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견 전문가들 "파견 확대로 고용 해결 못해"
일본, 2004년 제조업 파견 허용 이후 파견규모 급증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입력 2010-09-01 06:17:15 수정 2010-09-02 14:59:27
정부가 제조업을 포함한 파견 허용업종 확대를 추진하고 재계가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앞서 제조업에 파견직을 허용했던 일본의 경우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를 방문한 일본의 파견 문제 전문가 타카요시 요로이 교수·와키타 시게루 교수(이상 류코쿠대 법학)·카즈미치 고카 교수(카나자와대 경제학)는 “고용의 불안정성과 저임금 노동력을 늘리는 것은 결코 실업 문제의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제조업 파견 허용과 관련 규제완화에 초점이 맞춰진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우려를 표했다.
일본 정부가 5년마다 실시하는 ‘취업구조 기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97년 25만7천명이었던 파견노동자는 2002년 72만1천명으로 늘었고, 2007년에는 160만8천명으로 급증했다. 15년 사이 파견노동자수가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2002~2007년은 일본 경기가 비교적 좋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파견노동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04년 제조업에 파견이 허용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파견고용관계의 구조적 모순은 파견노동자를 직접 사용하는 원청업체 사용자가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원청업체 사용자와 파견노동자 사이에 끼여 있는 파견사업주가 이른바 ‘비용삭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대한 싼값에 파견노동자를 공급하는 역할이 파견사업주의 주요 역할인 것이다. 파견업체는 산재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은폐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산재가 발생했을 경우 원청업체와 파견업체가 모두 산재신청을 해야 하는데, 원청회사를 배려한 파견업체가 알아서 산재를 은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스스로도 고용상 불이익을 우려해 산재처리 대신 자비를 들여 병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생노동성이 매년 집계하는 ‘노동자 파견사업의 사업보고 집계’에 따르면 파견업체들의 이익은 매년 급격하게 상승했다. 제조업 파견이 허용된 2004년 이후 이익 상승률은 더욱 가팔라졌다. 제조업 파견 허용 직전인 2003년 파견업체들의 전체 수익이 2조3천614억엔이었던 데 비해 2008년에는 7조7천892억엔까지 치솟았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버는 셈이다. 실제 원청업체가 지불하는 파견요금중 노동자의 임금으로 돌아가는 몫은 2008년 평균 68.8%에 불과했다. 나머지 31.2%는 파견사업주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중간착취가 횡행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경우 26개 전문업종의 파견 허용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전체 업종의 파견기간은 제한하지 않고 있다. 파견노동자들의 고용이 얼마나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만 221만명의 파견노동자가 해고를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Copyrights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