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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사퇴도 쉽지 않네'

이명박 전 시장도 만류...강재섭 대표에 대한 앙금은 여전

정인미 기자 naiad@vop.co.kr

입력 2006-07-15 18:37:00 l 수정 2006-07-15 18:57:21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강재섭 대표에게 석패한 뒤 경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암자에 칩거했던 이재오 원내대표가 '사퇴'의사를 나타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준비과정에서 자신에게 색깔론을 앞세워 공격한 강재섭 후보측과 전대 현장에서 자신의 연설 도중 자리를 이동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당대표 당선을 견제한 박근혜 전 대표에게 배신당했다는 섭섭함을 토로하고 순천의 선암사에서 칩거해왔다.

이에 강재섭 대표 당선자가 14일 오후, 이재오 의원이 머물고 있는 사찰을 찾아가 섭섭함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강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잘못된 분위기에 대해 사실상의 유감표명, 정치적인 사과로 해석됐다.

때문에 이 최고위원이 마음을 정리하고 조만간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15일 마음의 정리를 위해 자신의 지지자들과 함께 오른 지리산 노고봉에서 '사퇴'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진위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는 노고단 등반에 동행한 기자에게 "내가 수구 보수 지도부에 있으면 '우파대연합'을 이룰 수 없지 않겠느냐"며 최고위원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단, 그는 탈당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행이 끝난 뒤 안경률, 진수희 의원과 함께 선암사로 돌아갔으며, 이날 밤 친한 의원들을 불러 자신의 향후 거취 등을 논의해볼 예정이다.

이와관련, 진수희 의원은 "이 최고위원의 고민은 당이 이렇게 가서는 도저히 정권을 탈환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현재 '한나라당발' 정계개편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 최고위원의 행보에 대해 측근들도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제헌절 이후 18일 당무에 복귀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뒤 백의종군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유감 표명 수준의 기자회견을 한 뒤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친이명박계의 대표격인 같은 당 정두언 의원은 이 최고위원에게 탈당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복귀하시라고 전화로 말씀드렸다"며 "자꾸 사람들이 지나간 얘기하면서 다소 격앙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강재섭 의원이 방문한 뒤 (언론에) 말한 것을 두고 화가 많이 났던 것 같은데, 의원들이 설득하고 있으니까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사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 대표가 자신을 만난 다음날 언론사 인터뷰에서 "어제 전남 선암사에 칩거중인 이 최고위원을 찾아 대표경선 과정에서 색깔론이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으나 이는 내가 직접 제기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며 "내가 사과할 일은 아니다"고 말한 것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과 강 대표 사이의 깊어진 갈등의 골과는 달리 사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측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사퇴는 안된다고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퇴를 할 경우 경선불복인데 이 최고위원에게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나 좋을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지도부를 두고 이 최고위원이 "수구보수 지도부"라 칭한 것에 대해 "보수정당에 있으면서 그런말이 어울리나. 자신은 진보란 얘기냐"라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외부적으로 '박근혜-이명박' 대선주자간의 갈등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한 '친박' 일색의 지도부로 인해 이 전 시장의 대권경쟁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탈당설''분당설' 등이 제기되는 것 때문에 양측 모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지도부를 견제하기 위해 소장.중도파 의원들의 지도부 입성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최고위원은 복귀를 통해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소장파 의원들의 등용에 '명분'을 만드는 다리역할이 필요하다.

이러한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을 고려할때 이 최고위원이 18일 당무에 복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이 복귀하더라도 외부로 드러난 당내 계파갈등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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