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최문순.장세환의 '미디어법 투쟁' 내년에도 계속~

[민중의소리 기자들이 본 2009년] 한나라당 미디어법 '날치기' 그 후

박상희 기자
ps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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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대표한테 권리금이라도 받아야겠는데..."(웃음)

28일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농성 중인 본회의장 건너편인 예결위 회의장 앞에 자리를 편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 야3당 의원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한 20일 밤낮할 것 없이 지켜왔던 로텐더홀의 '주인'이 이제 막 세를 들어온 세입자들을 향해 보이는 '동지애'다.

'언론악법 원천무효' 유인물을 명동성당 앞에서 돌리던 최문순 의원.

'언론악법 원천무효' 유인물을 명동성당 앞에서 돌리던 최문순 의원.ⓒ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최문순 의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내던진 것도 벌써 5개월 째. 미디어법이 날치기 됐던 7월 22일 바로 다음날 최 의원은 보좌관들의 만류에도 불구, 국회 정론관 마이크 앞에 섰다. 언론계를 대표해 국회에 들어왔는데 언론시장 전반을 흔드는 미디어법 개정안을 지키지 못한 것을 통감하고 '죄송하다'는 말만 남긴 채 그렇게 국회를 떠났다.

국회는 떠났지만 최 의원의 인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단연 최고였다. 그의 꼬리표인 'MBC 사장' 이미지와는 달리 '문순C'로 불려지는 것을 더 좋아하고 순대국밥 한 그릇도 맛있고 감사히 먹을 줄 아는 수더분한 아저씨로 시민들에게 다가간 그의 진정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됐다.

최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24일엔 천정배 의원이 사퇴서를 제출했다. 최문순 의원까지 사퇴를 했는데, 당 내 설치된 'MB언론악법특별위원장'인 자신 역시 국회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천 의원은 손수 포장마차까지 끌며 전국을 돌아다녔고, 미디어법 재논의를 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을 일정부분 얻는데 성과를 올렸다. 또 10월 말, '국회가 야당 의원의 법률안 심의 및 표결권을 침해한 것은 맞지만, 신문법과 방송법 가결 선포는 유효하다'는 헌재의 애매한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전직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서 현직 재판관들을 압박하는 데도 큰 기여를 했다.

천정배 의원은 미디어법 재논의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포장마차까지 끌며 전국을 다녔다.

천정배 의원은 미디어법 재논의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포장마차까지 끌며 전국을 다녔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애매한 헌재의 판결 이후, 이에 반발한 장세환 의원도 국회를 박차고 나왔다. 미디어법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 국민들에게 다시 알리고 천정배, 최문순 의원과의 장외투쟁을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10월 헌재의 판결이 곧 '미디어법은 국회에서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고 선언한 것인데도 연말이 될 때까지 아무런 미동도 없는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이들은 "미디어법 재논의를 안하겠다면 차라리 잘라라"며 마지막 경고장을 날렸다. 그리고 이내 국회에 주저앉아 농성에 들어갔다. 이달 1일부터 시작된 국회 농성은 주말, 크리스마스 할 것 없이 한 달을 맞고 있다.

"미디어법이 대체 뭐기에 의원직까지 버렸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들은 일제히 "언론은 재벌에게 결코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면서 대기업의 방송진출에 따른 재벌 특혜는 물론, 조중동 등 수구 언론들의 보도채널 진출로 초래되는 언론독점을 결코 눈뜨고 보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미디어법 투쟁은 내년에도 계속~

최근 이른바 '4대강 삽질 예산' 정국으로 미디어법 재논의 의제가 허공에 떠버린 상황이 되어버렸다. 미디어법 날치기를 막아보려 애쓰던 민주당 일각에선 4대강 정국에서 미디어법 문제까지 더해지는 것은 전투모드에서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부담이라는 토로까지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디어법 날치기와 재논의를 촉구하며 의원직 사퇴서를 내던졌던 국회 문방위 '3인방',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민주당 의원은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다.

무더운 여름기간, 명동 한 복판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던 것도 모자라 쌀쌀한 가을이었던 10월 말, 헌법재판소 앞에 자리를 깔고 오로지 날치기 된 미디어법 재개정에 입을 모았다. 그리고 지금은 국회 안으로 들어와 꿈쩍도 않는 국회의장을 상대로 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항의방문에 나섰던 민주당 문방위 '사퇴 3인방'의 모습.

국회의장실 항의방문에 나섰던 민주당 문방위 '사퇴 3인방'의 모습.ⓒ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국회 안팎을 오가며 몇 달 째 지속된 투쟁이었던만큼 지칠대로 지쳤을 텐데도 이들은 날치기 된 미디어법이 원위치 되지 않는 한 '행군'은 절대 풀 수 없다고 말한다. 29~31일까지 여야가 합의한 국회 본회의 일정 때문에 국회 농성 자리를 잠깐 내어주기는 하겠지만 미디어법 농성은 2010년에도 지속하겠다는 생각이다.

최문순 의원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올해 미디어법 투쟁에서) 우리가 절반은 패했지만, 결코 끝나지 않았다"면서 "내년으로 예고되고 있는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이 진출하려는 종합편성채널 인허가 문제를 두고 올해 못지 않은 싸움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김형오 의장들의 태도를 봐서는 이 문제가 해결되기 힘들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도 "그러나 언론악법은 우리 국민들의 정신을 좀먹는 법안이자, 민주주의의 핵심인 언론의 자유를 송두리째 짓밟는 법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가만히 둘 수는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세환 의원 역시 "무도한 이명박 정권은 국민과 야당을 전혀 대화의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선 더욱 강건하게 싸워야 한다"면서 "지금의 민주당 리더십 가지고는 안되고, 당의 쇄신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중심으로 MB 정권에 맞서 강력한 투쟁에 벌여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박상희 기자 psh@vop.co.kr>
저작권자© 한국의 대표 진보언론 민중의소리
  • 기사입력 : 2009-12-29 17:45:16
  • 최종업데이트 : 2009-12-31 11: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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