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공사에 주민 무시까지..4대강 사업 누구를 위하나?
[르포] 남한강 살리기 강천보, 이포보 공사 현장 가보니...
박상희 기자 psh@vop.co.kr
입력 2010-03-11 17:10:12 수정 2010-03-12 13:29:47
4대강 개발 현장 직접 가보니
기자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11일 찾은 정부가 강행한 4대강 공사로 3개의 보가 건설 중인 경기 여주군 남한강 일대는 흙탕물로 가득차있었다. 공사 전보다 흙탕물 오염 농도가 무려 30배나 늘었다니 말 다했다.
현재 공사중인 남한강의 강천보는 한강사업구간에 설치되는 3개의 보 가운데 맨 위에 위치해 있는 두문머리다. 강천보 상류에서 진행된 공사는 그 주변 일대는 물론 하류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213만9000㎡의 구간으로 여주 지역의 대표 습지로 꼽혔던 '바위늪구비'에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었던 '단양쑥부쟁이'(멸종2급종의 희귀식물) 서식처는 일제히 파헤쳐져 있었다. 막 갈아놓은 밭 마냥 말끔히 '정리'된 상태였다. 바위늪구비 습지는 작년 4대강 사업 중 '남한강 살리기 사업 6공구' 구간으로 포함돼, 둑과 자전거길, 산책로, 마루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민중의소리
경기도 여주 강천보 하류에 4대강 사업 공사가 한창이다.
'); }희귀식물의 터전을 다 밀어버린 4대강 공사
남한강의 중하류지역에 위치한 바위늪구비 습지는 강원도 원주의 섬강, 충주에서 흘러들어오는 남한강, 안성에서 발원해 남한강으로 흘러오는 청미천이 모인다. 여주군 강천면 강천리 일원과 굴암리 등에 이르기까지 최대 수백만평의 면적을 자랑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처럼 남한강은 하폭이 넓어 하천의 주변을 따라 유속이 느린 지역에 범람으로 습지 지형들이 발달해 있다.
80년대 시절, 주택 건설 정책으로 이 바위늪구비와 남한강 일대에서 골재 채취가 벌어지면서 생태계는 크게 훼손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당시 충주댐 건설로 단양쑥부쟁이가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나마 남한강의 중하류인 여주 강변에 서식 중인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 '4대강 살리기' 공사로 희귀식물은 아예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무엇보다 이곳은 정부가 지정한 환경보호지역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작년 9월, 환경영향평가에서 강천리섬(일명 도리섬) 내에 9만3천500㎡ 규모의 단양쑥부쟁이 집중군락지가 발견돼 샛강 조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훼손되는 서식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을 원형보존토록 하기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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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보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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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가 오염 의혹을 제기하는 토양,
'); }생태계 훼손도 문제지만 식수 오염은 더 심각했다. 공사장의 흙탕물과 오염된 침출수는 강물을 따라 하류 쪽 팔당상수원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상류에는 원주, 문막을 거쳐 오는 섬강이 있는데, 공사로 인해 발생한 오염물질들이 여기를 통해 하류로 흐른다.
강천보 하류(이호대교 남단)의 육상준설을 위해 둑처럼 쌓아 임시 가물막이를 설치해 놓긴 했지만, 오염 여부도 확인이 안 된 퇴적토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자원공사측은 이 퇴적토에 대해 '점토 성분이 많아 물이 새지 않을 것 같아서 사용했다'고 반론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또 지난 1월 28일 퇴적토 시료를 채취해 2월 10일 퇴적토의 오염 농도가 얼마나 되는지 그 결과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그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도 않았다. 결과 자료를 보여달라는 환경단체 요구에 이제와서 '그러겠다'는 구두 약속만 한 상태다.
본래 대규모 공사로 발생한 흙탕물은 침사지를 설치해 부유물질을 제거한 후, 본류로 흘려보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 그렇게도 급박한지', 강천보 하류의 육상준설 공사에서는 발생한 흙탕물을 침사지를 거치지도 않은 채 곧바로 흙탕물을 한강 본류에 방류하고 있었다. 물론 수자원공사측은 곧바로 방류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자세한 현 상황을 알려고 하는 주민이나 환경단체의 접근에는 원천 봉쇄 중이다.
이에 대해 여주환경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은 "공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접근하려고 하면 (용역 인력 등을 동원해) 물리력으로 막고 있다. 실랑이 중에 얼굴을 구타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회의원들의 현장조사나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되면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따라붙는다. 이날도 수자원공사 차량 6대가 어느 곳을 조사하고 취재하는 지 일일이 쫓아다니며 확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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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전 허락 없이는 사진촬영을 할 수 없다.
'); }실제 남한강 하류인 이포보 지역엔 '허가 없이는 사진촬영이 불가하다'는 표지판까지 쓰여 있다. 사진 촬영이나 공사 현장을 보고 싶으면 정식으로 수자원공사에 공문을 보내고 난 후 '허락'을 맡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수자원공사측의 주장이다. 박성순 수자원공사 6공구 건설단장은 "정식으로 공문을 요청하면 언제든 보여줄 용의가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공사 현장을 본다고 하면 사고날 위험이 있지 않나.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식수, 생태계 오염도 불가피..주민들 "정부 사람들이 직접와서 한번 봐라"
상류인 강천보 공사 현장과 여주보를 지나, 하류에 위치한 이포보 공사 현장을 찾았다. 전문가들이 보를 설치하면 물이 썩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아 우려했던 곳이다. 보가 건설되면 수심이 깊어지고 유속이 느려져 물의 용존 산소량이 떨어지고, 결국 수질오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경기개발연구원 팔당물환경센터 송미영 선임연구위원은 "하천 수위가 내려간 지역은 토양수분 감소로 인접 경작지의 용수이용 상황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곳의 보 건설로 "수심이 3m정도 깊어지면서 유속은 종전 0.84㎡/s의 4분의 1수준인 0.24㎡/s로, 확산계수는 1934㎡/s에서 327㎡/s로 6분 1가량 낮아져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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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공사 현장
');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즈음인 현재는 버드나무 잎 없이 앙상한 가지만 볼 수 있지만 여름이 되면 이곳은 장관을 이룬다고 했다. 천송리 봉미산에 있는 신륵사부터 이포보가 있는 쪽까지 강변에는 버드나무 길이 늘어져 있다. 하지만 버드나무는 조만간 없어질 예정이다. 보 공사를 위해 강바닥을 파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작년에 신재민 문화부 제1차관도 이곳에 와서 "이곳의 환경은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그간 물이 오염되도 버드나무 뿌리가 정화작용을 했었는데 이제 버드나무가 없어질 판이니, 물은 점점 썩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전해줬다.
정부 당국자도 이곳이 4대강 공사로 훼손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 못했다는 설명인데, 이곳 주민들은 "직접 정부 관계자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와서 이 현장을 보고 나서 도 4대강 공사를 강행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일침을 놓는다. 이에 대해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서도 4대강 공사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같이 시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공사로 인해 발생한 흙탕물이 한강 본류로 흘러들어가 결국 수도권 2,500만명이라는 인구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이 오염될 것이라는 데 있다. 친환경 유기농 농작물이 집결해 있는 단지로 유명한 팔당의 농민들은 한숨만 쉬고 있었다. 1년 가까이 4대강 공사를 막아보겠다며 주민들이 하나되어 싸우고 있긴 하지만 공권력을 동원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정부, 지자체, 관공서 등이 하나되어 보상금 등으로 회유하는 실정이 답답하다는 토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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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막고 바닥에 콘크리트를 뿌리면 만들어지는 문화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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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크리트 공사가 한창이다.
'); }팔당유기농단지 이제는 없어질 판.. 주민들 한숨만 깊어져
팔당 유기농단지가 있는 곳은 4대강 사업 중 '남한강 살리기 사업 9공구' 지역에 속한다. 양수리에서 가평까지 이르는 북한강변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이곳은 수자원공사의 감정평가를 위한 물건 조사단계에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 작업을 무조건 6월 전에 끝마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곳 주민들의 반발은 극에 달해 있다.
이곳의 주민 90%이상이 유기농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보상금 몇 푼을 받고 쫓겨나면 생계는 막막하다. 또 생명농업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유기농단지로 꼽히면서 내년엔 '경기팔당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그 기대마저 무너뜨렸다. 정부 스스로 대회 개최를 정해놓고 이제와서 4대강 공사 때문에 말을 바꿔 다른 곳에서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한다.
농지보존친환경농업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공동대책위원회 서규섭 대책위원은 기자와 만나 "(수자원공사쪽에서) 공사를 위해 조사를 들어오면 주민들이 막기 때문에 일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인데,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농민들을 압박하거나 회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자원공사가 지난달 24일 이곳에 대한 2차 측량, 지질 조사를 강행했는데, 이를 반대하는 주민과 팔당상수원공동대책위원회 회원이 경찰에 연행됐었다. 연행된 후 경찰조사를 받은 주민들은 기가 막힌다. 서 대책위원도 연행됐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반대 싸움의 주동자가 누구인지를 묻는 것은 물론이고 협조 안 하면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 또 농사짓기도 바쁜데 경찰에 불려다니기 바쁜 실정"이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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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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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 유기농 채소
'); }유영훈 퍌당농민대책위위원장도 "70년대 부터 유기농 친환경 농업단지로 만들어놓은 곳인데, 지금와서 4대강 사업 때문에 이 곳을 없애겠다고 한다"며 "농업을 지키는 생명의 일꾼으로서 콘크리트 제방을 막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이곳을 찾아 '농업도 첨단산업과 똑같다'며 격려를 했었고 김문수 경기도 지사도 2008년 이곳을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지로 적임이라며 칭찬까지 했던 사례를 지적하며 "그래놓고 지금와서는 오히려 우리를 수질오염 시키는 주범이라고 몰아내려 한다. 농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배신행위를 반드시 심판 해야겠다고 이를 악물고 있다"고 전했다.
"보상은 필요없다. 이곳에서 죽을 때까지 살 것이다"
이곳 주민들의 절규다.
박상희 기자ps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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