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버를 폐쇄했다고 날조해 영장 받아"
7일 민노당 서버 압수수색 영장 불법 논란 … 야당 대표 8일 오전 긴급 회동
한계희 기자
입력 2010-02-07 05:18:06 수정 2010-02-08 08:51:15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7일 오전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서버를 압수했다. 지난 4일 압수수색 검증영장을 통해 데이터 검증작업을 벌였던 경찰은, 이후 이틀간 영장을 두 번이나 바꿔가며 민주노동당 서버를 수색했다.
경찰은 서버가 보관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KT 인터넷데이터센터에서 서버 10개에 담긴 자료를 모두 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시10분께부터 분당KT센터에 전경을 투입해 40여분 만에 입구에서 압수수색을 막던 이정희·홍희덕·곽정숙 의원을 비롯해 당직자 70여명의 저지를 뚫고 센터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최형권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4명이 연행됐고, 이들은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단식에 돌입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역사는 오늘을 헌정 사상 그리고 정당 정치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경찰의 영장 집행을 ‘서버 탈취’ 만행으로 규정하고 경찰의 심각한 도발행위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콩깍지 먹었다고 소 배가르는 것”… 칼날은 당으로
민주노동당은 6일 발부된 경찰의 두 번째 영장이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일 영장집행 과정에서 3시간 넘게 충분한 시간 동안 검증을 했는데도 증거를 찾지 못하자 민주노동당이 비협조적이었고 서버를 폐쇄했다고 날조해 영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영장 자체가 불법이라는 주장도 일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당 서버를 압수수색한 것은 공당의 살림살이까지, 당원들의 일거수일투족까지 파헤쳐 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나가던 소가 밭에 있는 콩이 먹고 싶어서 먹었을 것이라는 정황 정도가 있는 것을 놓고 소의 배를 갈라서 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원내부대표도 압수수색 뒤 열린 항의집회에서 “오늘 민주노동당에 가해진 불법적인 사태는 내일 다른 정당에 대해서도 가해질 것”이라며 “모든 정당이 전산 상으로 투표 관리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당원 명부는 물론, 당비 납부자 명단, 온라인 투표기록을 모두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전교조와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의 당 가입으로 시작된 수사였지만 방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셈이다.
야당 “명백한 야당 탄압, 신민당사 난입 연상”
다른 야당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경찰의 민주노동당 서버 압수수색은 명백한 야당탄압”이라고 말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경찰이 정당의 당원명부마저 검열하는 것은 정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당의 정치활동을 옥죄겠다는 경찰의 무도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이번 수사의 발단은 전교조와 전공노의 시국선언이었지만 지금은 시국선언은 뒷전이고 불법으로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일파만파로 사건을 키우고 있다”며 “경찰이 또 무슨 흉계를 꾸밀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도 “민주노동당 서버 침탈은 1979년 신민당사 경찰난입 연상케 하는 중대한 정당탄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신독재의 말기적 징후를 분명히 했던 1979년 8월의 신민당사 공권력 난입 사건은 YH 노동자들의 인권을 억압하기위해 경찰이 난입했다면 이번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경찰이 침탈”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을 비롯해 민주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대표들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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