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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은 국제법,국내법을
모두 위반하는 불법전쟁"

반전의원과 시민단체, 파병의 법적 타당성 토론

기자

입력 2003-04-01 19:42:02 l 수정 2003-04-01 19:42:02

국회의 파병안 처리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2시, '이라크전 파병에 관한 국내법과 국제법상의 문제점과 대책'을 논하는 긴급 토론회가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라크전은 국제법,국내법을 모두 위반하는 불법전쟁"

ⓒ민중의소리 김철수


사단법인 '평화통일시민연대'와 국회내 연구단체인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김원웅 개혁국민정당 대표, 송영길 민주당 의원, 서상섭 한나라당 의원, 임종석 의원, 정범구 의원, 이장희 외국어대학교 법대학장, 박찬운 민변 난민법률지원위원장, 임통일 변호사, 주종환 민족화합운동연합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개혁국민정당 대표이자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의원모임 대표이기도 한 김원웅 의원은 축사에서,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은 송영길 한나라당 의원이 간사를 맡고 있고 서상섭, 임종석 의원 등이 주축이 된 의원 모임" 이라고 간단히 소개한 후, "국회 사무처와의 다소간의 갈등을 무릅쓰고 어렵게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운을 뗐다.

김 의원은 "파병 문제를 가지고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이때, 누군가는 이 문제를 법적,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게 되었다. 내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우리 의원들은 정부의 물음에 답해야 한다. 오늘 이 자리가 이라크 파병이 국제법, 국내법적으로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지 진지하게 토론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이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김 의원은 "파병안이 처음 나왔을 때는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모임' 소속 의원 10여명 정도만 파병을 반대했으나 국민들의 꾸준한 반대 운동에 힘입어 지난 달 말 전원위원회가 열리게 되었고, 이 회의 이후 많은 의원들이 파병반대로 돌아섰다. 지금 총 의원 중에 100여명은 중간 입장, 80여명은 찬성, 또 이와 비슷한 수준인 80여명이 반대하고 있다"며 파병 반대 운동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나는 노 대통령을 지지해왔고, 노 대통령이 속한 여당의 의원으로서 지금의 현실이 참 곤혹스럽다"고 입장을 밝힌 뒤 말을 이어갔다.

"파병 반대는 도덕 명분은 있으나 국익을 무시하는 이상론으로 치부되곤 한다. 그러나 파병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지난 달 바그다드에 갔을 때 여기저기서 이라크는 북한보다 차라리 덜 위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유엔 무기사찰 결과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다 폐기한 데 반해, 북한은 핵개발을 스스로 인정한 데다가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NPT까지 탈퇴했다. 이런 정황을 들어 '북한보다 이라크를 굳이 침공하려는 것은 결국 석유 때문이 아니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미국 관리들은 '북한문제는 이라크 다음으로 일단 미뤄둔 것 뿐'이라는 말로 살짝 피하고 있다.

일부 수구 세력의 논리처럼, 우리가 파병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과연 우리에게 경제 보복을 할까? 그럴 수 없다. 한미 경제는 서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만 미국 경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도 우리 경제에 의존하고 있는 부분이 많으므로 미국의 경제적 보복은 불가능하다.

나는 미국을 친구로 생각하며 한미 동맹을 중시하지만 부시행정부가 곧 미국은 아니다. 당장 내년에 집권을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른다. 미국민들이 부시 정권의 잘못된 선전선동에서 깨어나기를 바란다. 이 나라의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파병을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역사적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

"이라크전은 국제법,국내법을 모두 위반하는 불법전쟁"

ⓒ민중의소리 김철수


이날 끝까지 자리를 지킨 한나라당 서상섭 의원은 "누가 여고 누가 야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인데 극우 세력인 한나라당과 손잡고 파병하자고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는 말로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서 의원은 "이 전쟁은 석유 전쟁이다. 부시 대통령, 체니, 라이스 등 부시 행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자들은 대부분 석유 재벌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고 말했다.

또 2일로 예정된 국회의 파병안 처리와 관련해 "아까 김원웅 의원은 파병반대하는 의원이 100여명에 가깝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게 안된다. 중간에서 눈치보는 의원도 많다. 기득권 집단인 국회에서, 이대로 표결에 붙이면 파병안은 가결된다. 이걸 막아보려고 지금 이 자리도 마련하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내일 아침 국회가 열리자마자 대통령 국정 연설이 끝나면 파병 찬반 토론 하면서 끌 수 있는 데까지 끌어볼 생각이다. 그래도 안되면 여러분이 도와달라"며 시민사회단체가 파병 반대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서 의원의 말은 국회 밖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강한 파병반대 투쟁을 의식해 나온 것으로 보였다.

이날 토론회는 정세진 중앙대 연구교수(평화통일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박찬운 민변 난민법률지원위원장, 이장희 외국어대 법대학장, 임통일 변호사가 차례로 발제를 맡았다.

다음은 토론회의 주요 내용이다.


이라크 전쟁은 침략전쟁이며, 이에 파병하는 것은 헌법위반이다.
- 박찬운 변호사 (민변 난민법률지원위원장)

"이라크전은 국제법,국내법을 모두 위반하는 불법전쟁"

ⓒ민중의소리 김철수

우리 헌법 제5조 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이라크 전쟁이 침략전쟁으로 규정될 경우 이 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바로 이 헌법 규정에 위배되어 위헌이다.

그런데 국내법 어디에도 침략전쟁의 개념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국제법의 영역에 해당, 국제법의 입장에서 이라크 전쟁의 침략전쟁성을 가려야 한다.

유엔 헌장 제 41조와 42조를 보면 국제 연합의 회원국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마지막까지 한 뒤, 이러한 방법만으로 해결이 안될 경우에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의해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사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며, 헌장 제 51조에는 침공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리의 결정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경우, 임시적인 조치로서 자위적인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난 달 20일에 감행된 미국과 영국에 의한 이라크 침공은 위의 국제법 원칙에 비추어 침략전쟁일 수밖에 없다. 국제연합의 집단안보체제 원칙을 위반했고, 자위권의 행사는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은 작년 11월 28일자 안보리의 '1441 결의'를 근거로 들며 자신들의 침공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결의의 내용을 보면 안보리는 이라크가 국제연합 무기사찰단(UNMOVIC)과 국제핵기구(IAEA)에 의한 사찰과 무장해제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즉각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이들의 노력에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만일 이라크가 이 요구에 계속적으로 불응하면 심각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It will face serious consequences as a result of its continued violations of its obligations)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바로 이것을 원용하면서 이번 무력행사가 안보리의 결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결의문 어디에도 회원국의 무력 행사를 요청한 문구는 없으며, 이 결의문은 이라크가 앞으로 계속적인 의무 위반을 할 경우 심각한 제재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위 1441 결의 이후 이라크는 유엔의 사찰단을 자국에 받아들였고, 사찰단의 보고에 의하면 '이라크의 완전한 협조 하에 순조롭게 임무를 수행'했으며, 현재까지 사찰단이 발견한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 어디에도 없다.

또한 이 침공은 유엔 헌장 51조에 나와있는 자위권의 행사라고 볼 수도 없다. 설사 선제적 공격이 (제한적으로) 자위권 행사에 포함될리 수 있다 하더라도 이라크가 미국이나 영국을 상대로 무력행사를 할 것이라는 징후(명백하고도 실존하는 위험)는 결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위의 분석을 통한 결론은, 이번 전쟁은 국제연합의 헌장을 위반하여 이라크의 주권과 영토를 훼손하는 침략전쟁이며, 따라서 우리나라가 이 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헌법 제 5조 1항에 위반되는 것이다.



이라크전 파병의 국제법적 문제와 대책
- 이장희 한국외대 법대학장

유엔 헌장 2조 3항은 "모든 회원국은 국제분쟁을 평화적 수단에 의하여 국제평화와 안전과 정의를 위태롭게 하지 않도록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또 2조 4항은 "모든 회원국은 다른 국가의 영토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하여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양립하지 아니하는 어떠한 기타 방식으로도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간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현대 국제법상 국제 분쟁의 평화 해결 원칙은 강행규범(jus cogens)이다. 강행규범이란 언제 어디든지 반드시 예외없이 준수되어야 하는 규정이고, 이것을 위반하는 행위는 무효이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의 경위를 국제법 원칙과 규범에 비추면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자위권 여부를 생각해 볼 때, 자위권 발동의 대전제는 무력 행사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라크는 미국에 의한 개전 이전에 미국에 대해서 어떠한 무력행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전쟁은 미국의 자위권 행사가 아니다.

다음으로 미국이 군사행동의 논거로 내거는 사항들을 살펴보면, 첫째 9 11 테러의 배후에 이라크가 있다는 주장인데, 3월 4일자 LA타임즈에도 보도된 바와 같이 9 11 테러의 배후인 알 카에다 조직원 중에서 이라크인은 단 한명도 없다.

둘째,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으며 이를 해제하라는 유엔 결의(1441 결의)를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인데, 이라크는 1441 결의 이후 유엔의 무기사찰단을 받아들였으며 사찰 결과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셋째, 이라크는 독재국가이므로 후세인을 몰아내고 이라크를 민주화시켜 회교권 나라들에 발전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남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겠다는 이런 사고 방식이야말로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침략행위에 해당한다.

미국이 내세우는 논리는 전부 거짓말인 셈이다.

미국의 군사행위는 사전에 유엔 안보리의 결의도 없었고, 자위권 조치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유엔 헌장 제2조 3항(국제분쟁의 평화적해결 원칙)과 2조 4항(무력사용 금지)에 배치되는 침략행위에 해당한다.
또 헌법 5조 1항(침략적 전쟁 부인 원칙)에 따라 이 전쟁에 파병하는 것은 위헌이다.

이 전쟁에 대한 국제법적인 대책으로는 안보리에서 미국과 영국을 제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 영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실현성은 희박하다.

이 경우 유엔총회가 1950년 11월 3일 결의로 채택한 평화를 위한 단결결의(Uniting for Peace)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는 평화에 대한 위협이나 파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가 마비되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경우, 총회가 국제평화의 유지 및 회복을 위해 군사, 강제제재를 할 수 있는 조치이다.(이 조치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긴 하다.)

또한 국제사회에서 국제법에 버금가는 가장 강한 힘은 국제 여론이다. 전 세계 평화관련 시민사회단체는 국제적 평화연대를 구축해 평화를 지향하는 강한 국제여론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라크 전쟁 파병안의 국내법적 문제와 대책
- 임통일 변호사

대통령의 해외 파병안 국회 제출의 근거는 "대통령은 헌번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는 헌법 제 74조의 군통수권이며, 이는 헌법 제 89조가 규정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헌법 제 60조 2항에 규정된 국회의 동의(파병안 표결)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런데 헌법 전문에는 "대외정책에 있어서 항구적인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여 국민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확보할 것"이 규정되어 있으며, 헌법 제 5조 1항에는 침략적 전쟁의 부인이, 헌법 6조 1항에는 전쟁에 관한 국제조약과 국제인권법규를 준수할 의무가 명시되어 있다.

또한 헌법 제 10조에 명시된 국민의 행복 추구권, 66조 2항에 명시된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 등을 따져볼 때, 침략적 전쟁인 이번 이라크 파병은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이다.

만약 이러한 위헌적인 파병이 실현될 경우 국민이 행할 수 있는 국내법적 대책은 다음과 같다.

파병안 결의 후 구체적인 처분이 내려지는 단계에서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효력정지신청을 할 수 있다.
또 파병의 실시로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한 데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위헌 행위에 대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4월 2일 국회에서 파병안이 통과될 경우, 바로 다음날인 3일,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예정이다.:필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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