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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키시마호의 '살아있는 령혼들'

이북영화 <살아있는 령혼들>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상영

김도균 기자 vnews@vop.co.kr

입력 2003-04-29 19:53:56 l 수정 2003-04-29 19:53:56

1945년 8월24일, 해방과 귀국의 기쁨을 채 만끽하지도 못한 한국인들을 태운 귀환선이 일본 교토부 마이즈루만에서 폭파, 침몰됐다. 일본 정부는 자국 해군의 특별수송함 우키시마호의 폭침으로 조선인 524명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원인은 미군이 부설한 기뢰에 부딪혔다는 것. 그러나 생존피해자와 유족들은 발표를 믿지 않았다. 배에는 조선인 7500명이 타고 있었고, 5천여명이 수장됐으며, 사고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폭파됐다는 의혹이 아직도 남아 있다.

해방이 되자 일제는 일본으로 강제로 끌고온 조선인 노동자를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천황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기밀이 조선인 노동자에 의해 새나가거나 노동자에 대한 만행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귀국선을 폭침시키려 한다. 그러나 이를 모르는 조선인들은 고향에 돌아갈 생각에 마냥 즐거워하며 배에 오른다.

우키시마호의 '살아있는 령혼들'

영화\'살아있는 령혼들\'중에서 ⓒ전주국제영화제


4월 25일 개막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북측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2003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영되고 있는 '살아있는 령혼들’(Souls Protest,2000/감독 김춘송) 1945년 8월 24일에 실제 침몰된 우키시마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지난 25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전북 전주에서 열리고 있는 `2003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북한판 `타이타닉'으로 불리는 영화 '살아있는 령혼들'이 상영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24일 해방 직후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한 영화 `살아있는 령혼들'(감독 김춘송)을 지난 29일에 이어 5월 2일 두 차례 전북대문화관에서 상영한다. 북측의 영화가 국내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영화는 지난 2000년 제작된 것으로 동원 인원과 제작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최대규모의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1시간 30분짜리 이 영화는 일제시대 강제징용된 조선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귀환할 경우 그동안의 만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일본이 노동자들이 승선한 우키시마호를 폭탄으로 침몰시킨 사건을 영화화한 것이다.

4천t급 배와 연인원 7만여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살아있는 령혼들>은 북한 최초의 대작영화이자 북한 최초로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동원된 작품이기도 하다. 남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주요 얼개로 강제징용과 폭침의 실화를 구성한 작품이다.

우키시마호의 '살아있는 령혼들'

영화\'살아있는 령혼들\'중에서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는 이번 영화제에서 이 영화 외에 북한영화 4편과 감독 및 배우 20여명을 초청, `북한영화 회고전'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5월 2일 상영을 앞둔 '살아있는 령혼들'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 홍보국 한 관계자는 "매진수준은 아니지만 많은 관객들이 객석을 메우고 관심있게 영화를 지켜봤다"고 전하고 "북핵문제 등의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았더라면 회고전이 열려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직위는 오는 6월 조선예술영화소 초청으로 북측을 방문할 경우 이번에 소개하지 못한 영화필름을 가져와 내년 영화제 때 '북한영화 회고전'을 가질 계획이다.

북측의 공훈예술가 김춘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살아있는 령혼들’은 지난해 모스크바 영화제와 홍콩 영화제 등에서 상영된 적 있으며 통상적인 북측 영화 제작비의 3~4배를 투입한 '블록버스터'로 알려져 있다. 4천톤 급의 배와 7만여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된 작품으로 북측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가 총동원 됐다. 상영 시간 1시간 40분으로 나래 필름이 수입했다.

북측은 지난 2003년 6월21~30일에 열린 제23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살아 있는 령혼들’(김춘송 감독, 2000년작)과 ‘달려서 하늘까지’(리주호 감독, 2000년작) ‘사랑의 대지’(리광남 감독, 2000년작) ‘홍길동’(김길인 감독, 1986년작) ‘푸른 주단 우에서’(림창범 감독, 2001년 작) 등 5편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영화들은 6월23일부터 모스크바 시내 ‘우다르니크’ 영화관에서 상영돼 북측 영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어 국제영화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우키시마호의 '살아있는 령혼들'

영화\'살아있는 령혼들\'중에서 ⓒ전주국제영화제


'살아있는 령혼들'에는 인민배우이자 평양교예단 요술과 과장이기도 한 김철과 99년 영화 '우리는 여기서 산다'에 출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여배우 김련화, 조선예술영화촬영소 공훈배우로 <홍길동>, <하랑과 진장군>, <님을 위한 교향시>, <내가 설 자리>, <고려녀무사>등 20여편의 영화들에 주연으로 맡았던 리영호 등이 출연한다.

1991년 배우양성소를 졸업한 김련화는 TV드라마에서 인기를 끄는 배우였었는데 1999년 예술영화 <우리는 여기서 산다>의 여주인공역을 맡고 큰 인기를 얻어 현재 북측에서 주목을 받고있는 여배우이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에는 폐막일인 내달 4일까지 30여개국 170여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며 '살아있는 령혼들'은 4월 29일에 이어 5월 2일 오후 2시 전북대문화관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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