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뉴라이트'와 손잡고 우경화 가속?

한나라 대권주자 '빅3'.. '뉴라이트'를 향해 '러브콜'

정인미 기자 naiad@vop.co.kr
입력 2005-11-07 20:49:52l수정 2005-11-07 22:46:55
한나라당 대권 주자 '빅3'가 뉴라이트를 향해 '러브콜'을 외쳤다.

7일 프레스센타에서는 '개혁된 보수'를 외치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가 열렸다. 이번 창립대회가 세간에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는 한나라당의 대권주자인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 지사가 총출동했기 때문.

이러한 대권주자들의 '뉴라이트' 치켜세우기 행보는 뉴라이트와 한나라당과의 정치적 공조가 형성되는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진영은 ‘공동체 자유주의’나 ‘선진 한국’, ‘작은 정부 큰 시장’ 등의 구호 말고도 북한 인권, 교육 자율화 등 정책 방향에서 공통점이 많다.

한나라, '뉴라이트'와 손잡고 우경화 가속?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대권주자 \'빅3\'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한나라, '북한인권문제' 전면화는 '극우화' 지름길?

전국연합은 기존 보수들의 무능함을 질타하며 새로운 대안세력임을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우파들과 '뉴라이트'의 구분선은 '북한인권'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는 것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한나라당과의 공조에서 가장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뉴라이트의 핵심인 '북한인권문제'를 '전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이다.

뉴라이트는 창립선언문에서 "'뉴라이트' 운동은 '공동체 자유주의'를 사상적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기존 보수세력에 대한 '개혁'의 의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선언문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표적 극우파의 주장인 "좌파들이 조작해 온 북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아야한다", "인권유린과 세습독재로 민주화는 말할 것도 없고, 주민의 생존권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든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안팎에 폭로해야 한다" 등의 '북한인권' 문제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들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보편적 인류애에 기초한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면서 "북한 체제의 현상유지를 묵인하지 않겠다"며 공공연히 통일한국으로 가는 길은 '북측의 체제 붕괴에 있다'는 주장을 서슴치 않고 있다.

뉴라이트 성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기관지들을 조금만 거들떠보면 '북한인권'을 앞세워 '북한 인민의 피와 땀을 쥐어짜는 김정일 정권의 만행폭로'로 도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뉴라이트와 한나라당의 연대 유무를 결정짓는 것은 '북한인권'을 전면으로 선택해서 지금의 정권과 맞설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뉴라이트와 공조를 표방한다면 지난 선거에 박 대표가 주장했던 '색깔론', '국가 정체성' 논란을 필두로 참여정부의 모든 '대북정책'에 대한 '딴지'걸기가 필수과제가 되야 한다는 것.

최근 한나라당이 UN의 '북한인권법' 상정에 대해 정부여당의 참여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박 대표는 동국대 강정구 교수 파문 이후 '국가정체성 수호'를 내걸며 범보수층 결집행보에 힘을 실어왔고, 지난달 19일 또 다른 뉴라이트 계열 단체인 '뉴라이트 네트워크'가 주최한 행사에 참가하는 등 '뉴라이트'의 구미에 맞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그간 '중도개혁' 세력임을 자처하던 한나라당이 '뉴라이트'라는 극우세력과 손을 잡게 될 경우, 또는 이로 인해 집권이 가능하게 된다면 향후 남북관계는 예측할 수 없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분명하다.

더 나아가 한나라당의 주류들이 '북한인권'을 전면에 내걸고 북한 정권을 공격의 대상으로 규정하게 될 경우 한나라당의 전반적 '극우화'는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한나라, '뉴라이트'와 손잡고 우경화 가속?

△\'뉴라이트 전국연합\' 김진홍 창립준비위원장와 악수를 나누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박근혜 "뉴라이트 운동과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나라당으로서는 참여정부의 최대 성과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북관계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것 자체가 여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일단 뉴라이트와의 공조를 살피고 있는 한나라당의 '빅3'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 언급보다는 우회적 비판을 선택했다.

박근혜 대표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 축사를 통해 "그 동안 뵙고 싶었던 분들인데 한자리에서 만나니까 기쁜 마음"이라며 "한나라당이 능력있는 분들을 영입하고 싶다고 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이 그분들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친근함을 드러냈다.

이어 박 대표는 "뉴라이트 운동과 한나라당이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위에 대한민국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보수다 진보다, 좌익이다 우익이다의 이념논쟁은 이미 60년전에 끝났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우리나라와 그렇지 않은 제도를 채택한 집단과의 경쟁은 그들의 실패로 끝났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실패한 제도를 동경하고 거기서 뭘 배워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30년 전 김진홍 목사와 '혁명'을 꿈꾸며 빈민운동과 노동운동을 함께했었다며 지난 시절을 회상한 후, "노동운동을 하려고 한전에 시험을 본적이 있는데, 한전의 노조 위원장이 돼서 전기를 다 꺼버리면 혁명이 될 줄 알았었다. 그런데 다행히 이 세상이 자유민주주의에 의해서 지켜진다는 것을 알고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아갔다"고 밝혔다.

손 지사는 "불행하게 아직도 그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튼튼하게 건재하고 있고, 이 사회를 주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우리에게는 통일한국을 이뤄야할 의무가 있다. 이것을 위해 뉴라이트가 사회의 갈길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원희룡, "다 집어치우고 구국투쟁의 길로 가려는 것이라면 잘못"

"대한민국 선진화를 이루고, 2007년 대선에서 좌편향 정권의 재집권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뉴라이트' 세력을 '같은 계열'로 인식하고 집권을 위한 협력과 연대의 대상으로 여기는 한나라당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같은 당 원희룡 의원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눈감을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냉전적인 이념 공세를 취한다면 결과적으로 악용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원 의원은 "과거 냉전시대 판단기준에 의해 편가르기를 하면서,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북한 편이고 빨갱이라는 극단적이고 단순한 색깔론이 되지 않도록 건강성을 유지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국민 다수가 볼 때 (뉴라이트가) 등장인물만 바뀌었지 '색깔론'이라는 전철을 밟는다면 안된다"는 뜻을 밝혔다.

'뉴라이트와 한나라당의 가는길이 다르지 않다'는 박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치수사적인 말 그 자체를 가지고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다"고 전제한 뒤, "환골탈태로 간다는 것인지 구국운동으로 같이 가겠다는 건지..."라고 말을 흐렸다.

그는 "지난번처럼 강정구 발언 한마디에 쟁점은 다 집어치우고 구국투쟁의 길로 가려 하는 것이라면 잘못"이라며 "한나라당은 어디로 가겠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결국 '뉴라이트'와의 공조로 한나라당이 북측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과 '색깔론' 등에 휘둘리는 것은 결코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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