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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프락치 사건' 키우려다 자살골 넣은 한나라당

전기동 씨 "심재철 의원도 있었다" ... 한나라당 의원들 급히 제지

기자

입력 2006-02-07 16:14:37 l 수정 2006-02-07 17:35:39

'서울대프락치 사건' 키우려다 자살골 넣은 한나라당

\'서울대 프락치 사건\' 피해자 전기동 씨ⓒ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유시민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대한 증인 영상상영이 거부당하자 한나라당 보건복지위 의원들은 국회기자실에서 증인 인터뷰 영상을 상영하고 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뜨거운 이슈임을 증명하 듯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나라당의 '자살골'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나타난 증인인 전기동 씨가 "유시민이 직접 폭행을 가한 적이 없다"는 말과 함께 "심재철 의원도 당시 사건에 함께 있었다"는 증언을 남기고 돌아간 것.

전기동 씨가 예상치못한 발언을 쏟아내자 한나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이를 급히 제지하려 했으나 이미 늦은 상태였다'

전기동 씨는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아니라 폭력고문조작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유시민 내정자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기동 씨는 "11일 동안 서울대 학생관에서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전기동 씨는 "유시민 의원이 이 사건에 깊숙히 관여했다"고 말한 뒤 이를 구체적으로 묻자 "당시 회의에 참석하거나, 조사기록을 전달하는 등의 일을 했다"고 밝혔다. 전기동 씨는 '유시민 내정자가 직접 폭행을 지시했냐'는 질문에도 "그런 일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전 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심재철 의원은 B팀 유시민은 A팀으로 구성됐다"면서 "유시민은 폭행하고 때릴때는 '살살' 빠졌다"고 말했다. 전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유시민 내정자는 당시 폭행에 가담하지 않았으며 지시 여부도 확인하기 힘들다.

유시민 내정자와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한나라당의 심재철 의원이 거론되자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전기동씨를 급히 제지하는 헤프닝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성구 의원은 "이제 그만합시다"라며 전기동 씨를 제지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준비한 회견에서 오히려 유시민 내정자가 '서울대프락치' 사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심재철 의원이 가담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회견은 머쓱한 '자살골'로 끝나고 말았다.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란?


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사건은 지난 84년 9월, 가짜 대학생 4명을 '프락치'로 단정한 서울대학생들이 그들을 붙잡아 11일 동안 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가짜 대학생'으로 잡힌 임신현(당시 만 25세), 손현구(당시 만 19세), 정용범(당시 만25세), 전기동 (당시 만 29세)다.

사건의 피해자인 전기동 씨는 "각목으로 때리고, 양손을 잡고 널뛰기를 하기도 했다"면서 "심지어 물고문까지 당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서울대학생들이 이들을 상대로 이같은 행동을 벌인 것은 학내에 경찰과 '프락치'로 불리는 가짜 대학생이 득실하던 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잔디밭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모두 학생이 아니라 경찰이더라"고 회상하는 서울대 출신 인사의 회상은 당시 서울대학생들에 대한 정권의 감시가 극에 달았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내에 상주한 이른바 '프락치'들은 학생으로 위장하고 수업을 듣거나, 심지어 운동권 동아리에 가입해 기밀을 빼내는 작업을 했다. 학생들이 의문사로 발견되고 실종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도 '프락치'와 무관치 않았다. 서울대 학생들이 가짜 대학생을 발견하고 흥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군사정권의 학생운동에 대한 감시와 탄압이 폭행과 고문으로 이어지는 비극을 낳은 것이다.

당시 서울대 핵심 간부였던 백태웅 학도호국단장을 비롯해 이정우·윤호중 등은 사건 이후 수배되었으며 복학생협의회 집행위원장이이었던 유시민 의원은 구속되어 1년 6개월 형을 받았다.

결국 이사건은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프락치인지 민간인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서울대 학생들이 민간인을 폭행했다'며 정권이 운동권을 탄압하는 빌미로 '활용'한 사건으로 남았다. 폭행을 가한 대학생들과 폭행을 당한 가짜 대학생들이 모두 '피해자'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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