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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소송' 하려면 신중해야 하는 까닭

[김형동 변호사의 노동현안 리포트]

김형동 변호사

입력 2010-02-07 04:33:50 l 수정 2010-02-08 08:58:45

최근 환경미화원의 '통상임금 소송'이 전국에서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소송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통상임금 소송은 각종 수당의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 항목를 사용자와 해당 노동조합이 누락시킨 부분을 시정하고 재산정해 각 제 수당의 차액을 구하는 사건이다. 최근 소송들은 조합원의 기본적 권리를 찾아주는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일부 소송꾼들과 소송을 핑계로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통상임금 사건의 문제점과 대안을 제기하려 한다.



필자가 지난 2005년 울산시청 사건과 관련해 노동조합 자문을 하면서 해당 사건을 처음 접했다. 난감하게도 노동조합은 소송의 당부를 물어온 것이 아니라 소송을 대리하던 법률사무소와의 수임료 약정이 부당하다고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막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던 필자도 변호사인지라 다른 변호사가 한 약정에 왈가불가할 입장은 아니었지만 막상 약정서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왜냐하면 약정서에 이른바 성공보수를 50%나 약정한 것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조합원들에게 매우 불공정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대리인은 상당수의 노동조합으로부터 소송위임을 받았다고는 하나 전임 노동조합 위원장의 주도로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합원들에게 소송 내용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위임받은 조합원들 전체가 아닌 단 1명만 당사자(전임 노동조합 위원장)로 시험소송 중으로 일부 승소 취지로 대법원의 확정판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위 약정대로라면 노동조합은 대리인에게 승소액의 절반을 지불해야하며 그 총액이 무려 수억에 이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성공보수 약정은 법원에 가게 됐는데 표면상으로는 성공보수 50%가 무조건 위법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웠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과도한 성공보수 약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정도에 그칠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법원에서 노동조합이 당사자 조합원들을 대표해 위임계약서를 체결한 것이 아니라는 필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노동조합은 대리인에게 실제 소요된 비용정도만 지불하고 소송은 끝이 났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해당 사건에 대한 비판은 아직도 유효하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은 일부 변호사들이 큰 돈을 목적으로 하는 기획소송으로 소송에 조합원들이 이용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조합원들의 잃어버린 통상임금을 찾아 주려는 순수한 목적이라면 최소의 비용만으로도 그들을 도울 수 있음에도 초기비용을 변호사가 부담한다거나 조직관리 비용을 명목으로 무리하게 성공보수를 약정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비판받는 대표적 기획소송은 이른바 청소년들의 불법 다운로드에 관하여 형사고소를 대리하는 경우를 들 수 있는데, 이는 제도의 불합리를 개선해야 할 변호사의 본분보다는 이를 기회로 큰 돈을 벌려고 하거나 그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조합원·청소년)를 이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경험한 다른 사건을 보면 조직적으로 열세에 있는 세력이 통상임금 소송을 만회의 계기로 삼는 경우다. 이 사건은 결국 조직 분열을 가져온다. 대표적인 유형으로 선거에서 패배한 전임위원장 등이 우호적인 조합원들을 규합해 집단적인 소송을 제기하고 노동조합의 무능함과 조합원의 권리보호에 소극적임을 비판해 세력을 키우고자 한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노동조합을 이끌 당시에도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과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로서 진정 조합을 위한다면 이와 같은 소송을 하지는 않았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통상임금 소송으로 정작 이득을 본 측은 다름이 아닌 사용자라는 점이다. 소송으로 노동조합 내부의 분열이 가속화 돼 반사적 이익을 얻게 됨은 물론이고, 소송에 패소하더라도 다음 회계연도에 이를 반영하거나 이를 핑계로 신규인력 채용에 소극적이고 아예 환경부분을 외주화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합원들이 신중한 대응을 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국장 (94kimhy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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