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호남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싶다"

호남에 머리숙인 한나라당....민주당 "부족하다"

정인미 기자 naiad@vop.co.kr
입력 2006-08-10 22:45:37l수정 2006-08-11 08:43:57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호남 끌어안기'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강재섭 대표가 호남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는 한나라당 전신정당의 집권기간에 보였던 호남 소외정책에 대해 이례적인 사과를 한 것이다.

취임 한달째를 맞은 강 대표는 10일 광주광역시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나라당 전신 정당 시절부터 최근 광명시장의 호남 비하 발언까지 호남지역 국민들을 섭섭하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당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당 대표이고 또 민정당 시절부터 시작해서 5선의 오랜 정치경력이 있는 제가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호남민에게 고통을 준 부분에 대해서 '아니다'라고 체면치레하지 않고 스스로 털고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호남선을 복선화하는데 36년이 걸리고 인재를 등용에 차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한나라당에 대한 호남민들의 섭섭함이 충분히 이해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외에도 한나라당이 반성할 일이 많겠지만 일일이 거론하지 않겠다"며 "백 마디 말보다 한 가지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호남을 껴안는다는 말은 감히 쓰지 않겠다"며 "호남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고 싶고 우리의 뛰는 맥박을 전해드리고 싶다. 마음이 문을 열고 다른 정당 못지않게 사랑해 줄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근대화 시절 많은 업적 속에서 동서의 균형발전이 미약한 부분, 여당하면서도 영호남 수도권 인재발굴에서 차별적인 점이 없었느냐를 생각하면 가슴 아픈 부분이 있고 5·18이라는 아픈 기억도 있다"며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 30%의 호남 출신 기용 ▲오는 10월 예산 조율을 위한 전남 방문 ▲예결위와 정책위 차원의 지속적 간담회 등을 약속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박근혜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끼친 '유신 피해'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과한 적은 있으나, 당 차원이나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한 사과는 처음이다.

이같은 강 대표의 행보는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다음 대선에서 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호남민심이 강 대표의 바램대로 '따뜻한 체온'을 나눠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사과 수준이 너무 미미하다" 혹평

호남지역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 한나라당의 행보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사과의 수준이 너무 미미하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내에서도 호남에 대해 역사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에 비해 너무 형식적"이라며 "60년대 초부터 30년 이상 지적되어 온 영남 중심의 군사정권이 호남을 경제적으로 소외시키고, 차별적 인재등용, 정치적 탄압을 하면서 물질적피해와 정신적 상처를 주었던 사실에 비춰볼 때 강 대표의 표현은 인색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소외와 탄압의 결과 호남의 경제적 낙후현상은 구조적으로 진행되었다"며 "이번 사과에서 균형발전 대책이 제시되지 않은 점과 불균형 시정에 대한 언급이 있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남껴안기를 하다가 선거 뒤에는 핵심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영남 예산을 증강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인 바 있다고 꼬집으면서 "강 대표는 대선을 의식한 립서비스에 그치지 말고 낙후된 호남의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불균형이 시정되면 지역감정의 골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국민통합이 압당겨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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