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1일부터 노조 전임자임금 지급이 금지되고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도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전임자임금 해법을 두고 노조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노조가 결성된 지 얼마 안 됐거나,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노조들도 마찬가지다.
<매일노동뉴스>는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경재(42·사진) 노조위원장을 만났다. 분당서울대병원노조는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이 위원장은 “노조 전임자의 활동시간처럼 너무 구체적인 부분까지 법률로 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노사자율로 놔둬도 괜찮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006년 노조 사무국장, 2008년 노조 위원장을 지낸 뒤 지난해 12월 재선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현재 조합원은 632명으로 이 위원장이 취임할 당시인 200여명에서 크게 늘었다.
- 임기 동안 어떤 일에 주력할 생각인가.
“지난 임기 핵심 과제가 조직 확대였다면 이번 임기에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증대된 조합원수를 바탕으로 좀 더 조합을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조합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만들어 조합원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노조운영 외에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노동자 임금·복리후생 향상, 불합리한 제도 개선 등도 주력해야 할 과제들이다. 노사 ‘win-win TFT’를 통해 노사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지난해 노사문화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는데.
“노사 간 소통과 만남의 기회를 많이 가졌다. 과거지향적인 노사 문화보다는 선진 노사문화조성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병원장도 직장 내에서 직원들이 가족같이 지내고 신바람 나게 일하는 것을 강조한다. 병원장이 추구하는 감성경영과 현재 노조가 추구하는 ‘노사 win-win 노선’이 어느 정도 일치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좋게 평가된 것 같다. 노사가 함께할 수 있는 사업도 많이 하고 있다. 노사합의에 의한 노사관계 발전 프로그램 재정지원 사업 참여, 노사합동 한마음 교육·사랑의 쌀 나누기, 노사화합 워크숍·한마음 체육대회·한마음 걷기 대회 개최 등 다양한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저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낮추는 것처럼 사람 역시 자리에 올라갈수록 자세를 낮추라는 것이다. 직위가 올라갈수록 경청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두 번째는 나누라고 하셨다. 일을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배분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누리라고 말씀하셨다. 일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그런 것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야 한다고 하셨다. 이런 맥락에서 병원이 많은 수익을 내면 그 수익을 주민들에게 다시 베푸는 것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인 것 같다. 노조는 기본적으로 희생과 봉사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조합 역시 그렇다. 기본적으로 공공기관 노조로서의 책임을 선행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병원수익과 비례해 조합원들의 임금인상과 기득권 강화에만 골몰했다면 개원 이래 7년 연속 무분규 타협을 이끌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 올해 7월1일부터 전임자임금 지급이 금지되고 타임오프제도가 도입된다.
“우리도 원래 단체협약상에는 노조 전임자가 2명이다. 지난해 3대 임기가 끝나고 올해 새로 전임자를 둬야 하는데, 타임오프 논의 때문에 잠시 보류된 상황이다. 조합비를 가지고 전임자임금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합비의 대부분을 조합원 지원활동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임자를 늘리고 싶은데, 근면위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임자임금 지급이 금지되면 노동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 같다. 노동조합이 변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부분까지 조목조목 법률로 정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든다. 노사자율로 놔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노사가 협상과 타협으로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본다.”
- 아직 상급단체가 없는데.
“일단 유니온숍으로 가기 전까지는 단위노조로서 지지기반을 먼저 갖추고, 그 후에 조합원들과 논의해 상급단체 가입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우리 노조가 추구하는 신 노사문화를 추구하는 상급단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만하다. 그러나 가입여부를 떠나 조합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고 공공노조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선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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