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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4대강의 비밀', 다음 주에는 방송 가능한가

'광우병 보도' 이춘근 PD, "사장의 사전 시사는 '언론자유'에 대한 도전"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0-08-19 13:19:57 l 수정 2010-08-19 17:23:24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불방 사태에 분노한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18일 총회를 열고 다음 주 화요일에도 김재철 사장이 사전 시사를 빌미로 방송을 막을 경우 프로그램 제작을 전면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법률적 자문, 대본 심의 과정을 거쳤는데도 김 사장이 불방 결정을 내린 것은 “언론 자유를 송두리째 짓밟는 유례없는 테러”라는 것이다.

총회에 앞서 시사교양국 이춘근 PD를 만나 제작진들이 바라보고 있는 ‘PD 수첩 불방 사태’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 PD는 지난 2008년 PD수첩에서 이른바 ‘광우병 보도’를 연출하며 경찰에 긴급체포 되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이춘근 PD가 18일 오전 김재철 사장 출근에 맞쳐 PD수첩 불방사태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춘근 PD가 18일 오전 김재철 사장 출근에 맞쳐 PD수첩 불방사태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측은 ‘사전 시사’가 필요한 명분으로 ‘광우병 보도’로 시청자 사과방송을 한 경험을 꼽았다. 때문에 방송에 앞서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PD는 이런 사측 입장에 다소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법원 재판에서도 ‘광우병 보도’는 사실 관계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사소한 번역 오류가 있다는 것이지 (허위사실 방송 등) 제작진의 오류가 아니라는 것이 법원에서 밝혀졌다. 결국 사측이 광우병 방송을 이야기하며 ‘4대강 비밀’ 편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사실관계 오류를 밝히겠다는 것보다는 비판 프로그램을 입막음하겠다는 뜻이 강하다.”

이번 PD수첩 불방 사태 논란의 핵심은 ‘사장의 사전 시사’가 정당한 지 여부다. 사측에서는 ‘노사관계 규정집’을 근거로 “각 사의 사장은 방송의 최고 책임자로 공정방송 실현의 책무를 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노조에서는 ‘편성, 보도, 제작상의 실무책임과 권한은 관련 국, 실장에게 있으며, 경영진은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사장이 공정방송 책무를 진다는 것은) 프로그램은 국장이 책임지고, 외압에 취약한 사장과 경영진은 이에 ‘간섭하지 않는 형태’로 공정방송 실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외압에 약한 사장이 프로그램에 개입하게 되면 공정 방송은 무너지는 것으로 앞으로 이와 같은 사례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사전 검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 PD는 “PD수첩은 언론인의 양심으로 만드는 프로”라며 “사전 시사를 허용하면 앞으로 사장 자신의 정치적 호불호에 따라 프로그램에 민감하게 개입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공영방송 사주가 사전 시사를 하고자하는 것은 민주주의, 언론자유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작진 입장에서 (취재 대상자가) 앞으로 민사소송 등 법적절차를 걸어올 때마다 방송 이후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방송 전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면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경우 비판이라는 본연적인 성격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근하는 김재철 MBC 사장

MBC PD수첩 17일자 방송분 '4대강 수심 6m의 비밀' 이 경영진에 의해 불방된 가운데, 김재철 사장이 18일 오전 출근하고 있다.



이제 관심은 다음 주 화요일 ‘4대강 비밀’ 편이 사전 시사 없이 방송할 수 있을지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실재 방송이 보도되면 ‘4대강 사업’ 추진에 대한 의사 결정을 어떤 과정을 거쳐 누가 하고 있는지 여부가 일정부분 해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사전 시사 등을 이유로 방송이 나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불방 사태를 계기로 '4대강 비밀' 편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PD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의혹이 높은 상황에서 국민들은 지금 누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은 국민들이 의혹을 가진 것에 대해 보도를 하는 것이 책무다. 방송에 대해 문제가 있으면 시청자들이 판단할 문제이지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으로 제동을 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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