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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홍보 방송' 된 KBS, 해도 너무 하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0-05-09 15:19:56 l 수정 2011-02-25 23:04:15

KBS를 둘러싸고 석연치 않은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누구보다 공정해야할 방송사이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를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 측 임종석 대변인,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 측 백성균 대변인 등은 9일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공영방송인 KBS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편들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를 놓고 KBS에서 ‘현역 단체장의 시정평가’라는 주제에 대해 오 후보에게는 5번의 발언기회(3분 30초)를 주는 반면, 다른 후보들에게는 1번의 기회(1분 30초)만 제공했다.

또한 세종시 문제, 일자리 창출방안, 도시경쟁력 강화 방안 등 3가지 주제로만 토론을 진행하고, 4대강 문제나 무상급식 등에 대한 토론은 진행하지 않는다. 이 두 주제는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를 두고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KBS측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한 방송위원회에서 공정성, 형평성, 객관성을 심사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야당 후보들의 반발로 오는 11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후보간 첫 지상파 토론회는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KBS에 대한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에는 <뉴스9> 최종 큐시트에 포함된 ‘교수 출신 고위 공직자 35% 논문 이중 게재 의혹’ 기사가 일방적으로 보도되지 않았다. 이 뉴스에는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의 이중게재 의혹이 보도될 예정이었다.

박중석 KBS 탐사보도팀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화섭 보도제작국장과 채일 팀장이 뉴스 원고 가운데 ‘차관급으로는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이인실 통계청장 등이 이중게재 의혹 대상에 포함됐습니다’라는 문장에 대해 ‘너무 오래된 것 아니냐, 좀 뺄 수 없느냐’며 수차례 압력을 넣어 뺄 수 없다고 하자, 당일 9시뉴스 방송을 시작한 9시 1분께 최종적으로 빠졌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이 국장은 6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9시 뉴스 리포트는 2분 정도로 짧게 요약하기 때문에 검증 대상이 된 논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반론을 실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안의 경중과 가이드라인을 배제하면 보도내용은 공정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삭제한 이유에 대해 해명했지만 청와대 감싸기가 아니냐는 문제제기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민주당 조대현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서슬 퍼런 정권의 기세 앞에 스스로 무기를 내려놓은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록 박재완 수석을 비롯한 현 정권의 실세들이 포함됐더라도, 언론은 청와대 이전에 국민을 먼저 바라보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C선정위원회가 편파적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KBS가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영입한 일부 MC가 ‘부적격 논란’에 휩싸인 것. 대표적인 인물이 지난해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미발위) 여당 추천 위원으로 활동한 이병혜 명지대 교수다.

이 교수는 MC선정위의 논의에 따라 <한국 한국인>의 진행자로 거론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병혜 교수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앞장서 대변한 인물”이라며 “이분이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KBS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맡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KBS가 MC선정위를 운영하면서 MC선정기준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은 것이다. 특히 누가 MC선정위에 들어가서 활동하는지 등이 내부에서도 전혀 공개되지 않아, KBS본부 측에서는 “MC선정위는 MB정권과 김인규 특보사장의 코드에 맞는 인물을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우려는 기구로 될 수밖에 없다”고 의심을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유진 사무처장은 “KBS는 망가졌다. KBS가 이명박 정권을 편든지 이미 너무 오래”라면서 “KBS 내부에서도 정권에 장악된 KBS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야하고, 국민들도 수신료 인상 거부 운동 등 KBS와 싸워야한다”고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KBS가 이명박 정권의 방송이 된 사례는 너무나 많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야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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