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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바다의 화려한 부활

음반협회 또다시 '프로그램' 법정에 세울까?

현석훈 기자 radio@vop.co.kr

입력 2002-08-25 00:05:01 l 수정 2011-02-25 23:04:15

소리바다가 부활했다. 지난 7월 31일 소리바다의 검색서비스가 중지되면서 '사실상 폐쇄'사태를 맞이한지 20여일 만에 서버 없는 소리바다 '소리바다2 Beta'를 선보이며 정보의 바다에 새롭게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소리바다2가 등장한 직후인 24일 오전 한때 검색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검색이 되지 않는 소리바다를 왜 내놓았냐'며 볼멘소리를 냈으나, 곧 접속자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서비스보다 향상된 속도와 간편한 설치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실제로 '소리바다2'는 곡 리스트를 서버에서 제공하던 '소리바다 1.94'버젼보다 2배 이상 검색속도가 빨라졌으며, 방화벽(firewall)과 메스커래이딩(Masquerading. 인터넷 연결공유)서버 내의 인터넷 환경에서도 복잡한 네트워크 설정 없이 쉽게 접속이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리바다를 만든 양씨형제는 이미 "그 어떠한 형태로든 소리바다가 운영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서버가 필요하지 않는 소리바다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소리바다의 화려한 부활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소리바다2_beta\". 포트설정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민중의소리



네티즌들은 소리바다가 서비스를 재개하자 일제히 메신저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소리바다의 부활'소식을 긴급히 타전했고, 소리바다 게시판에는 오늘 하루 20,000여 명이 몰려 소리바다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소리바다는 현재 접속자 폭주로 인해 종종 불안한 접속환경으로 컴퓨터가 다운되는 현상도 있긴 하지만 네티즌들은 개의치 않고 '정식버전을 기다리자'며 '부활한 소리바다'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소리바다의 서비스 중지로 그간 WinMX와 e-Donkey등지로 무대를 옮겼던 네티즌들도 다시 소리바다로 몰릴것으로 보인다.

WinMX의 까다로운 네트워크 설정과 e-donkey의 불편한 인터페이스는 이를 사용하던 네티즌들의 불만을 샀으며 특히 두 P2P 소프트웨어는 복잡한 구조 외에 시스템이 현저하게 느려지는 현상과 느린 내려받기속도 때문에 네티즌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소리바다의 부활은 네티즌들에게 있어서 '가뭄의 단비'격으로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소리바다와 음반협회, 제2라운드 열리나

한국음반협회는 바빠졌다. 소리바다를 법정소송으로 사실상 폐쇄시킨 한국음반협회가 소리바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윈맥스' 등 외국 P2P(개인대개인) 서비스 사이트와 국내 P2P 사이트에 네티즌들이 접속하지 못하도록 인터넷접속서비스업체(ISP)에 원천봉쇄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협회의 박경춘 회장은 " 지난 21일 소리바다가 중지된 후 국내외 유사 사이트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번주 말이나 내주 초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 공언한 바 있어 음반협회와 '소리바다2'는 다시한번 정면으로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허나 제2라운드는 쉽지 않을것으로 예견된다. 소리바다2는 P2P프로그램으로 탈바꿈돼 음반협회는 모든 P2P업체를 대상으로 전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소리바다의 화려한 부활

\'소리바다포럼\'에 쏟아진 내티즌들의 환영사.오늘하루 20000건이 넘었다. ⓒ민중의소리



ISP의 원천봉쇄, 가능한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광케이블을 자르면 가능할까. 사실 소리바다의 부활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고, 소리바다측은 공개시기를 조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음반협회는 모르겠지만, 이미 이전부터 소리바다 프로그램을 수정하여 다른 경로를 통해 소리바다에 접속하는 아류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었다. IP우회 프로그램의 사용은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 돼버린지 오래다. 현재 ISP업체에서는 해외의 몇몇 사이트들의 IP주소를 국내에서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긴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러한 업체의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공공연하게 접속하고 있다.

이처럼 네티즌들은 통신강국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며 말 그대로 '날아다니고' 있다. 음반협회는 지금 자전거를 타고 이들을 쫓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과연 얼마나 빠르게 음반협회의 시도가 ISP 업체들을 장악하느냐' 하는 것인데 ISP업체는 기본적으로 네티즌들에 의해 수익을 얻고 있는 입장이어서 법적 강제 없이는 음반협회의'제안'을 받아들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기존의 소리바다가 서버를 통해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 등장한 '소리바다2'는 사용자와 사용자를 중계해 주는 서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제물'로 삼을 '실체'가 없는 셈이다.

특정 포트를 막는 방법도 불가능해 보인다. 소리바다는 지난 1.94버전에서 9001~9004번 대역의 포트를 사용했던 것과는 다르게(참고로 현재 익스플로어는 80번포트를 사용한다. WinMX는 6669번) 스스로 방화벽을 검색, 열려있는 포트를 검색하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ISP에서 모든 포트를 막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하다.

음반협회는 자기무덤을 파고 있다

음반협회가 소리바다를 세우자 WinMX가 등장했다. 음반협회의 의도와는 달리 엉뚱하게 WinMX만 키워준 셈이 되었다.

녹슬은 구태의연한 법적인 강제나 극단적인 조치는 음반협회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터넷을 장악하려든다는 비난의 화살만 돌아갈 뿐이다. 물론, 여기서 불법복제를 두둔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에게 채찍을 휘둘러대서는 곤란하다. 그들은 소비자다. 그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그들은 질좋은 복제음반으로 보답할 것이다.

일련의 소리바다 사건으로 인해 네티즌들은 "왜 음반을 사지 않는가"에 대한 의견을 조목조목 짚어댔다. 하지만 음반협회는 소리바다에 초강경 대응으로 '문화공급자'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답했다.

실력없는 '붕어가수'를 양산하고, 한 두곡 넣어 '끼워팔기'식 음반을 뿌려댄지 몇해다. 씨감자가 부실하면 싹이 나지 않는 법이다. 음반판매량 감소는 MP3때문이 아니다.

네티즌들의 불법복제에 대한 도덕성을 탓하기엔 음반협회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할것이다.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연예계 비리는 네티즌들에게 자성을 촉구할만큼 음반협회는 도덕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 못하다. 심지어 "내가 산 음반 한 장 뇌물돼서 돌아간다"는 말이 떠돌 정도다.

소리바다의 화려한 부활

사용자화면 비교. 맨위부터 소리바다, Winmx, e-donkey ⓒ민중의소리



'소리바다2'가 전하는 메세지

'소리바다 1.94'는 음반협회에 너무나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네티즌들은 일련의 '소리바다 사건'을 통해 음반시장이 침체된 이유와 네티즌들이 음반을 사지 않는 이유를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공짜'가 아닌 '유료화'를 통해서라도 합리적인 해결을 촉구하였다. 하지만 음반협회는 이를 외면하였고, 결국 소리바다를 멈춰 세웠다.

음반협회는 채찍을 버려야 한다. 채찍을 들면 들수록 오프라인 음반시장은 어두운 질곡을 벗어나지 못한다. 초반에는 네티즌의 완승으로 돌아갈지 모르나 결국, 온라인 음악도 질적 저하를 가져올 것이 불보듯 뻔하다. 음반협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무엇이 네티즌과 화해할 수 있는 방법인지 찾아내야 한다.

'소리바다2'가 등장했다. 새롭게 등장한 소리바다는 정박하는 항구가 없다. 망망대해를 떠돌며 쉼없이 네티즌들을 태우고 내릴 것이다.

소리바다2는 인터넷과 네티즌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음반협회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 셈이다. 음반협회로 하여금 등돌린 네티즌들을 다독거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체없는 '프로그램'을 법정에 세울지, 공존의 길을 모색할지는 전적으로 음반협회의 몫으로 남겨졌다. '소리바다2'가 전하는 메세지는 이처럼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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