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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 쪽방촌 이재훈 부인의 ‘집’에 가다

사모님은 어떻게 이런 집을 찾아내서 샀을까?

고희철 기자 khc@vop.co.kr

입력 2010-08-18 18:01:56 l 수정 2011-02-25 23:04:15

이재훈장관 후보자 부인이 가진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찾기가 쉽지 않다

이재훈장관 후보자 부인이 가진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찾기가 쉽지 않다


서울시 동대문구 창신동에 위치한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부인이 소유하고 있다는 집은 찾기가 참 어려웠다.

근처를 몇 바퀴 돌다 결국 배달하는 분에게 주소 적힌 쪽지를 보이고서야 찾을 수 있었다. 한참 전부터 그 앞을 서성였지만 막힌 줄 알았던 곳이 골목으로 이어져 있었다. 서울에서 몇 곳 남지 않은 대표적인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길이다.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부인은 어떻게 이 좁디좁은 골목의 눈에 띄지도 않는 집을 찾아서 지인들과 매입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재개발 고시가 되기 몇 달 전에.

이 후보자 부인의 ‘창신동 집’은 단추 비슷한 의류부자재를 가내수공업으로 만드는 곳이었다. 마침 여성 두 분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인터뷰는 완강하게 고사를 했다.
이재훈장관 후보자 부인의 집 내부, 의류부자재를 만드느라 두 명이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이재훈장관 후보자 부인의 집 내부, 의류부자재를 만드느라 두 명이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이웃의 말에 의하면, 이 집은 전에는 식당이었고 지금은 방 세 개를 터서 작업장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사람이 자는 방과 작업장이 작은 마당을 마주하고 있는 서울 변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이웃에서 주민 정 모씨, 송 모씨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까지 와서 부동산 투기하는 사람들은 양심이 없다. 이 동네 다 환자나 기초수급자인데 다른 데 땅도 많은 사람이 투기를 하냐”며 비판을 해댔다.

세입자인 두 사람에게 인근 쪽방촌 사정을 들어봤다. 대략 한 달 20만원을 주고 사는데 재개발이 고시되면서 집주인들은 세입자들에게 나가라며 비가 새고 수도가 고장 나도 수리를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비어 있다는 방을 둘러봤는데 벽에 온통 곰팡이가 슬어 있었고 문이 열려 있는 이웃집을 들어가 보니 역시 비좁고 허름했다.
창신동 쪽방촌에서는 이런 좁고 허름한 내부구조의 집은 흔하다

창신동 쪽방촌에서는 이런 좁고 허름한 내부구조의 집은 흔하다



인근 부동산은 취재에 부정적이었다. 아무래도 ‘장관 사모님’의 위세가 부담이 되는 눈치였다. 괜히 말 잘 못했다가 사건에 휘말리기 싫다고 했다.

부동산 벽에는 창신동과 숭인동 재개발지구 구역지도가 붙어 있었다. 2007년 4월 30일자로 창신 1, 2, 3동과 숭인 1동 일대에 재개발이 고시되었다. 이 후보자 부인의 집은 1단계 지구에 속해 있었다.

부동산 업자에 따르면 현재는 매매가 거의 없고 재개발 추진위가 결성되어 있는 단계로 아직 조합이 구성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식당에서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중년의 남성들은 냉소적이었다.

고시 직전에 집을 샀다면 엄청난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도 “돈 있어서 투기하는데 할 수 있냐” “있는 사람들 다 그러지 않느냐”는 반응이다.

이들은 부인의 부동산 투기를 이 후보자도 알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지도층 인사들이 다 그러니 이제 문제 삼기도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이 동네에 이 후보자 외에도 투기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점점 공직자 또는 그 부인의 부동산투기쯤은 별 문제가 아닌 일종의 해프닝이 되고 있다. 아니 당당한 재테크 능력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이 후보자는 부인이 쪽방촌 집을 사던 2006년 당시 산업자원부(지금의 지식경제부) 핵심 요직인 무역투자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 부인이 재개발 고시 직전에 서울의 쪽방을 샀다는 것을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참으로 우연찮게 그 집은 재개발 1단계 구역에 속해 있다.

설혹 정보를 미리 빼돌린 부동산 투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런 식의 재테크가 용인되고 장관되는데 문제가 안 되는 것이 과연 ‘공정한 사회’일까? 이 후보자가 얻게 될 수 억원을 호가할 부당이득은 재개발 사업에 투입될 세금의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서울시의 2007-118호 고시문에는 “낙후된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 기반 시설을 확충하여 도시기능을 정비한다”고 창신동, 숭인동 재개발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어디에도 이번 재개발이 부동산 투기나 재테크를 위한 것이라는 문구는 없다.
창신동 쪽방촌의 엉킨 전깃줄 너머 잘 나간다는 일류 쇼핑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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