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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회계조작 통해 고의 파산” 의혹 파문

5개월 사이 부동산 5,252억->1조 197억, 고무줄 평가감정

고희철 기자 khc@vop.co.kr

입력 2010-08-24 15:06:23 l 수정 2010-08-24 16:54:16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였던 상하이차가 회계 조작을 통해 고의 파산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폭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투기감시센터가 회계조작 의혹을 폭로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투기감시센터가 회계조작 의혹을 폭로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최근 2007, 2008년 쌍용차 회계 자료를 분석한 끝에 쌍용차 소유의 부동산 가격을 고의로 낮춰 파산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안진회계법인이 제출한 2008년 감사보고서에서 2008년 한 해 동안 건물이 약 50%, 구축물(굴뚝, 옹벽, 하수도 등 설치물)이 약 65% 가격 하락한 것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2007년 24억 여원에 불과했던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자산 손해 금액이 2008년에는 무려 5,132억 원에 달했다. 무려 200배가 훨씬 넘는 차이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5,252억 원으로 하락했던 쌍용차 소유 부동산가격이 단 5개월 만에 다시 1조 197억원으로 실사조정된 것이다.

V자를 그리면서 반 토막났다가 다시 원상회복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쌍용차 소유의 부동산 가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노조의 상황 인식은 다음과 같다.

상하이차가 2008년 쌍용차를 정리하고 ‘먹튀’를 하기로 결심했다. 상하이차는 조작된 2008년도 감사보고서를 쌍용차가 자산이 없고 부실하니 정리해고와 법정관리(즉 파산)가 불가피하다는 강력한 근거로 제시했다. 상하이차는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고 매각 절차를 추진하면서는 자산을 원래 가치대로 계산하여 쌍용차의 제 값을 다 받아냈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제시한 노조는 “상하이차가 ‘먹튀’를 위해 법정관리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회계조작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사태의 더욱 심각한 문제는 명백히 조작된 감사보고서가 ‘2,646명을 정리해고해야 회사가 산다’는 근거로 작용한 것이다. 자산이 무려 5000억 원 이상 낮게 평가된 자료를 바탕으로 ‘2646명’이라는 정리해고 규모가 결정됐다.

경영진은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법원은 법정관리를 받아들여 사실상 이를 지원했다. 이에 저항하여 노동조합은 77일 간의 옥쇄파업 투쟁을 감행하고 이 과정에서 9명이 죽고 3000여 명이 해고를 당했으며 100여 명이 연행, 구속되었다.

뿐만 아니라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로 사회적 갈등 격화라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손실과 피해를 전 국민이 입었다.

한편 이날 11시 서울 중앙지법 앞에서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투기자본감시센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사무금융연맹 등의 대표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쌍용차 회계 조작과 고의 파산 의혹의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왜곡된 자료에 근거한 정리해고 희생자의 복직을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의혹이 제기된 23일, 쌍용차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인수합병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계 조작과 고의 파산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에 따라 쌍용차는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 특히 정리해고자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마힌드라 그룹으로의 매각도 평탄치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노동조합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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