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노조, 천막농성 돌입...“총력투쟁 선포”

노조 ‘단체교섭’ 요구에 사측이 ‘노사협의’ 주장하는 이유는?

기자
입력 2010-01-05 14:21:45l수정 2010-01-05 14:55:59
한진중공업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선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금속노조 부양지부와 한진중공업 지회 지도부가 5일부터 부산 영도조선소 앞 천막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매일 200~400명 조합원 규모의 부서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이어 지금까지 조선소 내 부분파업과 집회를 벌여왔던 노조는 이제 거리로 나와 부산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시민선전전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조의 이 같은 반발에도 사측은 지난달 24일까지 받기로한 희망퇴직을 31일까지 연장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 수순을 그대로 밟고 있다. 특히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특별단체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한진중공업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사간 마찰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31일 부산 영도조선소 내에서 600여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가 구조조정 저지 보고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 31일 부산 영도조선소 내에서 600여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가 구조조정 저지 보고대회를 열고 있다.ⓒ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한진중공업 채길용 지회장, 금속노조 부양지부 문철상 지부장

한진중공업 채길용 지회장, 금속노조 부양지부 문철상 지부장이 지난달 31일 영도 조선소 단결의 광장에서 열린 전 조합원 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전국금속노조, 한진지회 총력투쟁 선포.. 영도조선소 앞 천막농성 돌입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와 한진중공업 지회는 5일 오후 1시 부산 영도조선소 사내마당에서 조합원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 조합원 출정식’을 열고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고용안정 특별단체교섭' 요구를 무시하고 아무런 법적효력이 없는 '노사협의'만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하기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또 노조는 “사측이 수주물량 확보와 한진중공업의 미래에 대한 어떤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않고 '정리해고'만 외치고 있다”며 “이제 모든 조합원들의 힘을 모아 불법적인 정리해고 저지와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위해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짧게 출정식을 끝낸 문철상 금속노조 부양지부장과 채길용 한진중공업 지회장 등 노조 지도부는 곧바로 영도조선소 앞에 천막을 치고 ‘불법적 정리해고 저지를 위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조합원 400여명은 ‘불법적 정리해고 저지’, ‘구조조정=영도조선소 포기수순’ 등 수십장의 알림막을 펼치고 남포동 렛츠미화당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노조는 사측에 ‘고용안정을 위한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등의 협의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노조는 사측에 6일 오전 10시 영도조선소에서 ‘특별단체교섭’을 촉구하는 공문을 5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노조 ‘단체교섭’ 요구에 사측 법적효력 없는 ‘노사협의’ 주장하는 이유?

그러나 노조의 교섭요구에 사측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사측은 ‘특별단체교섭’이 아닌 ‘노사협의’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측은 “5일 오후 2시 노사협의를 진행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 측에 보내왔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노조가 노사협의에 응하지 않더라도 해당 장소에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최우영 한진중공업 지회 사무장은 “사측이 (노조측에서 보면) 억장 무너지는 소리를 하고 있다”며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노사협의를 하자는 것은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의도말고 뭐가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 부양지부와 한진중공업 지회는 6일과 7일 부분파업을 실시하고, 각각 현대백화점과 부산지방노동청 앞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연다. 8일에는 지회 전 조합원 부분파업과 부양지부 차원의 파업 집회를 부산역에서 열고 서면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한다.

한편, 국내 대형 조선사 중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한진중공업은 올 2월까지 조선 부문 전 직원 2천500명 가운데 최소 3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설계 등 조선소 기술본부 분사계획을 통해 상선∙해양 설계 전 조직과 선박해양연구팀 등 일부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킨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이미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력조정 기본계획안’을 노조에 공식 통보했다. 구조조정 계획이 그대로 실행될 경우 정리해고와 분사 등을 통해 실시되는 인력감축 규모는 약 1000명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희망퇴직제의 경우 약 35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최근 국내 대형 조선업계 최초로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돌입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한진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호황을 누리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구조조정에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03년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서 김주익(전 지회장) 열사가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 85호 크레인.ⓒ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한진중공업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모습이 영도조선소 앞에 내걸려 있다.ⓒ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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