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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 교사 정치활동 금지? 헌법빙자 헌법모독죄!

[기고] 왜 종교 활동은 되고, 왜 교수는 되는데?

김행수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

입력 2010-02-02 17:28:43 l 수정 2010-02-03 10:49:59

교사의 정치활동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논란은 "교사의 정치 활동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원의 정치활동 금지가 헌법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이 둘을 합친 것이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인식한다. 그래서 헌법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는 한 교원의 정치적 자유가 인정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이 논란, 아니 사람들의 고정 관념을 우리 법 체계가, 특히 종교와 교육의 관련성, 교수와 교사의 차이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비교하면서 살펴보도록 하자.

우리 헌법이 정말 교사의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고 있을까?

교사의 정치적 권리,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우리 헌법이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헌법의 공무원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관련 조항○

-헌법 제7조 ②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헌법 제11조 ①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31조 ④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 대한민국 헌법에는 교사의 정치 자유를 금지하라는 내용이 없다. 오히려 정치권력으로부터 공무원과 교육의 중립성을 지킬 수 있도록 법률로 '보장'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말을 문구 그대로, 아니 입법 취지와 문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공무원의 기계적 중립성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헌법 제11조는 이와 전혀 반대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한데 누구든지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교원에게 적용하면 신분이 교원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적 영역에서 다른 국민과 차별받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조항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로 보장한다는 조항을 가지고 있다. 교원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함께 적용받는 셈이다.

원래 '보장한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의무'에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 '권리'에 적용되는 말이다. '해야 한다'는 '의무'는 '보장한다'고 하지 않고 '부여한다'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우리는 의무로 생각하지만 정작 헌법의 규정은 의무보다는 권리의 측면으로 읽힌다.

즉,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어떤 정치적 당파(정당 또는 정치세력)가 집권을 하더라도 신분을 보장받고 국민 전체를 위하여 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부당한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중립을 지킬 수 있는 권리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역시 정권의 이데올로기 선전도구로 활용되지 않을 권리, 즉 정치 권력으로부터 교육의 중립을 지킬 수 있는 권리로 해석되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중요한 것은 헌법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한 것이 '교사의 정치활동 금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헌법에서 규정한 것처럼 법률이 구체적으로 이를 어떻게 권리로 보장하느냐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헌법이 공무원과 교육의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가 정당에 가입할 수 없다는 주장은 헌법에 대한 무지이다. 왜 그럴까? 이유를 종교와 대학 교수 두 가지 대상과 비교하면서 구체적으로 따져 보도록 하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종교적 중립성:왜 종교는 되는데 정치는 안 되는가?

우리 헌법 이하 현행 법률에 의하면, 교사에게 정치와 종교 영역은 똑같이 중립이 요구된다. 그러나 사적인 영역에서 개인적 종교 활동은 허용되는데 개인적 정치활동은 금지된다. 이와 관련된 법을 정리해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정치-교육-종교 중립성 법적 조항 비교

정치-교육-종교의 중립성에 대한 법적 조항 비교(교원의 정치적․종교적 중립성)



▲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종교적 중립성의 비교:우리 헌법과 법률(교육기본법과 국가공무원법)에 규정의 체계가 거의 완벽히 일치한다. 그런데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도 요구하고, 종교적 중립성도 규정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교원의 개인적 종교활동은 인정되는데 개인적 정치활동은 인정 안 된다. 모순 아닌가?

대한민국 헌법이 정치에 있어서의 정치에 있어서 일당 독재를 허용하지 않고 다당제를 선택하고 있는 것은 종교에 있어서 국교를 인정하지 않는 다종교주의를 선택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는 헌법 제20조가 규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종교와 정치의 분리로 표현되고 있다. 즉, 정치의 이름으로 종교를 함부로 간섭할 수 없고, 종교 역시 정치에 함부로 간섭할 수 없다.

교육기본법 제6조 제1항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제2항에서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교육을 금지하는 종교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는 것과 같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에서 공무원(교원 포함)에게 정치활동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동법 제59조에서 종교적 중립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헌법과 교육기본법, 국가공무원법이 똑같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종교적 중립성' 또는 '정치의 교육 중립성과 정치의 종교 중립성'을 똑같이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에 있어서의 종교와 정치의 구조가 헌법 이하 법에서 똑같은 구조로 규정되어 있는데, 교원에게 개인적으로 하는 종교 활동은 인정되는데 정치활동은 인정되지 않는다. 공무원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개인적 종교 활동이 교원의 직무인 교육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인데 정치적 자유 역시 개인적 차원에서 금지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만약, 헌법에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고 있고, 교육기본법에 교육의 종교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고, 국가공무원법에 또한 공무원의 종교적 중립 의무가 규정되어 있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개인적 종교 활동을 금지하여 종교 단체에 가입된 사람은 교원 응시 자격을 박탈하거나, 교원이 특정 종교를 신봉하면 교원 자격을 박탈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도 학교에서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하여 교사와 학생들의 종교 활동이 자유롭게 보장되고 있다.

교원의 정치적 자유도 이런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 자신의 직무인 교육과 관련하여, 공적인 영역에서 정치 활동을 규제하면 그것으로 족하므로, 종교와 마찬가지로 사적인 영역에서는 교원의 정치적 활동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교육공무원인 대학교수와 초중등교사 비교:왜 교수는 되는데 교사는 안 되는가?

만약 헌법과 법률에 있는 "교육의 중립성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규정 때문에 초중등 교사의 정치적 자유가 금지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대학 교수 역시 정치적 자유가 금지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학 교수도 초중등 교사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고, 교육자이기 때문이다.

교수는 정치 활동이 인정되는데 교사는 정치 활동이 인정되지 않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이 아니다. 우리 헌법은 교육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로 보장하도록 하여 법률로 따로 정하면 된다. 그래서 우리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의 법률에서 초중등 교사는 정당 가입 등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있고, 대학 교수는 금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 정말로 유신과 5공독재 시대에는 교수도 정당 가입하고 정치활동하면 감옥에 잡아넣거나 파면 해임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따져보자. 왜 교수들은 정치활동이 인정되는데 교사들은 인정되지 않는가? 만약 교수들이 정치활동이 허용된다고 수업시간에 특정 정당에 투표하라고 하는 것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직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교수들에게도 금지된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정치 활동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수업시간에, 교사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정치활동을 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18대 국회의원 교수출신 의원 당선자 현황

18대 국회의원 교수 출신 의원 당선자 현황(자료: 18대 출마자들의 겸직 현황 선관위 자료 분석. 정교수 여부 구분 안 함)



17대 국회에 이어 18대 국회에도 이른 바 폴리페서(Polifessor)라는 교수 출신 정치인들이 30명이나 되어 무척 많다. 청와대나 장관 같은 정무직에도 교수 출신들이 많이 있다. 이들 교수들의 정치 진출을 사회적으로 비판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법으로 이들을 처벌하거나 금지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초중등 교사들의 개인적 정치활동 역시 개인적 선택에 따라 비판할 수는 있지만 이를 법으로 처벌하거나 금지할 일은 아니다.

2006년 국가인권위 NAP 통해 교원의 정치 참여 확대 권고

우리 헌법에서 규정하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규정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규정 때문에 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 헌법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헌법은 결코 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박탈하지 않고 있으며, 법률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은 교육에 있어서의 정치와 종교, 대학교수와 초중등 교원의 정치활동의 자유를 비교해보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정당법, 공직선거법, 국가공무원법 등을 통하여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미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의 장기적 인권 개선 계획인 국가 NAP(National Action Plans for the Promotion and Protection of Human Rights)를 통해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국제적 표준에 맞게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이를 포함하여 우리나라 인권 개선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국제연합 UN에 보고하도록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NAP 권고안

국가인권위원회의 NAP 권고안.



▲ 국가인권위원회의 NAP 권고안: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우리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교육적 수준과 세계적 기준에 맞게 보장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의 정치․경제․교육․문화 수준과 국제 기준에 맞게 교원과 공무원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것을 국책 방향으로 해야 하며, 그 근거로 부정선거 방지 명분으로 과도하게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과 대학 교수는 인정되는데 왜 초중등교사는 안 되느냐는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권고안을 정부는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현 정부 들어 이를 더욱 제약하려는 한나라당의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던 군사독재시대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며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고장난 녹음기처럼 반복하고 있다.

헌법이 교사 정치 자유 금지? 헌법을 빙자한 헌법 모독!

교사도 인간이다. 인간이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인간이므로 정치를 할 수 없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부정할 수 없다. 다른 거의 모든 나라도 헌법이든, 법률이든, 아니면 윤리강령의 형식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직무와 관련된 공적인 영역에 한정되는 것이지 사적 영역까지를 제약하는 것이 아니다.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있는 것이지 이를 제한하기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헌법에 대한 무지를 깨고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자 국민의 인권, 자유와 권리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교원의 정치적 자유를 생각할 때가 되었다. 이미 종교에서 그렇게 하고 있고, 대학 교수도 그렇게 하고 있다.

왜 교사와 공무원만 안 된다고 우기나? 사적 영역에서 교사의 정치활동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결코 헌법 위배, 즉 위헌이 아님은 대한민국 모든 헌법학자가 알고 있다. 조중동, 한나라당, 수사 담당 검경만 모른 척 하는 것이다. 종교와 같이, 대학교수와 같이 교사의 개인적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헌법학자가 있으면 당당하게 손을 들고 나서보기 바란다. 더 이상 헌법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헌법을 모독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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