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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천안함 페이지 넘길까 말까' 만지작 만지작

정지영 기자 jjy@vop.co.kr

입력 2010-08-29 11:53:29 l 수정 2011-02-25 23:04:15

한.미가 고심에 빠졌다. '천안함 페이지를 드디어 넘길 때가 왔나'가 고민의 내용이다.

중국과 북한이 최근 6자회담 재개 등 '대화 국면 전환' 노력에 나선 가운데, 아직까지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이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미 양국은 북한 문제와 이란 문제에서 양국 공조를 기반으로 대북제재를 추진하고 있고, 연합군사훈련도 예정하고 있는 등 '출구전략 모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양국 내에서 모두 본격적인 대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를 대비해 모멘텀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인식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 대북 새로운 접근법 고민중

미국은 최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북에 보냈으나, 기대한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카터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귀환했기 때문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관계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버리면 찬반양론이 분명해져 버리기 때문에, 민주당이나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대화를 시작하고 성과가 있을 듯 있을 듯 끌고가는 게 정치적으로 안전했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존 케리가 방북을 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카터를 보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정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북 관여(engagement)'를 위한 '신선한 노력(a fresh effort)'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 내에서는 이대로 북을 압박만 했다가는 이도 저도 아니게 되지 않겠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 정부가 대북 강경정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북 관여(engagement)'를 위한 '신선한 노력(a fresh effort)'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 정부가 새로운 대북접근법을 취하기에 앞서 북에 대한 추가 압박은 추진하겠지만, 미 행정부 내부에서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한을 움직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최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고위급 대북정책 평가회의를 소집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들은 것은 이같은 문제의식에 의한 것이라는 게 NYT의 해석이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 장관은 강력한 대북 금융제재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 현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정부는 내주 초쯤 새로운 대북 행정명령을 발표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 신문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이 제재보다 대화에 방점을 둔 새로운 대북접근법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천안함 사건 직후에도 6자회담만이 '해법'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전통적인 대화론자로 알려져있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27일 성명에서 곰즈 석방에 대해 "북한이 올바른 일을 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의미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사실상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매파 성향 전문가들조차도 대화없이 압력만 가하는 정책은 전쟁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이 신문이 덧붙여 주목된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최근 9월 중순 유엔 총회에서 참가국들이 북한과의 대화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유엔 총회'가 국면 전환 여부를 가늠할 장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정부, '선 천안함' 고집 접었다?

한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대북정책 기조 변화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북의 책임있는 태도를 6자회담 재개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에 수해지원 의사를 알린 것이나, 5.24조치 이후 문을 꽁꽁 걸어잠갔던 민간지원 단체들의 방북을 허용한 점은 이전보다 유화된 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 정부에 쌀지원 재개를 제안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정부가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면서 비공식적으로 천안함 사건도 논의하자는 대안을 중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언론보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정부가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면서 비공식적으로 천안함 사건도 논의하자는 대안을 중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언론보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최근 정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의 사과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 대신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면서 비공식적으로 천안함 사건도 논의하자는 대안을 중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부는 '선 천안함, 후 6자회담' 원칙을 고수해왔으나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대화제의를 마냥 거부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내부에서 제기돼왔다. 이로 인해 우다웨이 방한 중 그에게 6자회담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변화된 입장을 설명했으며, 우다웨이 대표는 이를 북한에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6자회담 당사국들은 다음 달 중순 유엔 총회에서 장관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도 정부의 천안함 대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 정세 관리를 위한 우다웨이 대표의 순방, 9월 초순 북한의 당대표자회와 9월 중순 유엔총회, 11월의 G20 서울정상회의와 미국의 중간선거 등의 주요 계기를 거치면서 한국과 미국은 관련국들의 입장을 주시하면서 국면 전환의 여부와 시점을 조율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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