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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양심수를 석방하라⑤> 민주노동당 박용진 위원장 아내 조형숙씨

김도균 기자 vnews@vop.co.kr

입력 2003-01-30 22:40:50 l 수정 2003-01-30 22:40:50

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대학졸업식 부모님과 찍은 사진 ⓒ민노당강북을지구당



지난 2001년 3월 31일 종로1가, 전국민중대회 거리행진이 막바지로 치다를 무렵 선무방송으로 정리집회 사회를 보던 민주노동당 강북을 지구당 박용진 위원장이 경찰의 강제침탈과정에서 폭력연행됐다. 이날 서울종묘공원에서는 청년학생, 노동자 등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경제침략 평화위협 미국반대와 민생파탄 개혁실종 김대중정권퇴진을 위한 전국민중대회'가 개최되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반대와 국가보안법 철폐, 미국의 전쟁분위기 조성,NMD.TMD저지 등의 요구들이 터져 나왔다.

박용진 위원장은 현재, 집회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다. 애초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혐의까지 씌워졌었다. 98년 여름, 형사들이 노동절 집회때의 사진을 문제삼아 집에 난입, 박위원장을 강제연행해 간 일이 있었는데 박위원장은 그일로 이틀가량을 유치장에 갇혀있어야 했다. 주위에서 항의방문 등을 조직해 불구속으로 나왔고 1심재판을 받은 후 2000년 총선에 출마했다.

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2001년 3월 민중대회중 경찰에 폭력연행되는 박위원장 ⓒ민노당강북을지구당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에 관해서는 항소를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고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수번 1933)중이다. 2004년 3월 27일이 만기일.

"시부모님께서 한달에 한두차례 면회를 가시고 제가 두세차례 면회를 갑니다. 지난주 토요일에 면회를 다녀왔구요. 몸은 건강해요. 사실 작년 8.15까지는 불확실한 상태였죠. 최근 특별사면 여부로 논란이 많아 감옥안에서 힘들겠지만 의지가 강해 이겨내리라 생각합니다."

남편인 박용진 위원장과 동갑인 조형숙씨. 두사람은 지난 2000년 10월초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이 다음해 3월말 연행, 구속되었고 지금은 조씨 혼자 생활하고 있다. 정작 두사람이 함께 있었던 시간은 6개월이 채 안된다. 조씨는 현재 서울가정법원 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감옥에서 온 편지 ⓒ민노당강북을지구당



조형숙씨는 94년 당시 숙명여대 문과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었고 남편은 북부총련 의장(성균관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중이었다. "회의가 있을 때 얼굴을 자주 볼 기회가 있긴 했었는데 연애감정 같은게 있었던 건 아니었고 남편이 군대를 제대한 97년 이후에 연애를 하게 됐다고 볼 수 있죠."

"결혼을 결정을 하기전에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정치운동을 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습니다. 남편은 스스로 일이 즐거워서 하는 것 같았어요. 체질에도 맞는 것 같고... 대중앞에서 그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요."

조씨는 남편을 '장단점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장점이라고 한다면 항상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거겠죠. 그런데 그런 모습이 가끔 지나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해 오해를 사기도 합니다. 그게 단점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요. 항상 부족한 점을 채우려고 노력합니다. 옆에서 볼 때 가끔 답답할 때도 있지만 늘 계획하고 부족한 점은 반성하고, 노력함에서 나오는 자신감과 당당함이라고 봅니다."

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조형숙씨 ⓒ민중의소리

박위원장은 옥중에서 매일매일의 계획을 세우고 생활을 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편지를 쓰기도 하고... 그동안 경제학원론을 공부했었는데, 요며칠간은 집중이 잘 되질 않는지 소설'한강'을 읽고 있어요." 남편은 역사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사람에 대한 기억은 같이 만들어가야 하는데 떨어져 있는 공백이 커지다 보니 그런부분에서 교감이 이뤄지질 않는거죠. 안에서는 계속해서 지난 과거와 기억들을 되찾는데 밖에 있는 저는 직장생활 등으로 바쁘다보니 그런 기억들이 퇴색되어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아직도 연애중인 것 같고... 안과 밖의 감정이 다른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남편은 안에서 아내를 그리고 밖에 있는 저는 아직도 남편이 애인사이인 것처럼 느껴지고... 서로간의 교류가 없다보니 그런 문제들도 생기네요."

"심리적으로 지치는 면이 큰 것 같습니다. 탄원서를 쓰고 있지만 탄원서를 백번이라도 쓰라면 쓰겠지만 현실적으로 큰 힘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남편도 감옥안에 있으면서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 하는 것 같아요. 편지에도 그런 글을 남기곤 하거든요. 같이 장도 보고 식사도 같이 하고 싶다는..."

조형숙씨는 지난 9월초 결혼한지 만2년만에 이사를 했다. "남편이 나오면 새집에서 지내게 되겠죠. 지금은 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혼자 지내야 하는데... 거의 잠만 자고 나오는 상황이라 크게 외롭다거나 그렇진 않아요. 보통 결혼한 여성이라면 일찍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가끔 늦게까지 남아 일을 하고 있는 제자신을 발견할 때 아 남편이 지금 내 곁에 없구나 하는 사실을 느끼게 되죠."

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박위원장 어머니 송복순씨는 매주 목요집회에 참석한다 ⓒ민중의소리



박위원장의 가족은 부모님과 두명의 형, 여동생 등 모두 여섯식구. 아버지는 경찰공무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99년 은퇴했다. 94년 당시 대학총학생회장 활동 등을 하던 아들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시누이(박위원장 여동생)가 남편이 옥중에 있을 때 결혼을 했습니다. 형제들 다 결혼을 한거죠. 이제 남편 일 말고는 시부모님들도 걱정이 없으실 듯 싶습니다.

조형숙씨는 가끔 남편이 활동했던 민주노동당 강북을 지구당을 찾기도 한다. "한사람이라도 나가 북적대면 좋잖아요. 남편에게서 온 편지중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전해주기도 하구요. 서로 가끔씩 반찬을 나눠주기도 하죠." 남편은 당활동에 대해 늘 궁금해 한다고 한다.

조씨는 2000년 총선 당시의 남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젊은사람이 열심히 한다. 믿음이 간다는 얘기들이 많았어요. 두달간을 선거구 골목골목 안돌아다닌 곳이 없었으니까요. 상가주민들도 얼굴 모르는 사람이 없고 지금도 안부를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남편 박용진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

2000년 총선당시 포스터와 팜플릿 ⓒ민노당강북을지구당



새 대통령 당선자의 입을 통해, 인수위나 특정정당, 일부언론 등을 통해 특별사면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 옥중에 있는 양심수들이나 그들의 가족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하루에도 두세번씩 말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정부의 발표에 목을 메고 있는 이들 가족들의 심정은 어떠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남편도 많이 화가 나는거죠. 지난 연말 느닷없이 특별사면이 있었을 땐 모두 놀랐어요. 보통 특사가 있으면 몇주전에 언론등을 통해서라도 공개가 되는데... 당에서도 그렇고 가족이나 본인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이른바 부정부패사범들을 풀어주기 위한 끼워넣기식 사면이었습니다.

가족이나 감옥에 있는 당사자들은 정부당국의 작은 발표 하나라도 숨을 죽이며 바라보는데 요즘은 매일같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그에 따르는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죠. 그 문제는 감옥에서 나오냐 마느냐의 문제와는 다르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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