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울산조선소 전 직원 전환배치 추진
사내하청은 다음달 말 계약해지 … 노조 "매각 사전작업" 반발
구은회 기자
입력 2010-03-17 05:22:32 수정 2010-03-18 11:48:59
지난달 26일 정리해고 중단에 합의한 한진중공업이 이번에는 대규모 전환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울산조선소 임직원 200여명 전원을 부산 영도조선소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 합의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회사측이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17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울산지회(지회장 천원윤)에 따르면 최근 회사측은 다음달 말까지 울산조선소 임직원 200여명을 부산 영도조선소로 전환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측은 또 한진중공업과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하청업체 10여곳에 "다음달 말 울산조선소의 모든 작업이 중단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통보 내용으로만 보면 울산조선소를 폐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회사측은 조섭업계의 불황으로 선박물량이 급감해 울산조선소를 가동하기가 어렵다고 밝힌 상태다.
한진중은 국내에 부산의 영도와 다대포, 울산과 인천 율도 등 4곳에서 조선소를 운영한다. 해외에서는 필리핀 수빅만에서 조선소가 운영되고 있다. 울산과 인천 율도 조선소에 대한 매각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선박 건조물량이 수빅조선소에 집중될수록 국내 조선소의 선박건조 분담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진중 울산지회는 이번 전환배치가 조선소 매각을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조섭업계의 불황으로 지금 당장 조선소 인수의향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측이 매각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선소의 체질을 바꿔 놓고 있다는 것이다.
지회는 특히 회사측이 각 하청업체에 보낸 ‘울산공장 작업중단 예정통보’ 공문 내용에 주목했다. 공문에는 “당사와 사업 단절 뜻하는 것이 아니다. 당사와의 작업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천원윤 지회장은 “정규직을 부산으로 보낸 뒤 하청업체들을 다시 불러들이겠다는 의미”라며 “울산조선소를 ‘비정규직 공장’으로 만들어 때가 되면 매각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울산과 함께 매각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천 율도 조선소 역시 일부 관리직을 제외한 전체 인원이 하청업체 소속이다.
지회는 임금·단체협상에서 관련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회사측은 지회의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천 지회장은 “조선업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에 부산으로의 전환배치는 구조조정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구은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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