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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 사관학교' 한국 해양대의 '눈물'

수도권과 멀다는 이유로 대학교육박람회에서 '찬밥신세'

김만중 기자 kmj@vop.co.kr

입력 2010-08-05 23:06:03 l 수정 2011-02-25 23:04:15

대학진학에서 ‘인(in) 서울’의 바람이 꺾일 줄 모른다. 수년째 청년실업과 값비싼 등록금 문제가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학력중심·체면중심·연줄중심의 한국 특유의 문화와 막강한 ‘학력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 현실에서 ‘어느 학교 나왔냐’는 당장 취업과 출세에 직결되는 문제다. 공기업은 좀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밖에 대다수 기업은 임용과정부터 승진에 이르기까지 ‘어느 학교 나왔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기능한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평판을 받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리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촌향도’가 2010년까지 수험생들에게 계속되는 이유다.

국립해양대 홍보부스를 지키고 있는 재학생들

한국해양대 재학생 3명이 홍보부스를 지키고 있다

취업이 잘되는 학교도 지방에 있으면 인지도가 없어 학생이 안 모인다. 한국해양대학교가 그런 케이스다.

한국해양대학교는 ‘상선 사관학교’로 불린다. 학교에서 전문적으로 상선의 기관·항해·선박 전자기기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충분하게 교육해줘 조선업체들이 전문가급으로 데려간다. 우리나라가 조선 강국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배를 잘 만들 뿐만 아니라, 커다란 상선에 대한 ‘수요’도 풍부하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고 북쪽으로는 휴전선으로 막혀 있어서 사실 ‘섬나라’다. 수출·수입 모두 ‘큰 배’를 통하지 않고는 무역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연히 항해전문가·상선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런 까닭에 국가적으로 해양대학교를 두 군데 설립했다.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가 그것이다. 해군사관학교를 제외하고는 배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기관은 이 두 곳이 전부다.

배에 관한 한 ‘전문가’가 되는 셈이기 때문에 취업과 대우가 좋다. 취업률은 90%. 남학생들의 경우 상선에서 3년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군이 면제된다. 병역특례로 일하는 까닭에 연봉은 연봉대로 챙길 수 있다. 연봉은 학교 전공을 살려서 일하기 때문에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 이상이다.

이런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5일 박람회에서 한국해양대학교의 부스는 매우 한산했다. 오전 11시 45분부터 12시 15분까지 30분 동안 단 3명이 한국해양대학교를 찾았다. 그 중 상담을 받은 사람은 1명. 나머지 2명은 유인물만 받아갔다.

권민승(22. 해양대 항해학부3)씨는 “저희는 지방대여서 사람들이 많이 안 온다”라며 아쉬워했다. 권 씨는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입학하고 나면 학교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그저그런 대학이 아니라 전문직종으로 안정적인 일자리까지 보장된 ‘좋은 학교’라는 얘기다.

한국해양대학교 홍보 대사들은 학교의 낮은 인지도의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수도권과 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국민들이 ‘배’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안 좋다는 것이다. 권 씨는 “친구들이 해양대학교에 진학했다면 새우잡이 하러가냐고 놀린다”고 토로했다. 한국해양대 졸업생들은 상선에서 갑판 청소의 역할이 아니라, 상선을 지휘하는 전문적인 역할을 한다.

해군사관학교 식의 정복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학교 홍보에 열중인 박사라(21. 한국해양대 항해학부2)씨는 “모든 학생들이 1등급을 받을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수험생들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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