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박모씨 부인 "오빠가 그랬다니 믿겨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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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09 14:48:17l수정 2008-09-09 16:23:18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범인 박모씨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범인 박모씨ⓒ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조계사 칼부림을 저지른 박모씨의 부인이 오후 1시경 종로경찰서를 찾았다. 눈물을 많이 흘려 붉게 충혈된 눈에서는 시종일관 두려움과 안타까움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박씨 부인의 심정이 역력했다.

그는 유치장 면회실에서 남편의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오빠가 그랬다니 믿을 수 없지만 선행을 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부인에 따르면 박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올해 초 2월 무렵 가게를 열었고,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가족들은 지방에서 그대로 지내야 했다. 부인과 자녀 셋을 둔 박씨는 그럭저럭 장사가 잘 됐고 “하루에도 다섯 번씩 전화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만났지만 가정에 충실해” 부인은 떨어져 지내면서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9일 새벽 조계사 인근에서 박모씨가 안티이명박 카페 회원들에게 휘두른 식칼

9일 새벽 조계사 인근에서 박모씨가 안티이명박 카페 회원들에게 휘두른 식칼ⓒ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광우병 쇠고기 문제가 발단이 된 만큼 박씨 부부도 “아이들에게 쇠고기를 먹여야 하나” 걱정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촛불을 들 정도로 용기를 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물대포를 맞는 것을 보면서 박씨 부부는 “우리가 무얼 모르는 걸까” 진지하게 이야기해 본 적도 있었다고 한다.

부인은 박씨가 “물대포를 맞은 사람들에게 온수도 주고, 촛불집회 때 커피를 돌리던 사람들이 커피통을 맡기자 흔쾌히 보관해 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연히 경찰 중에 아는 후배를 만나 고생한다고 격려하기도 하고 전의경들에게 밥을 주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장사가 안 되면 힘들어하겠지만, 비오는 날 조금 더 안 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씨가 보수단체나 특정 정치적 성향으로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한 뒤, 면회를 마치고 나서도 “가족들 이야기만 했다”며 더 이상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대 병원에서 7시간 수술 끝에 머리에 꼽힌 칼을 뽑아낸 문모씨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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