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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활동가 엄 명환씨
');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활동가 엄명환.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오른쪽 팔꿈치에 두른 보호대가 눈에 띄었다. 왜 두르고 있는지 항상 궁금했는데 명환 씨의 인생스토리를 듣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는 만성신부전증에 걸려서 혈액투석을 받고 있어서였던 것이다.
그는 12살 때 갑자기 원인불명으로 만성신부전증에 걸려서 주3일로 혈액투석을 받으러 병원에 가야해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녔다. 때문에 16살 때부터 야학을 다니면서 검정고시 시험을 보고나서야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장을 딸 수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직업은 검도 사범이었다.
즐겨보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프로그램에 검도가 나오는걸 보고 관심이 생겨서 검도를 시작했고 04년부터는 검도를 가르치던 관장님의 제안으로 검도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은 명환 씨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광우병 촛불이 타오르기 전까지 그가 유일하게 관심가진 사회 이슈는 의료민영화였다. 주기적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에게는 중요한 문제였다.
광우병 촛불 집회에 처음 나갔을 때도 그는 이명박 정권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반대해서였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해서가 아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처음에 집회 나갈 때 ‘의료민영화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나갔었다.
집회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구호도 외치고 관심도 없었던 인권에 대해 광우병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하나하나 알게 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피켓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그렇게 조금씩 촛불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명환 씨는 이때 “이때 촛불집회에서 사람들과 함께 구호외치고 토론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평일이면 일하고 주말만 되면 광화문으로 오고 월요일 새벽에 다시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했다”며 “직장만 아니었다면 일주일 내내 촛불집회에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3월에 다니던 도장이 문을 닫으면서 ‘다른 일자리 구할 때까지 좀 쉬면서 촛불집회좀 가서 사람들좀 다시 만나보자’는 생각에 수원 촛불집회에 나오게 되었다. 수원 촛불집회에서 광우병 촛불집회때와 달리 수원의 지역적인 문제들 당시 문제가 되던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수원지역의 재개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게 마음에 와 닿아서 계속 나가게 되었다. 이때 다산인권센터의 박진활동가를 만나게 되었고 자원 활동가로 지원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반올림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다.
2007년 11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22살의 어린 나이에 숨진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이 사실을 다산인권센터에 알리면서 노동산업안전활동가들이 모여 반올림을 만들었다. 이후 추가적으로 제보가 연이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골리앗 삼성재벌을 상대로 반도체 산업과 백혈병 같은 질병들의 직업적 연관성을 규명하고 이러한 사실들을 알려내기 위해 1인 시위, 선전전, 추모문화제 등을 꾸준히 전개했다. 국제적인 연대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명환 씨는 반올림활동가들이 1인 시위를 하거나 추모문화제를 할 때 사진과 영상을 찍는 일을 해왔다.
산재를 인정할 수 없다던 삼성이 조금씩 변화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이 당사자나 가족들에게 위로금을 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하고 지난 4월 최근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공개하면서 백혈병 논란 차단을 위해 적극 나선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삼성반도체 측에서 백혈병이나 그 외 질병들을 산재로 인정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명환 씨는 “우리는 삼성반도체의 노동자들 건강권과 인권 문제로 싸우지만 좀 더 넓게 보면 우리나라의 모든 노동자 문제”라고 했다.
삼성반도체에서 노동자들이 자기 건강을 해치면서도 일을 하고 있고 삼성내부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없으니 삼성이 그렇게 하니 다른 기업들도 따라하고 노동조건은 개선이 안 된다. 명환 씨는 “삼성에서부터 변화가 보인다면 다른 기업들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제일가는 기업 삼성과 싸우고 있으니 힘들고 괴로울 것 같은데 명환 씨는 반올림이 그의 삶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라고 한다.
“예전에 직장 다닐 때 퇴근하면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시간을 의미 없이 보냈어요. 하지만 지금은 오늘 할일이 끝나면 내일은 또 뭘 해야 할지, 사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찍을지 고민하면서 나의 삶의 목적과 존재이유가 생겨 진짜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거든요”
<김한수 기자 hskim@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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