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누르고 민중의소리를 페이스북으로 구독하세요

KT노조 결국 유덕상 이해관 제명

민주노총의 뜨거운 감자, 'KT노조의 자주성' 논란 가중

기자

입력 2006-03-24 10:28:45 l 수정 2006-03-24 11:01:13

KT노조가 결국 유덕상 전 위원장과 이해관 전 부위원장을 제명했다. 이로써 KT노조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414명 중 찬성 348명으로 유덕상, 이해관 제명

KT노조는 23일 오전 10시부터 KT 지리산 수련관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었는데, 이미 KT노조 11개 지방본부(전체 12개 본부)에서 해고자 제명 건의안이 논의된 바 있어 이날 대회에서의 제명안 상정이 예상됐었다.

제명 안건은 개회 직후 김기준 대의원(부산 동래지부장)의 긴급동의안으로 제출되었고, 재석 415명 중 407명의 찬성으로 안건채택이 이루어졌다.

KT노조 결국 유덕상 이해관 제명

ⓒKT노동조합


지재식 KT노조 위원장은 "해고자들의 만행을 생각하면 제명 이상의 것이라도 하고 싶지만, 이 사안은 단순한 것이 아니므로 감정적 처리를 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민주노총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생중계를 보고 있다"고 대의원들의 제명 움직임을 일단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두 차례의 정회를 거쳐 오후 6시경 "이해관 조합원은 즉시 신분보장기금을 중지하고 제명한다. 단, 제명시기는 위원장에게 위임한다. 유덕상 조합원은 신분보장기금 지급을 금지하고 제명하되 그 시기는 위원장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수정동의안이 의결됐다.

이 수정동의안은 재석 414명 가운데 찬성 348명, 반대 67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KT노조의 자주성 논란 가중될 듯

두 해고자에 대한 영구제명 결정으로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의 투쟁 이후로 불거져 온 KT노조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KT노조는, 2000년-2002년의 한국통신계약직노조의 파업투쟁과 관련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방기하고 탄압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는데, 이후 상급단체와의 갈등이 계속되자 2004년 공공연맹을 탈퇴, KTF노조와 함께 독자적으로 IT연맹을 출범시켰다.

KT노조의 이같은 행보는 대산별 원칙을 훼손한 것으로 평가되어 서울대병원지부의 보건의료노조 탈퇴와 함께 논쟁의 소재가 되어왔다.

지재식 위원장을 재선시킨 9대 KT노조 선거의 부정 의혹은 현재 민주노총 내의 가장 민감한 정치적 문제로 남아있으며, 지난 2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는 몰래 대회장에 숨어들었던 KT관리자들이 붙잡히기도 했다.

희생자기금이 징벌수단으로 쓰일 수 있나

한편, KT노조가 해고자들에 대한 징벌 수단으로 희생자 구제기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해관 전 부위원장의 경우 "즉시 신분보장기금을 중지"하되 "제명시기는 위원장에게 위임한다"고 결정됨으로써, 희생자 구제기금의 지급 중단은 명백하게 별도의 사안으로 다루어졌다.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KT노조 게시판에서는 대의원대회 출입 저지에 대한 논쟁보다는, 희생자 구제기금의 액수와 지급 연수 등을 놓고 해고자들을 비방하는 글이 다수 올라온 바 있다.

절차상의 문제 역시 존재한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제명안의 당사자인 두 해고자들에게 소명기회도 부여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건에 대한 제안설명이나 찬반토론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유덕상 전 위원장은 "노조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가 됐는데, 노조에서마저 제명이라는 선고를 받으니 참담하다"며 "사용자에게 돈을 받거나 최연희처럼 성추행을 한 것도 아닌데, 우리 운동에서 민주성과 자주성이 얼마나 무너지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의원대회였다"고 밝혔다.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