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현장 조합원과 소통해야"
[좌담회]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 '민주노총에 바란다'
장명구 기자 jmg@vop.co.kr
입력 2010-02-03 11:25:32 수정 2010-02-06 13:35:46
<민중의소리>는 지난해 77일간의 옥쇄파업을 벌여 한국노동운동사의 한획을 그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찾아 6기 민주노총에 바라는 현장 조합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봤다.
ⓒ민중의소리
2일 오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 사무실에서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에 바란다' 좌담회를 열고 있다. 해고된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에게 "노동자들이 비빌 언덕이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 }2일 오후에 찾은 평택시 통복시장 골목에 위치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정특위) 사무실에는 정리해고자들 몇몇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무실 벽면에는 한상균 지부장에 이어 쌍용차지부를 이끌어나갈 차기 임원진 선거진행 상황이 붙어있었다. 해고자들은 정특위 사무실에 수시로 들러 지부의 돌아가는 상황도 파악하고 서로를 다독이면서 현장으로 돌아가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현장조합원, 민주노총에 바란다> 좌담회를 시작했다. 좌담회에는 서석문(41), 김남섭(40), 황인석(42), 원성재(37), 조아무개 조합원 등이 함께 했다. 서 조합원과 김 조합원은 일명 ‘산 자’이면서도 옥쇄파업에 동참했다는 괘씸죄로 징계해고 당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조아무개 조합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구속됐다 석방됐다. 특히, 황 조합원은 차기 임원진 선거에 지부장 후보로 출마했다.
ⓒ민중의소리
2일 오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 사무실에서 서석문 조합원이 민주노총에 대한 바람을 전하고 있다. 서 조합원은 "민주노총이 쌍용차 파업투쟁 뒤를 많이 봐줘야 하는데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지부차원에서 하다 보니 너무 외로운 싸움을 했다"고 토로했다.
');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신임 지도부에게 현장조합원들과 함께 해 줄 것을 선차적으로 주문했다. 이러한 뜻이 통해서 일까. 마침 김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당선 되자마자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한 후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 하면서 쌍용자동차 파업 투쟁과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현장에 밀착해야 하는 필요성을 지난해 쌍용차 옥쇄파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산 자’로서 옥쇄파업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현장에 복귀하지 못하고 '징계해고‘된 서석문 조합원은 쌍용차 파업 투쟁을 겪으면서 “민주노총은 이름만 민주노총이구나”하는 것을 느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민주노총이 쌍용차 파업투쟁의 든든한 뒷배경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보니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는 지적이다.
서 조합원은 대안으로 ‘현장밀착형’ 지도부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조합원에게 있어서 ‘현장밀착형’은 정치적 투쟁 일변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는데 (민주노총은) 너무 정치적으로만 몰아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적이든 현장밀착형이든 민주노총은 쌍용차 파업투쟁의 든든한 뒷배경이어야 한다고 서 조합원은 강조했다.
원성재 조합원은 “현장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이 자기 조직으로, 자기 삶에 영향을 주는 조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도부와 조합원의 소통, 이것이야 말로 ‘현장밀착형’ 지도부의 표징이라는 것.
원 조합원은 “지난 10년 동안 민주노총 지도부가 소통의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큰 변화는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노동과 세계’ 등 민주노총 사이트도 그렇고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을 피부로 접할 수 있는 곳이 너무 없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지도부와 조합원간의 소통구조를 하루빨리 체계화하는 것이 신임 지도부의 주요과제가 되길 바랐다.
신임 지도부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두루뭉술한 이야기가 ‘소통구조의 체계화’라는 구체적인 지적으로 마무리된 셈이다.
ⓒ민중의소리
2일 오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 사무실에서 김남섭 조합원이 민주노총에 대한 바람을 전하고 있다. 김 조합원은 "민주노총이 모든 노동자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 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알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차기 쌍용차지부장 후보에 출마하면서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황인석 조합원은 “2010년에도 쌍용차 노동자들은 현장으로 돌아가는 투쟁을 하고 있다.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민주노총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 투쟁을 호소했다.
황 조합원은 지난해 옥쇄파업 투쟁의 파고가 높았던 만큼 ‘후유증’ 또한 크다고 강조했다. 한상균 지부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구속, 해고자들에 대한 재산 가압류, 현장 복귀 투쟁 등 쌍용차지부의 힘만으로는 버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쌍용차 투쟁을 총연맹 차원에서 대정부 투쟁으로 책임있게 이끌어주길 바랐다.
황 조합원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해고의 칼바람이 지속적으로 불어올 것이라며 총연맹 차원에서 책임지고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석문 조합원도 “해고자 복직문제를 두고 정부와의 대화나 협상을 이끌어 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에) 많이 투자해야 합니다. 모든 노동자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 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알려 나가야 합니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또 “언론에서 (보수언론에) 지면 안된다”며 민주노총이 여론사업에 힘을 쏟아 줄 것을 당부했다. 조합원들은 지난해 쌍용차 옥쇄파업 당시 언론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던 쓰라림을 떠올리는 듯 했다.
ⓒ민중의소리
2일 오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 사무실에서 황인석 조합원이 민주노총에 대한 바람을 전하고 있다. 황 조합원은 민주노총이 "금속연맹이나 공공연맹 등 산하 조직들이 많은데 한 목소리로 이끌어내는 연맹이 됐으면 좋겠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황 조합원은 이번 3기 쌍용차지부 임원선거에 지부장 후보로 출마했다.
'); }그는 쌍용차 노사대타협 이후 사측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 지, 노동자들은 투쟁을 어떻게 이어나가고 있는 지 등 민주노총 전체 조합원들에게 알려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국민들의 시선도 조금은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서 조합원은 아예 지난해 옥쇄파업 막바지에 노동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공장안을 취재했던 <민중의소리>, 미디어충청 등을 콕 찝어 언급하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런 진보언론이 활동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지원해주고 어려움은 없는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중의소리> 기자 입장에서 가장 마음에 쏙 드는 제안이었다. 반드시 실현되길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6기 민주노총 임원선거는 대의원만의 간선제로 치러졌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이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원성재 조합원은 “차기 지도부가 들어설 때는 조합원들이 꼭 투표를 했으면...”하고 바랐다.민주노총 위원장을 조합원들이 직접 뽑으면 민주노총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며 정권에게도 굉장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조모 조합원은 직선제를 하게 되면 사업 계획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선제는 막말로 저 사람이 나를 찍어줬는데 무시할 수 없는 거잖아요. 간선제는 내 사람만 갖고 당선만 되면 된다는 부정적인 면이 있죠.”
그는 직선제의 장점을 금속노동자다운 투박한 어투로 솔직히 표현해 보였다.
좌담회를 마치면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이 노동자들의 비빌 언덕”이 되어 주길 바랐다.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이 책임을 다 하지 못하면 전체 노동자가 다 죽는다”라며 “현장 노동자들의 구석구석을 잘 챙겨 주길 바란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민중의소리
2일 오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리해고자 특별위원회' 사무실에서 원성재 조합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민주노총에 대한 바람을 전하고 있다. 원 조합원은 민주노총이 "차기 민주노총 위원장은 직선으로 뽑아야 민주노총의 힘도 세우고 정권에도 압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장명구 기자jmg@vop.co.kr
Copyrights ⓒ 민중의소리 & vop.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