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비대위 구성 가능할까

비례대표 공천권, 종북 논란 등 ‘지뢰’ 여전

김경환 기자
입력 2008-01-11 09:44:25l수정 2008-01-11 09:47:58
민주노동당이 10일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12일로 예정된 중앙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대선 이후 혼란에 빠져들었던 당을 수습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은 10일 대전에서 시도당 위원장들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지난해 12월 29일 만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구성안을 다수안으로 확정하였다. 이른바 ‘심상정 비대위’ 안으로 불려온 이 방안은 비대위에 ‘18대 총선 전략공천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유례없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7일 대전 카톨릭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7일 대전 카톨릭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진보정치 정택용 기자


비례대표 공천권, 종북 논란 등 ‘지뢰’ 여전

그러나 이날 만들어진 ‘심상정 비대위’안이 중앙위원회를 순조롭게 통과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미묘한 의견차이를 보인데다가, 지난 해 12월29일의 중앙위원회에서도 확대간부회의에서 합의된 안이 중앙위원들의 퇴장, 반발 등으로 무산되었었기 때문이다.

일단 작년 말에 비해 ‘당의 위기’에 대한 체감 정도가 크게 올라간 것은 낙관적인 신호다. 대선 직후부터 이른바 ‘종북’,‘탈당’ 논란을 제기해 온 ‘전진’ 그룹의 경우, 일단 심상정 비대위안에 찬성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은 상태다. 심상정 비대위원장에 지나친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반대해 온 당내외 인사들도 이번 중앙위원회에서도 당 수습방안을 확정하지 못하면 당이 수습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뢰’는 여전하다.
일단 ‘종북’, ‘탈당’ 논란이 말끔하게 수습되지 않은 것이 하나다. 전진그룹의 경우 내부적으로 심상정 비대위원장이 수락연설 등을 통해 종북 문제를 공식화하는 것을 전제로 비대위 구성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자민통 진영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심 의원의 행보에 따라 당이 다시 내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전진그룹은 심 의원이 ‘종북 문제를 공식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고리로 분당을 추진해 온 회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심 의원은 “정파조직과 합의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만약 심 의원이 ‘종북’ 문제를 공식화시키지 않을 경우 전진그룹은 분당파와 쇄신파로 나뉘어 또 다른 갈등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비례대표 공천권 문제도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확대간부회의에서 마련된 방안에 따르면 비대위는 전략공천을 대폭 확대할 방침을 마련하고 이를 당대회와 당원 총투표로 확정하도록 되어있다. 간단히 말해서 비례대표 명부를 작성하고, 이를 당원총투표로 인준받는 형식이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 경우 ‘당헌’에 규정되어 있는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는 당원직선으로 선출하고, 여성에 50%이상을, 또한 장애인에 10%이상을 할당한다’는 규정과 충돌하게 된다. 사실상 당원의 피선거권(출마권리)을 제한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작년 1월 열린우리당이 기간당원제-기초당원제 논쟁 과정에서 제기된 당헌개정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한 판결을 볼 때 법원은 정당의 당헌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추세다. 어떤 식으로든 당대회를 열어 당헌개정이나 그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적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당헌개정이나 그에 준하는 조치가 모두 2/3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작년 민중경선제 논란 당시에도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었지만 2/3에 몇 표 모자라 부결된 바 있었는데, 이는 일부라도 비대위의 공천권 행사에 반발할 경우 당대회 통과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분당’추진 당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나,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장의 돌출 인터뷰에 대한 비판도 중앙위원회를 더욱 긴장하게 만드는 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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