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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이냐 '기사회생'이냐, 노키아의 운명은?

CEO교체, 신제품 출시...'영광' 재현할까

구도희 기자 dohee@vop.co.kr

입력 2010-09-15 17:34:51 l 수정 2011-02-25 23:04:15

삼성전자, LG전자와 HTC 등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하반기 중 다양한 안드로이드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안드로이드 OS는 특유의 개방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들의 스마트폰 OS로 채택돼 점차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노키아의 심비안 OS는 점유율 40.1%로 1위를 차지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17.7%로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OS가 17.5%, 애플의 iOS 15.4%,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모바일 OS 4.7% 순으로 예상됐다.

NOKIA

핀란드 에스푸(Espoo)의 노키아 본사



또 오는 2014년에는 안드로이드 OS가 29.6%의 점유율로 30.2%의 심비안 OS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전망됐지만, 이를 달리 말하면 안드로이드의 급격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4년 뒤에도 스마트폰 OS 최강자는 여전히 노키아라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안드로이드폰 공세와 스마트폰에서 뒤쳐져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키아의 저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세계 최대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는 회생을 위해 전략 스마트폰 N8과 3종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선보이고 임원진을 전격 교체하는 등 재기에 나서 과거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키아

노키아의 최신 스마트폰 N8

지난 2분기 노키아의 글로벌 휴대전화 판매량은 전년 동비 대비 7.6% 증가한 1억1110만대 가량으로 35.8%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매출은 100억유로(약 15조원)였다.

그러나 노키아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하락해 9.5%를 기록했고 심비안 OS의 부진 등으로 스마트폰 평균 판매 단가(ASP)는 143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21.1% 하락했다. ‘규모의 경제’로 저가폰을 대량 생산하는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았던 것.

이에 노키아는 휴대전화 시장 최강자 자리를 되찾기 위해 지난 14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노키아월드2010’ 행사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대항마로 스마트폰 ‘N8’와 3종의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지난 4월 최초 공개된 N8은 노키아의 전략 스마트폰으로 다음달 1일 영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정식 출시된다. 국내에는 내달 중으로 KT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N8는 HD급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칼자이쯔 렌즈를 탑재한 1200만화소 카메라와 3.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장착했다. 전면의 카메라를 통해 영상통화도 가능하며 HDMI 단자를 지원해 휴대전화 영상을 TV등에 연결해 볼 수 있다. 또 와이파이(무선랜)와 블루투스 2.1, GPS 등의 기능도 탑재했으며 16기가바이트(GB)의 메모리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최대 32G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운영체제는 노키아의 최신 OS인 ‘심비안3’를 탑재했다. 보조금과 세금을 제외한 가격은 370유로(476달러)다.

또 이날 노키아가 새로 공개한 스마트폰은 ‘E7’, ‘C7’, ‘C6-01’ 등 3종류로 이 제품들 역시 심비안 OS를 탑재했다. 노키아에 따르면 심비안3 OS는 UI(사용자환경) 편의성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향상됐고 사용자 편의성을 좀 더 높이는 등 250여개의 새로운 특색과 기능을 갖췄다.

새 스마트폰 E7은 4인치 AMOLED(아몰레드) 터치스크린과 함께 쿼티 자판을 장착했고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디자인된 만큼 사무용 문서와 이메일 작업에 최적의 기능을 갖췄다고 노키아는 설명했다. 또 ‘클리어백(ClearBack)’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야외 시의성이 개선됐다. 카메라는 800만화소이며 듀얼 LED 플래시와 HD 비디오 캡처 기능을 갖췄다. 특히 E7은 그레이, 그린, 화이트, 블루와 오렌지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495유로(636달러) 가량이다.

C7은 3.5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와 유리 재질의 터치스크린을 채용했다. E7과 마찬가지로 8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고 블루투스 3.0과 8GB 메모리를 장착했다. 특히 C7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적합하다. 가격은 335유로(430달러) 가량으로 예상된다.

E7

노키아의 새 스마트폰 E7


C6-01

노키아의 새 스마트폰 C6-01



C6-01은 260유로(334달러)로 세 모델 중 가장 저렴하다. 3.2인치 AMOLED, 클리어백 디스플레이와 8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전면 카메라도 있으며 ‘오비 뮤직’을 지원한다. 재질은 스테인레스 스틸과 유리를 함께 사용했다.

노키아는 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을 확실하게 탈환하기 위해 오는 11월 경 인텔과 공동 개발한 모바일 전용 OS ‘미고(Meego)’를 탑재한 ‘N9’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미고' 활성화를 위해 11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미고'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미고'는 안드로이드 OS처럼 오픈소스를 지향하는 리눅스 기반의 OS로 현재는 1.0버전까지 공개된 상태다. 특히 '미고'는 3D를 활용한 입체적인 이용자경험(UX) 구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마트폰 강자의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노키아의 전략은 이 뿐만이 아니다. 노키아는 지난주 최고경영자(CEO) 전격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의 새 CEO로 영입된 스티븐 엘롭.

노키아를 부활시킬 새 CEO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 부문 대표인 스티븐 엘롭(46)이다. 엘롭 신임 CEO는 MS에서 오랜기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아온 전문가로 캐나다인이다. 145년 노키아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이 CEO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아르야 수미넨 노키아 대변인은 “신임 CEO는 소프트웨어시장의 경험과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여년간 노키아를 진두지휘한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전 CEO를 대신해 엘롭을 신임 CEO로 영입한 것은 노키아의 절박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2분기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각각 35%, 50%의 막강한 점유율을 보였지만 스마트폰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에서는 겨우 5.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런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캐나다 출신인 엘롭을 CEO로 영입함으로써 북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앱스토어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안시 반요키 노키아(54) 모바일솔루션사업부장과 요르마 오릴라(60) 노키아 이사회 의장 역시 퇴진한다. 노키아월드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전격 사퇴를 발표한 반요키 사업부장은 1991년 노키아에 합류한 이후 노키아의 핵심사업부인 모바일 솔루션사업부장과 이사회의 멤버를 역임하며 N시리즈 스마트폰과 미고 플랫폼 설계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인물.

2006년까지 14년 동안 노키아 CEO를 역임하면서 노키아를 세계 최대 휴대전화 업체로 키운 오릴라 이사회 의장은 2012년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오릴라 의장의 사퇴가 엘롭의 영입 발표 직후 나온 점을 감안할 때 일련의 인사는 신임 CEO에게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노키아가 강력한 개혁을 추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같은 개혁과 고사양의 스마트폰 출시를 바탕으로 노키아가 회생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앱 생태계 구현을 구입 동기의 중요 요소로 생각하고 있으며 과거처럼 단순히 1200만화소 카메라 등 기기의 스펙(사양)만을 보고 스마트폰을 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IT전문지 '와이어드' 영국판에 따르면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는 25만개의 앱이 등록돼 있으며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5만개의 앱이 있다.

OS 비교

앱스토어 규모 비교



반면 노키아의 오비스토어에는 1만3000개의 ‘콘텐트 아이템들(content items)’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아이템은 전부가 앱이 아니며 음악, 영상과 다른 모바일 용 콘텐츠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와이어드는 설명했다.

따라서 노키아가 스마트폰 최강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사양의 스마트폰 개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앱의 확보 여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관건으로 보인다.

이 점을 인식한 노키아는 ‘노키아월드’ 행사에서 새롭고 다양한 OS 전략을 내놓았다. 개발자들이 앱을 손쉽게 개발하도록 심비안과 미고 OS까지 설계할 수 있는 ‘Qt SW개발툴’을 공개하고 터치스크린용 SW앱 개발툴까지 제공키로 했다. 또 ‘빌트인앱’ 구매 기능을 통해 무료 앱을 다운로드한 고객들이 프리미엄의 유료앱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했다.

노키아가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와 더불어 쏟아지는 고사양 스마트폰들에 맞서 N8를 필두로 세계 최대 휴대전화 업체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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