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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재판부 "검찰, 한명숙 뇌물수수 방법 특정해야"

김동현 기자

입력 2010-03-18 21:05:15 l 수정 2010-03-18 21:05:50

답답한 건 검찰 뿐만이 아니었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는 18일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권고했다. 핵심증인인 곽영욱 전 사장의 진술이 번복되면서 뇌물을 줬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에 대한 6차 공판에서 변호인단은 "재판 도중 공소사실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이 발견됐다"면서 검찰에 공소장 변경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검찰이 낸 공소장에는 '피고인 곽영욱은 오찬 후 다른 참석자들이 먼저 나가고 피고인 한명숙과 둘만 남아있는 기회에 2만, 3만 달러씩이 담겨 있는 편지봉투 2개를 피고인 한명숙에게 건네주었다'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앞선 공판에서 곽 전 사장은 "돈봉투를 오찬장 의자에 놓고 나왔다"고 증언했고, 봉투가 한 전 총리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곽 전 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뇌물을 건넨 방법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건네주었다'는 추상적인 표현을 썼다"면서 "공소장 변경을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네주었다'는 표현에는 '직접 전달했다'거나 '집기에 놓고 나왔다'는 방법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자 보다못한 재판부는 "그렇다면 탁자에 놓았다는 것이나 비서에게 돈을 줘서 이를 비서가 다시 건네줬다는 것도 다 포함되는 셈이고 결국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행위가 특정돼야 하니 공소사실의 특정 여부에 대해 검토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공소사실 특정여부를 검토해 추후 입장을 다시 밝히기로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도 검찰의 공소사실을 입증해줄 아무런 진술이 나오지 않아 검찰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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