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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노조된다? 언론의 성급한 앞서가기

노동부, “규약 개정과 설립 취소는 다른 사안”

고희철 기자 khc@vop.co.kr

입력 2010-08-18 11:24:22 l 수정 2010-08-18 12:31:33

단식중인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

'전교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



합법화 11년 만에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될 수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노동부와 전교조의 분석이다.

노동부에서 교원노조를 담당하는 박미현 감독관은 18일 “노조 아닌 통보(이른바 설립 취소)와 지금의 규약 시정 명령 문제를 연결지을 수 없다”고 밝히며 “언론의 보도가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지난 3월 31일에 전교조에게 규약 시정 명령을 내렸다. 전교조 규약 중 해직교사의 조합원 자격 부여, 단체협약 체결 시 대의원대회 결의를 거치도록 한 것, 교육감·교육위원에게 조합원 자격을 준 것 등 6개 조항에 대해 노동관계법령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노동부가 8월 3일로 규약 시정 시한을 설정한 가운데 지난 14일 전교조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규약 개정 안건을 처리했다. 전교조는 나머지 조항을 손질하여 문제의 소지를 없앴으나 핵심 쟁점인 ‘해고자 조합원 자격 인정’은 현행대로 유지했다.

현재 노동부는 관할청인 서울남부지청에 공문을 보내 전교조에 대한 사법조치를 시작하라고 지시한 상태이다. 근로감독관의 사법경찰권을 발동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박 감독관은 지난 14일의 대의원대회 규약 개정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며 내용을 파악하여 법에 따라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의 개정된 규약이 관계법령을 어겼다고 판단되면 검찰이 법원에 기소해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노동부는 재차 시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언론이 운운하는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규약 시정과는 별도문제이다. 해직교사가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이를 노동부가 시정명령을 내려 거부하는 등의 절차와 함께 노조 설립을 취소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조합원이 8만 명에 이르는 거대노조의 합법 지위를 박탈할 경우 그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전교조 역시 철저한 사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시정명령 중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점은 규약을 고쳤다. 정부의 사법조치가 있으면 이에 대해 법률적 대응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노동부도 극단적 상황보다는 원만한 해결을 바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양 당사자인 전교조와 노동부의 입장을 볼 때 전교조의 법외노조화가 필연적이거나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89년 출범과 더불어 1500여명의 해직 교사를 안고 10년의 불법시대를 거쳐 99년 합법화된 전교조에게 해직조합원을 조직에서 배제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이다. 적절한 타협점이 모색될지, 극단적 사태로 치달을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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