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국보법 방패로 '해당행위' 덮지 말아야"

개인블로그에 당쇄신안에 대한 입장 분명히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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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1-30 15:21:23l수정 2008-01-30 15:21:44
민주노동당 심상정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쇄신안의 내용 중 일심회 사건 관련 당원의 출당과 이른바 종북주의 논란에 대한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심 위원장은 30일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일심회 사건 관련 당원의 출당 이유는 국가보안법 위반 때문이 아닌 '해당행위' 때문이며, 당활동 실패의 원인을 종북주의로 환원하는 것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글에서 "다수파는 이른바 일심회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면서 "그 때문에 국민들 속에 친북당 이미지를 누적시켜왔다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책임을 느끼고 자중해야 할 당사자들이 '종북논란'을 빌미삼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말도 이어졌다.

일심회 사건과 관련해 그는 "당내동향, 당직자의 신상과 성향 분석자료를 외부세력에 유출한 것은 국가보안법 이전에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라며 "또 당강령과 당헌당규를 위배한 해당행위이며, 진보운동 일탈행위"라고 '당직자 성향분석자료 유출=당강령 및 당헌당규 위배'라 분석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이다. 어떠한 배후도 있을 수 없다"는 말에는 '북한 당국에 엄중한 항의'를 한 사고의 흐름이 엿 보인다.

이어 그는 "일심회 사건을 빌미로 당 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 사건은 '편향적 친북행위'로 당 내부정보를 외부세력에게 유출시킨 해당사건이다. 그래서 당사자를 제명하고, 이에 따른 논란을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라 밝혔다.

그는 "과거 당 활동에서 '편향적 친북행위'로 당강령과 당헌당규를 어긴 사건은 있었더라도 이를 소재로 과거 당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새로운 분석을 내놨다.

그는 또 "신당을 생각하는 분들 중 다수는 당대회에서 혁신안이 통과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혁신안 통과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신당을 하겠다는 분들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래는 심 위원장이 이날 올린 글의 전문이다.


국보법 방패로 ‘해당행위’ 덮지 말아야
혁신과 상관없이 신당하려거든 즉각 탈당해야 마땅


오늘 민주노동당은 창립 8주년을 맞았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주노동당에 애정과 관심을 보내주신 많은 분께 가슴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8주년을 맞는 민주노동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있습니다. 하나는 국민 속에 성큼 다가가는 길이고, 또 하나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길입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엊그제 혁신안을 제출했습니다. 저는 우리 당원과 대의원 동지들이 민주노동당이 새로운 희망으로 거듭나는 혁신의 길을 선택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 길은 당심과 민심의 거리를 좁히는 것입니다. 정파들 사이의 거리재기는 혁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당대회에 제출한 혁신안 내용을 두고 논란이 한창입니다. 그러나 혁신안의 기본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비트는 경우가 있어 지적하려 합니다.

‘일심회’ 재평가가 ‘정치공세’ ‘낙인찍기’라니

먼저, ‘편향적 친북행위’를 재평가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는 일을 '정치공세'나 '낙인찍기'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더욱이 당권을 맡아온 다수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지 않고 이런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책임회피입니다. 다수파는 이른바 일심회 사건이 일어났을 때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국민들 속에 친북당 이미지를 누적시켜왔다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합니다. 누구보다 책임을 느끼고 자중해야 할 당사자들이 '종북논란'을 빌미삼아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둘째, “국가보안법 사건이기 때문에 다뤄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도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마땅히 없어져야 하고 소위 일심회 관련자들을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한 것에 명백히 반대합니다.

그러나 소위 일심회 관련 당원들이 당내동향, 당직자의 신상과 성향 분석자료를 외부세력에 유출한 것은 국가보안법 이전에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입니다. 또 당강령과 당헌당규를 위배한 해당행위이며, 진보운동 일탈행위입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동당입니다. 어떠한 배후도 있을 수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줄기차게 싸워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국가보안법과 무관합니다. 국가보안법을 방패막이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함은 정정당당하지 못합니다.

실패원인 ‘종북주의’ 환원도 동의 어려워

셋째, 이른바 일심회 사건을 빌미로 당 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은 '편향적 친북행위'로 당 내부정보를 외부세력에게 유출시킨 해당사건입니다. 그래서 당사자를 제명하고, 이에 따른 논란을 정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위 일심회 사건에 대한 비대위의 재평가와 조치를 두고 일부에서는 당활동 전반을 종북주의로 평가한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당활동에서 '편향적 친북행위'로 당강령과 당헌당규를 어긴 사건은 있었더라도 이를 소재로 과거 당활동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패권주의 활동방식에서 비롯된 주관주의적 평가로 혁신돼야 할 평가방식입니다.

넷째, 지난 4년의 당활동 실패의 원인을 종북주의로 단순환원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중요한 반성지점을 놓치게 됩니다. 물론 당활동을 평가할 때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세력은 당을 주도해온 다수파입니다. 그렇다고 실패의 원인을 다수파의 친북행위로 환원하는 평가방식은 균형을 잃은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 대중적 지지를 잃게 된 더 큰 원인은 오히려 민생정치에 무능했다는 점입니다. 다수파와 소수파 모두 이 점에 큰 책임을 짊어져야 합니다.

어제 한 인터넷매체에 실린 조승수 전 소장(신당운동 공동대표)의 인터뷰를 보니 2월3일 당대회 혁신안 통과여부와 상관없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합니다. 신당을 생각하는 분들 중 다수는 당대회에서 혁신안이 통과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혁신에 성공해서 이분들이 더 열심히 당 발전에 함께 하길 희망합니다.

혁신안 승인여부는 곧 비대위 신임여부

하지만 혁신안 통과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신당을 하겠다는 분들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혁신이 되든 말든 신당을 하겠다면 즉시 탈당하는 것이 당원들에 대한 도리입니다. 그것이 언행이 일치되는 당당한 태도입니다.

비대위 혁신안을 둘러싸고 주관주의, 패권주의 방식으로 제기되는 논란은 당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객관적이고 균형감을 갖춘 냉정한 토론을 주문 드립니다.

어제 민주노동당을 아끼는 분이 제게 “노를 젓다가 너무나 힘이 들더라도 노를 놓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사력을 다해 노를 저을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라는 배를 서민의 바다 속으로 힘차게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배가 움직여야만 노 젓는 일이 의미가 있습니다. 배가 모래톱 위에 걸려 옴짝달싹도 못한다면 노를 계속 저어봤자 부질없는 일입니다.”

2월3일 당대회는 비상대책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에 대한 승인여부를 묻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신임여부와 동일한 것입니다. 당원과 대의원들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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