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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 러시아 침략 가상보도 파문 일파만파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입력 2010-03-18 22:21:33 l 수정 2010-03-18 22:25:38

지난 주말 그루지야의 한 방송사가 내보낸 러시아 침략 가상 보도에 대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18일 그루지야와 러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루지야 국민과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가 이번 보도를 비난하고 나섰다. 또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개입설이 불거지면서 그루지야 야당들은 대통령 형사고발까지 거론하며 발끈하고 있다.

그루지야 민영 '이메디 TV'는 지난 13일 그루지야가 러시아의 계획에 맞서 단합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보여주겠다며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의 전쟁을 가상한 보도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방송은 남오세티야 대통령이 테러 공격을 당했으며 즉각 러시아군이 그루지야를 침략,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전쟁 장면을 내 보냈다.

또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사망하고 니노 부르자나드제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국민 정부'가 탄생했으며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사태 수습을 위해 모스크바로 갔다고 전했다.

이 30분짜리 방송이 나가자 사실 여부를 묻는 문의전화가 언론사에 빗발쳤고, 일부 시민은 방송을 보다가 폭격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집에서 뛰쳐나오는 등 그루지야 전역이 혼란에 휩싸였다.

야권은 프로그램 초반 안내 멘트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방송사가 실제 상황이 아님을 알리는 자막을 화면에 띄웠어야 했다면서 해당 방송사를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16일 한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된 이 방송사 간부들 간 전화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공개된 통화내용에 따르면 방송이 나가기 며칠 전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방송 준비 상황에 대해 물은 뒤, '의도된 효과를 내려면 어떤 자막이나 경고 문구도 넣지 마라'고 지시했다.

이 녹음이 언론에 공개되자 야당은 국민에게 공포감을 조성한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형사 고발하겠다며 맹비난했다. 부르자나드제 전 국회의장은 "국민을 공포와 충격에 빠뜨린 이 사기 보도는 우리 정치 지도자가 결코 결과를 염두에 두지 않고 일을 저지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방송국 관계자들은 러시아 정보기관원들에 의한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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