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 다섯분을 보내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용산참사 추모제] 유가족, 고인의 생전 모습에 눈물만 흘려

기자
입력 2010-01-08 22:17:07l수정 2010-01-08 23:16:26
용산참사 장례식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유가족들은 참사 현장에서 고인들의 생전 모습이 영상으로 그려지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아버지 이상림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일 잠시 풀려난 이충연 전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허리춤에 두 손을 댄 채 서 있는 아버지의 생전 모습에 눈시울을 붉혔다.

이 위원장은 아내 정영신씨가 자신의 오른손을 꼭 쥔 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자, 눈물을 삼키며 아내의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이를 바라보던 이 위원장의 형 이성연씨의 두 눈에서도 새하얀 눈물이 흘러내렸다.

용산 참사 현장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

이충연 전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아내 정영신씨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용산참사 철거민 민중열사 추모제'에는 영하의 날씨속에도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민중가수 꽃다지도 이날 추모제에 참석해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공연을 펼쳤다.

최 목사는 "내일 열사 다섯분을 보내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우리들도 열사들을 따라 이 땅이 평등한 세상을 되도록 내일 장례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열사들을 땅에 묻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 살인개발 정권까지도 땅에 파묻어버려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박창숙 용산4상공철대위 위원장은 "비록 정부의 시원찮은 사과와 정운찬 총리, 오세훈 서울시장의 문상을 받았지만 참사의 진상규명과 구속자 석방을 위한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열사분들에게 무지막지한 개발악법에 맞서 싸울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말했다.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장은 "이명박 정권은 살려달라며 망루에 올라간 열사들을 무참하고 참혹하게 살해하고도 책임이나 사과는커녕 오히려 떼잡이가 되어 유족과 이 땅에 살아있는 양심들을 위협했다"며 "우리의 가슴속에 열사들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새로운 투쟁을 그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 이상림씨 유가족을 비롯한 다섯 유가족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는 입관식을 진행했다.

범국민장 장례위원회(장례위) 관계자에 따르면, 입관식에는 유가족과 조희주 장례위 상임위원장, 명진 스님, 최헌국 목사, 변영식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 등 각 종교계 대표들도 참석했다.

순천향병원 지하 입관실에서 고인의 시신을 확인한 뒤 나오는 유가족들은 분향소로 돌아가는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으며, 일부 유가족은 마지막 가는 길이 평안하도록 고인이 생전에 아끼던 물품이나 부적 등을 넣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유가족은 입관식이 끝난 뒤 장례식장 앞에서 열인 위령제에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용산 참사 현장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

9일 오후에 열린 '용산참사 철거민 민중열사 추모제'에 영하의 매서운 날씨속에도 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용산참사로 희생 당한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용산 참사 현장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

이충연 전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의 아내 정영신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용산 참사 현장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

용산 참사 현장에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에 참석한 추모객들이 애도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용산 참사 현장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

8일 오후 용산 참사 현장에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에서 한 추모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용산 참사 현장서 열린 마지막 추모제

몸짓패 '선언'이 몸짓으로 용산 참사로 희생 당한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과 추모객들을 위로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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