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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조선소 포기정책 중단’ 목소리에 부산 영도 ‘들썩’

민노-시민사회진영 포스터 1만여부 배포...노조 4일부터 천막농성 돌입

기자

입력 2009-12-31 18:58:49 l 수정 2009-12-31 20:21:45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 칼바람에 부산 영도가 들썩이고 있다. 투쟁본부를 꾸린 노조는 서울 상경시위에 이어 내년 연초부터 영도 조선소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할 기세고, 민주노동당 부산시당과 시민사회진영은 “영도 조선소 포기 정책 중단”을 촉구하며 며칠째 대 시민선전전에 나섰다.

31일 민주노동당, 시민사회진영 ‘영도조선소’ 지키기 총력전 나서

31일 영도 일대에 배포된 포스터 1만부

수주불황을 틈타 한진중공업이 대대적인 구조조정 칼자루를 꺼내든 가운데, 노조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31일엔 영도 일대에 '구조조정 계획은 조선소 포기정책'이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1만부 가까이 뿌려졌다.

2009년 12월 31일. 오전 12시 영하 3도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영도 조선소 주변으로 70여명의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당원들과 부산민중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모였다.

이들 앞에 주어진 것은 다름아닌 포스터 1만여장. ‘지역경제 더욱 어렵게 만드는 영도 조선소 포기정책 중단하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이날 영도구 일대에 부착하기 위해서다.

부산 영도는 전체 면적 14.1㎢, 주민 15만여명이 살고 있는 부산에서 가장 큰 섬. 그러나 섬의 특성 상 생활구역이 밀집되어 있어 여론을 모으기 쉬운 지역이다. 이런 까닭에 이날 모인 70여명이 2인 1조로 나뉘어 포스터를 들고 봉래동∙청학동∙동삼동 등 영도 곳곳으로 퍼지자, 이 곳 주민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공략대상은 영도 지역 주민들의 눈길이 머무는 길가와 도로변 및 번화가.

이 곳에 작게는 2장씩 많게는 5장~6장씩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관련 포스터가 붙여졌다.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명의의 이 포스터에는 ‘10년 흑자는 어디두고 불황핑계 대량해고인가’, ‘1년동안 신규수주 0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라’는 내용이 담겼다.

1만여장의 포스터가 영도 일대를 뒤덮자 지나던 영도 주민들도 발걸음을 멈춘채 포스터를 유심히 읽어보거나, 심지어 자신의 아파트에 붙이겠다며 포스터를 받아가는 주민들까지 등장했다. 이날 대 시민 선전전에 참가한 이기윤(31) 씨는 “한 주민 분이 포스터를 보시더니 ‘한진중공업이 이러면 안된다’라고 말하며 포스터를 한 장 받아갔다”면서 “자신의 아파트에 붙이겠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활동을 준비한 주최측 관계자는 “3일째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데 ‘한진중공업’과 '구조조정' 단어만 나와도 주민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져올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쓰러지기 직전 기업도 아닌 한진중공업이 이번처럼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도 지역의 여론이 조성되고 나면 부산지역 전체로 한진중공업 구조조정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확대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터 1만부 뿌려진 영도

31일 부산 영도구 일대에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포스터 1만여부가 붙여졌다.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중단' 포스터를 지켜보는 영도 주민들

31일 부산 영도구 일대에 '구조조정과 조선소 포기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포스터 1만여부가 붙여지자 지나가던 노동자들과 주민들이 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한진중공업 지회 “내년 초부터 조선소 구조조정 투쟁 양상 달라질 것”

노조도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서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는 이날 11시 영도조선서 단결의 광장에서 특수선과 기장팀, 의장팀 등 조합원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구조조정 분쇄 전조합원 보고대회’를 열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대회에서 사회를 본 최우영 한진중공업 지회 사무장은 “2010년 우리는 목숨을 건 투쟁을 불사해야할 각오를 다져야할 것 같다”며 600여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투쟁보고에 나선 채길용 지회장은 “사측에 영도 조선소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정리해고를 본격화해 하청만 쓰겠다는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또한 수주를 받지 않은건지 못받은 건지도 정확히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 지회장은 “우리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며 "내년 초부터 투쟁의 양상이 완전 달라질 것“이라고 선포했다.

문철상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장도 “수주를 하나도 받지 못한 조원국에게 희망퇴직을 받아도 모자랄 마당에 조합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2010년 본격화될 구조조정 압박에 맞서는 투쟁을 준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는 동안, 한진중공업 노조 출신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도 '회장님 새해엔 우리도 복 좀 받아봅시다'는 내용의 피켓시위를 단결의 광장 한켠에서 벌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22일부터 조남호 회장의 서울자택 1인시위와 29일 한진중공업 서울사무소 앞 상경시위를 벌였던 금속노조 부양지부와 한진중공업 지회는 1월 4일부터 영도 조선소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할 방침이다.

구조조정 칼바람 한진 영도조선소 앞 풍경

국내 대형조선사 중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본격화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31일 민주노동당의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


"영도조선소 포기정책 구조조정 철회하라"

"영도조선소 포기정책 구조조정 철회하라" 한진중공업 노조 조합원 600여명이 31일 영도조선소에서 가진 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피켓시위

"회장님 새해엔 우리도 복 좀 받아 봅시다" 한진중공업 노조 출신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31일 보고대회가 열리는 영도조선소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진중 노조 31일 구조조정 분쇄 보고대회

한진중공업이 조선부문 전체직원 30%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가 31일 오전 11시 조합원 보고대회를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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