식이 열린다. 오전 7시 발인을 시작으로 7시 20분 영결식을 거쳐 영구행렬은 정관지역지회 신신기계 현장을 둘러보고 영락공원으로 향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이진홍 수첩’을 제작,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진홍 당원은 생전 자신의 수첩에 조합원들이나 동료들의 생일 등을 빼곡하게 적어놓고 이를 가족보다 더 챙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우열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사무처장은 “형식과 가식이 아니라 함께가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챙겼던 그의 열정과 모범을 따라 배우려는 의미”라며 “이를 계기로 당내 혁신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장' 빈소에 마련된 영정

13일 부산 영도구민장례식장에 '이진홍 동지 민주노동자장' 빈소가 마련됐다. 지난 7일 뇌출혈로 투병하다 12일 밤 11시 58분께 운명한 민주노총 모범조합원 이진홍(55) 씨의 영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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