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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보건대 ‘통합’의 진실

[고대출교1년]자산은 인수, 학생은 폐기?

강영만(고려대출교생)

입력 2007-04-13 16:41:28 l 수정 2007-04-13 18:27:14

오는 4월 19일은 고려대 학생활동가 7명이 출교 조치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출교생들은 출교 조치를 두고 2년 전 5월 2일의 ‘반삼성 시위’를 떠올린다. 출교 조치는 당시 시위 주동자들에 대한 ‘표적징계’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민중의소리>는 출교 조치 뒤 꼬박 1년간 대학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해 온 이들의 투쟁 평가를 다섯 번에 걸쳐 직접 들어본다. <편집자 주>

① 고려대학교의 막나가는 신자유주의화
② 보건대 ‘통합’의 진실
③ 보복성, 표적 징계 ‘출교’에 맞선 투쟁
④ 1년간의 투쟁 성과
⑤ 투쟁 전망


2005년 10월부터 고려대학교는 “생명대, 의대, 간호대와 함께 의료 멀티플렉스 구축을 위한” 보건대 통합을 추진했다. 고려대학교의 ‘의료 멀티플렉스 구축’은 병설보건대를 하루 빨리 통합해 자산을 늘리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 기존 병설보건대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미래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었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대학 통폐합에 있어 ‘학내 여론 수렴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는데도 고려대학교 당국은 제대로 된 설문조사 한번 거치지 않았다.

졸속으로 처리된 통합에 불만과 불안감을 느낀 병설보건대 학생들은 “통폐합 반대” 현수막을 학교 곳곳에 걸었다. 학교당국은 재빠르게 병설보건대 현판을 “고려대학교 보건대학”으로 바꿔달고 병설보건대학 캠퍼스 정문에 “경축 보건대 승격” 현수막을 걸었다. 통폐합 설명회도 개최했다(이 설명회에 보건대 학생 1,600명 중에 500명이나 자발적으로 참석했다. 졸속으로 처리된 통합 때문에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불안감을 느낀 학생들이 높은 참가율을 보인 것이다). 학교당국은 이번 통합이 “전문대에서 고려대로 승격된 것”이라며 교육여건이 개선될 것임을 설명했다.

고려대 보건대 ‘통합’의 진실

조재종 보건대 학생회장은 고려대 본교 학생처장실에 갔다가 \'당신들은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니며 내 관할 대상도 아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4.5% 인상고지 등록금이 갑자기 6% 인상으로…그러나 돌아온 보직교수의 말, ‘너희는 고대생 아니다’

그러나 새 학기가 시작하자 “통합을 함께 축하하자”던 학교당국의 말이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폐강과목이 대폭 늘어나 학생들이 재수강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군대나 개인적 사유로 휴학하고 다시 복학했을 때 남은 커리큘럼의 이수 방법도 불분명해졌고 통합된 만큼 전문대 졸업 후 학사코스를 마련해 주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06년 병설보건대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률은 4.5%로 고지되었으나 본교에서 6% 인상안이 확정되자 병설보건대에서도 아무런 설명 없이 6% 인상이 확정됐다. 통폐합 합의문에 따르면 보건대 자산에 대한 모든 권리와 의무는 본교가 지도록 되어 있다.

보건대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자신들의 교육권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통합과정에서 학교가 약속했던 바들을 온전히 받기 위해서 본교 안암캠퍼스 학생들과 함께 3월 교육투쟁(등록금 인상반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학생들의 투쟁. 보통 3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다)을 건설했다. 그리고 안암 학생들과 함께 총학생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안암 학생들과 병설보건대 학생들의 교육을 모두 본교가 결정하므로 함께 요구하고 함께 싸울 수 있는 공동의 총학생회를 건설하는 것은 필요하며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투표를 며칠 앞두고 학교측은 “병설 보건대 학생들이 총학생회 선거에 투표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성영신 학생처장은 당시 선거관리위원장(동아리연합회장)에게 “(보건대 학생들의 총학생회 투표권을 인정할 경우) 너가 다치는 수가 있어.”라며 협박하기까지 했다. 학생들 다수는 결성부터 운영까지 모두 학생들 스스로 결정해야 할 학생회를 학교가 간섭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새롭게 탄생할 ‘운동권’ 총학생회에 대한 흠잡기 시도라고 생각했다.

본교(안암캠퍼스)학생들 50여명과 정릉(병설보건대)학생들 100여명은 학생회 선거에 대한 부당한 개입을 중단할 것과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흠집잡기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학생처장에게 전달하려 했다. 애초에 진정서를 가지고 오면 받아주겠다던 처장들은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을 애써 외면하며 빠져나가기 바빴다.

고려대 보건대 ‘통합’의 진실

학교측에 항의 하는 학생들.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닮은 고려대 학생들은 하나로 뭉쳤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4월 5일 ‘교수감금’ 사태의 진실

학생들은 학생들의 목소리가 담긴 요구서를 받아주는 것조차 수차례 거부한 처장들을 또 다시 내보내 줄 수가 없었다. 학생들은 학생처장을 가로막고 의견서를 받아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처장들은 종이 한 장 받는 것을 기어코 거부했다.

“본관 복도이기 때문에(진정서를 받을 수 없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처장들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막무가내로 거부했다. 학생들이 재차 대화와 진정서 수령을 요구하자 처장들은 “너희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 “통합은 무슨 통합! 대(大) 고려대학교와 전문대가 어떻게 통합을 하나. 너희는 폐교 된 거야”, “고대생만 남아서 이야기하고 전문대생들은 다 나가라”라며 더러운 학벌의식을 이용해 병설보건대 학생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병설보건대 학생들은 완전히 속은 것이었다. 학생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고 분노는 폭발했다. 학교당국의 막무가내식 대화거부와 권위주의적인 폭언이 4월 5일 소위 ‘교수감금’사태를 만들어 냈다.

학교당국은 4월 5일 본관에서 있었던 일을 완전히 왜곡해 학생들을 징계하는 데에 적극 활용했다. 학교 측과 일부 보수언론들의 말에 따르면, 일부 운동권 학생들이 선동해 교수들을 감금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학생들은 당일 17시간 동안 계속해서 따뜻하고 편한 회의실에서의 대화를 요청했다. 심지어 학생처장이 새벽녘에 회의실로 갈 것을 받아들였음에도 기획예산처장과 대외협력처장이 학생처장을 만류했다.

또한 당일 시위 늦은 밤에 150여명의 학생들이 직접 시위지속 여부를 두고 투표를 했다. 투표 결과 학생들을 속이고 학벌로 사람을 차별하는 몰지각한 교수들에 대한 항의행동과 진정서 접수를 계속해서 시도해야 한다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날 시위는 일부 운동권들의 시위이기는커녕 다수가 시위에 한 번도 참가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의 집단적 결정으로 진행된 행동이었다.

고려대 보건대 ‘통합’의 진실

학생들은 소위 \'교수감금\'사태 당일 17시간 동안 계속해서 따뜻하고 편한 회의실에서의 대화를 요청했다. 심지어 학생처장이 새벽녘에 회의실로 갈 것을 받아들였음에도 기획예산처장과 대



비정규직노조-사용자 공방과 닮아 있는 병설보건대 문제

고려대학교 내 미화노동자들로 구성된 시설관리노조 고려대지부는 이번 일을 두고 “마치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시되는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사용자 측의 공방과 너무나도 닮아있기에 동변상련의 마음....(중략)...원청회사를 찾아가면 당신들은 법적으로 우리 직원이 아니다라고 하며 대화조차 회피한다”라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학생들이 병설보건대 학생들과 함께 총학생회를 구성하고 학교에 맞서 싸우려 한 행동은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에 가입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할 때 함께 투쟁으로 연대하는 것과 같은 진정한 연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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