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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들 마지막 길 함께한 장발의 목회자

[인터뷰]장창원 목사 "참사에 책임느껴 머리에 손 안대..재개발 근본문제 해결돼야"

구도희 수습기자

입력 2010-01-09 23:10:40 l 수정 2010-01-09 23:23:05

눈발이 흩날리는 9일 용산 참사 열사들의 장례식 운구 행렬에서 장발의 장창원 목사(53)를 만났다. 오산 다솜교회 목사이자 오산노동자문화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장 목사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있었다.

장 목사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은 것은 용산 때문이었다. 장발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장 목사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 또 사회 운동하는 목사로써 책임감을 느껴 참회의 뜻에서 기르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장창원

장창원 오산 다솜교회 목사

5년 전 오산 세교 강제철거 당시 철거민들을 지원했던 장 목사에게도 용산 참사는 충격이었다.

“참사를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람을 이렇게 처참하게 죽음으로 내 몰다니...이건 학살입니다”

그는 비록 이날 장례를 치르지만 용산 참사의 진상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다며 “1980년대 말부터 철거민 싸움을 봐왔는데 근본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앞으로도 용산 참사 같은 문제들은 계속 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기독교 장로이기도 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현재 한국 교회의 97~98%가 자본화를 우상하고 있는데, 이는 이 대통령의 잘못된 개발논리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용산 참사의 원인으로 꼽히는 정부와 서울시의 살인적인 재개발이 뉴타운으로 상징되는 이 대통령 경제.개발지상주의와 맞닿아 있다는 것. 신약성서에 나오는 예수의 '산상수훈'을 인용하며 장 목사는 “이 대통령이 지금처럼 작은 문 아닌 큰 문을 향하면 그 정권은 곧 멸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 남일당 건물로 향하는 장례행렬 맨 앞에 선 장 목사는 “이들의 죽음은 삶의 권리를 찾기 위한 헌신으로 장기적으로는 민중과 철거민에게 힘이 되어 결국엔 민중의 권리를 찾게 할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열사들의 장례식이 끝나면 조만간 1년 가까이 손대지 않았던 머리카락을 자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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