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수 소장 발언, 무엇이 문제였나

북한식 사회주의로 통일 등 왜곡된 주장 많아...민주노총 등 반발

문형구 기자
입력 2007-12-27 23:19:59l수정 2011-02-25 23:04:15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장의 ‘돌출발언’이 민주노동당 내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 소장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코리아 연방공화국으로는 선거운동 못 한다’는 언론 인터뷰를 해서 파문을 일으켰다. 조 소장의 이같은 발언은 <한겨레>,<경향> 등 개혁 성향 매체들과 보수 언론에 의해 인용 보도되면서 민주노동당 내부의 정파논쟁으로 비화되었었다.

조 소장은 선거 이후에도 특유의 독설을 멈추지 않았다. 조 소장의 27일 <조선>인터뷰는 급기야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의 강한 항의를 낳았다. 이석행 위원장은 27일 당 지도부를 찾아 조 소장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이 문제를 삼은 것은 조 소장이 민주노동당 지도부에 대해 ‘친북세력’이라고 낙인찍은 부분. 조 소장은 <조선>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당을 주도해 온 NL세력은 북한 세력을 추종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로 통일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이번 기회에 민노당이 친북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식 사회주의로 통일(?)

조승수 조선일보 인터뷰

조선일보 27일자 A1면ⓒ조선일보PDF

사실 친북/반북 논쟁은 민주노동당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은 아니었다. 김대중 정권 출범 이전 운동권에 대해 ‘친북 주사파’라는 비난은 종종 있었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주로 남한정권을 ‘친북’으로 몰아붙이는 논리가 유행했었다. 즉 ‘친북=햇볕정책=대북 퍼주기’가 보수 세력의 주된 논리로 등장한 것이다.

조 소장이 ‘친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 맥락과 조금 다르다. 조 소장은 ‘당을 주도해 온 세력’이 ‘북한식 사회주의로 통일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여겼다고 주장했는데, 이 쯤 되면 보수세력의 ‘친북’논리를 넘어선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막상 북한 역시 80년대 이후 ‘연방제’를 주장해 왔는데, 이는 남과 북이 각각의 체제를 유지하는 위에서 통일을 하자는 논리였고, 남측의 통일운동 진영도 이 같은 주장에 공감을 표시해왔었다.

지난 2000년의 6.15 공동선언에서도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연방제 사이의 공통점을 찾자’고 합의함으로써 남과 북이 서로의 체제를 유지한 위에서 통일의 길을 모색하는 것은 폭넓은 공감대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조 소장은 ‘NL=북한식 사회주의로의 통일’을 주장한 셈이다.

조 소장이 민주노동당의 통일정책이나, 이른바 ‘NL’진영의 통일론을 잘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이 같은 발언을 내놓은 것은 다분히 상대방의 주장을 왜곡하여 당내 논쟁을 유도하려는 태도라고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석행 위원장이 “통일운동을 하고 있는 모든 단체와 사람들을 공공연히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분당 위한 언론플레이?

한편 조 소장은 이외에도 “자주파들은 그 동안 당을 의회정치의 핵심 기구, 즉 정당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의회투쟁의 전선 기구쯤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이러한 입장은 80년대 NL,PD를 막론하고 운동권 일반의 정서였는데다가, 아직까지 민주노동당내 어떤 정치세력도 이 문제에 대해 자기 입장을 공식화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 소장의 무리한 지도부 비판이 ‘분당’을 예견하면서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조 소장은 지난 번 당 대표 선거에서 ‘전진’ 그룹의 지지를 받았는데, ‘전진’ 그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작성한 내부 문건에서 ‘(총선 전 분당을 위해서는) 여론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그 핵심인 언론을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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